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을 락원의 행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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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북한의 사정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북한당국의 폭정, 공포정치, 위험천만한 핵도박, 그에 따르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압박 때문일까요, 영국주재 북한 태영호공사의 서울 망명에 이어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보건성 1국 간부가 가족과 함께 탈출하는 사건이 또 발생하였습니다.

국장급의 간부이고 베이징에서는 봉화진료소와 남산진료소에서 쓸 약품과 의료장비를 조달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보건성 1국은 북한의 김씨일가와 노동당 중앙위 후보위원이상 최고위층 간부들의 건강을 책임진 봉화진료소, 그리고 중앙당 과장급, 중앙기관 부책임자 급 간부들의 치료를 맡은 남산진료소를 관리하는 매우 중요한 부서입니다.

그래서 현재 김정은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지난달 28일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한 간부가 근로자 4명과 함께 탈북 해 서울로 왔고, 또 최근 6개월간에는 파견근로자 20여명이 모스크바 난민 보호시설 등에서 남한 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에 파견된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북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더니 고위외교관, 김씨일가 진료기관 관리간부, 정찰총국, 총정치국 등 북한체제를 떠받들고 있는 당․정․군의 핵심 간부들이 줄줄이 북한을 등지고 남한 행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일까요, 남한의 박근혜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 이어 10월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도 북한당국과 주민을 분리해 강도 높은 발언들을 하였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 여러분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여러분 모두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입니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

북한당국은 이에 빨끈해 주민들까지 동원해 가면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을 선동' 했다고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죠.

이어 '지구상 그 어느 나라와 민족도 당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제재와 압살의 봉쇄망이 이 땅을 동여매고 있지만'이라면서 현재 북한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죠. '고난의 행군을 락원의 행군으로', '고난의 천리가 가면 행복의 만리가 온다.'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3만 명의 탈북자들이 이미 남한에 정착한데 이어 북한정권의 핵심부분에서도 이탈과 균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에 희망과 미래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라고 하는 북한에서 정말로 인민들이 주인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또 박근혜대통령의 발언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락원의 행군길인 남한 행을 모두 선택하게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