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6월 13일 북한은 17개월 넘게 억류했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씨를 혼수상태로 돌려보냈습니다. 지난해 1월 관광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정치선전물을 훔치려했다는 이유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었죠.
건장한 대학생이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오자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재킷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와 '웜비어를 잔인하게 학대한 북한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으며, 미 조야도 '미국 시민에 위해를 가한 북한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진상파악과 강력한 대북 제재를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 미ㆍ중 정상회담 기간 중 북한과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보란 듯이 시리아에 폭격을 가했는데요, 이번 웜비어 사건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미ㆍ중 정상회담 시 시진핑 주석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일간 유예기간을 달라고 했다죠. 다음 달이면 100일이 경과하게 되는데 북핵 문제에 여전히 진전이 없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김정은정권과 북한 주민이 살 길은 없을까요?
해법은 간단합니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면 한반도 긴장이 크게 완화될 것이고 대북제재 해제와 대북 경제지원 등 가시적 조치들이 이어질 겁니다.
여기서 한국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17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단할 경우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6월 16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2차 총회 개막식에서도 '남과 북이 철도로 연결될 때 새로운 육ㆍ해상 실크로드가 완성된다'고 강조하며, 핵ㆍ미사일 도발을 중지할 경우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남북문제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을 제시했는데요, 이는 북한의 핵포기로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대북사업 활성화와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남북 경제의 상생을 추구하겠다는 방안입니다. 한반도 긴장상태 완화를 위한 한국의 이 같은 노력에 중국이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미국도 북한 비핵화라는 조건 하에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은 김정은에게 건네졌습니다. 김정은이 핵포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각종 도발을 중단하고 핵을 동결하는 등 조금이라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일 경우 결과는 참혹할 것입니다. 노동신문이 ICBM 발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는데요, 만일 북한이 미국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을 할 경우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지금 국제사회가 바라는 것은 북한 정권교체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임을 명심하고, 김정은의 핵우선 정책으로 피폐해진 삶을 이어가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핵을 포기하고 경제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남북에 잘 통하는 이런 말이 있죠. '행차 뒤 나발이다.' 기회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도 자기의 선택이 행차 뒤 나발이 되지 않도록 빨리 결심해야겠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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