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외국어는 자유세계나 북한 어디라 할 것 없이 가장 필수적이면서도 동시에 습득하기도 가장 어려운 것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영어를 능숙하게 배우지 못한 채 남한에 정착하는 많은 탈북자들은 사회 곳곳에 쓰이는 영어, 외래어 때문에 곤경에 처할 때가 참 많습니다.
어떤 젊은이는 주변 친구들이 ‘너는 생긴 게 엘리트 같아’라고 해도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평양에서 살 때 어느 버스에선가 한 술 취한 사람이 코냑 병을 들고 그것을 ‘코그나스’, ‘코그나스’로 발음해 속으로 몇 번이나 웃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 사람은 그래도 발음을 철자대로 이어가는 재주는 있었죠?
남한에서도 영어를 완벽하게 체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조폭들의 영어 자랑하기 인터넷 유머를 하나 소개해 드릴가요?
어느 날 두목이 부하들 앞에서 이렇게 묻습니다. ‘아그들아~~~ 이번에 홍콩에서 사업상 중요한 손님이 오시기로 했는디, 영어 쪼까 되는 아그들 없냐?’
일동이 조용하자 두목이 ‘칼치, 너 영어 좀 하냐?’하고 다그칩니다.
‘형님~ 죄송합니다. 저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와서.’
‘가물치 너는?’
‘형님~ 저는 중학교 때 사고 쳐서 잘렸는데요.’
‘어휴~ 저런 생선대가리들 하곤. 쯧쯧, 여기 고등교육 좀 받았던 아그들 없냐?’
이에 별명이 고등어인 부하가 ‘형님, 여기 있지라잉.’하고 나섰습니다.
‘엉? 고등어. 니가 고등교육까지 수료했냐?’
‘아따 형님~ 고등학교까지 나왔으니 별명이 고등어 아니오. 우리 식구 중 제가 제일 인테리어(인텔리)요.’
‘오호~ 짜슥. 허풍 떨기는.’
‘형님. 그런 말 하면 제가 쪼까 섭하지라~. 의심나시면 뭐든지 물어보쇼잉.’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뭔 줄 아냐?’
‘형님. 누룽지 아니요?’
‘그래 맞다. 누룽지를 영어로 뭐라고 하냐?’
‘오메. 징한 거. 처음부터 그렇게 쉬운 영어를 내면 좀 섭하지라.’
‘짜슥이. 잔말 말고 대답해보그라.’
‘누룽지는 Bobby Brown(밥이 브라운)아닙니까? 밥이 눌어서 갈색이 되니까. 푸핫핫핫.’
‘와 짜슥이 쥑이네.’ ‘그러면 PR이라는 것이 뭘 뜻하는지 아냐?’
‘형님 저를 뭘로 보시고. PR이라는 것은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자 이런 뜻인지라.’
‘아 이런 유식한 놈이 내 부하라니 난 복이 많은겨. 그러면 대가리를 영어로 뭐라고 하냐?’
‘Head.' ‘그러면 선은?’ 'Line.'
‘그럼 머리 가르마는?’ ‘Headline이라고 하지라잉.’
‘아그들아. 뭐하냐? 기립박수.’ ‘우와와. 얼반 직이뿌요. 형님. 쫙쫙쫙.’
‘그럼 마지막으로 두 가지 묻겠다. 손가락을 영어로 무라고 하냐?’ ‘핑거.’
‘그러면 주먹은?’ ‘오므린 거.’
‘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 이리 가까이. 사랑해.(와락)’
일동은 질투심에 모두 ‘저런 유식한 놈이 판검사 안 되고 왜 조폭이 됐지?’라고 생각했다 네요.
영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단어를 하나 배우는 의미에서 알아맞히기를 하나 내겠습니다. ‘닭 값은 내렸는데 치킨 값은 오히려 오른다,’에서 ‘치킨’의 뜻은 뭐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