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25정전 60주년을 맞은 올해 미국과 남북한에서는 관련 행사들이 큰 대조를 이루고 진행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7.27을 '전승기념일'로 대대적으로 기념했고, 남한에서는 전쟁에 참여했던 다른 나라 용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거나,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이벤트들을 많이 열었습니다.
전쟁이 주는 교훈과 교양도 뚜렷이 차이가 납니다. 북한에서는 최근 전시사업세칙을 바꾸어 '날강도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과 한번은 반드시 싸워야 한다'고 하면서 대남, 대미 적대감을 고취했죠.
철모르는 코흘리개 어린이들까지도 입버릇처럼 외우는 '제국주의 승냥이 본성은 세월이 흘러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라는 계급적 원칙에 입각한 전시세칙 개정입니다.
미국의 6.25전쟁에 대한 평가와 교훈은 워싱턴DC에 있는 링컨기념관 앞 6.25전쟁추모공원에 새겨진 하나의 문구가 요약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추모공원에는 다양한 인종, 병종의 미군병사들을 형상한 조각도 있고, 참전해 희생된 영웅들의 이름도 현판에 새겨져 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입니다.
올해는 종전 60돌이어선지 이곳은 여느 때 없이 조명도 많이 받았고, 찾는 이들도 특별히 많았죠.
6.25전쟁이 끝 난지 60년이 지난 지금, 그렇다면 'Freedom is not free', 즉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는 과거형일가요?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면 북한은 김정은 3대 세습이후 경제건설, 핵 무력건설 병진노선으로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고, 남한에서는 유사시 체제를 전복하려는 이석기 내란 음도가 얼마 전에 터진 사실만 놓고 보아도 이는 분명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석기는 대한민국 애국가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고, 북한의 혁명가요 '적기가'를 즐겨 불렀으며, '이민위천'구호도 집에 걸어놓았습니다. 김일성의 '한 자루의 권총사상'도 숭배했죠.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에게는 주체사상을 철저히 공부하라 까지 했답니다.
북한기준으로는 정말 철저한 진성 노동당원이죠.
북한의 호전성은 이번에 개정한 전시사업세칙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요, 6조 '전시상태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선포할 수 있다'의 2항은 이렇습니다.
'공화국남반부의 민주애국역량이 들고 일어나 우리에게 지원을 요구하거나, 국내외에서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실현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이 마련되었을 때 선포한다.'
세칙의 목적에 대해서는 또 이렇게 설명하고 있죠.
'전시사업세칙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두리에 전당, 전군, 전민이 굳게 뭉쳐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날강도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을 이 땅에서 영영 쓸어버리고 공화국 남반부를 해방함으로써 금수산태양궁전에 영생의 모습으로 계시는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한생의 염원인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이룩하기 위하여 제정한다.'
아직까지 북한은 남반부에도 김가 왕조를 세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이를 추종하는 '애국역량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전쟁하겠다고 하니, 6.25전쟁에서 자유를 수호하고 지키다 산화한 유명, 무명의 영혼들이 깜짝 놀라 깨어날 일인 것 같습니다.
그 영혼들은 우리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질책하고 있지 않을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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