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 15일 화성-12형 미사일을 일본 본토를 넘겨 3,700km 날려 보내고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지도부 개인명의의 성명서를 낸 후 40일이 넘게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나 도발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미국령 괌을 포위 사격한다, 기어이 기어이 미국을 불로 다스릴 것이라면서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칠 것처럼 하더니 오히려 요즘 김정은은 농장과 과수원을 찾는다, 류원신발공장, 평양화장품공장을 찾는 등 경제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5년 2월 평양화장품공장을 찾았을 때 김정은은 직접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언급하며 '외국의 아이라인, 마스카라는 물속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하품만 하더라도 너구리 눈이 된다'고 해 화재가 됐었죠. 평양화장품공장은 '은하수'라는 브랜드로 살결물(스킨), 물크림(로션), 크림, 분크림(파운데이션), 겔(젤) 등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죠.
공장의 개건현대화, 특히 새로 설치한 설비의 84%가 자체 제작됐다는 것에 만족을 표시하면서 김정은은 세계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의 생산을 주문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성과 속에는 해당 단위의 공장, 기업소들이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자급, 자족하도록 정책적 지도를 잘하고 있는 경공업부문 지도일꾼의 투쟁기풍과 투쟁 본때가 깃들어 있다'고 해 요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기조 속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자력자강, 생산의 국산화라는 노동당의 정책을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맵시는 여성의 제2본능'이라는 북한식 유머가 있죠. 아름다워지려는 것은 북한이나 남한이나, 전 세계적으로 꼭 같을 겁니다. 그리고 화장품 하면 '남조선' 상품이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핵 위기가 해결되고 대북투자가 활성화 되는 날이 오면 아마도 북한은 크게 투자하지 않고도 남한에서 세계 최고의 화장품 기술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사회주의는 과거 일정 기간에 높은 기술발전, 집약적 동원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윤과 사유, 자유로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상품을 절대로 따라갈 수가 없었죠.
옛날 소련에서 유행했던 계획경제에 대한 유머 하나를 소개합니다.
'비행기쇼핑
1928년 소련은 제1차 5개년 계획에 착수했다. 당 간부 하나가 정치집회에 나가 이 계획을 설명했다. 동지 여러분, 제1차 5개년 계획이 완성되면 전체 소련 인민들이 자전거를 갖게 됩니다. 제2차 5개년 계획이 끝나면 오토바이, 제3차에는 자동차, 제4차에는 비행기를 1대씩 갖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 거창한 전망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해 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비행기를 갖게 되면 그걸로 뭘 하지요?
비행기는 여러 가지로 쓸모가 많습니다. 가령 모스크바 상점에 성냥이 떨어지면, 비행기를 타고 하리코프로 날아가는 겁니다. 성냥 공장이 있는 곳이니까, 거기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도 성냥을 한 보따리 살 수 있습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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