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빠다와 바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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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미국에서 진행된 제45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부동산부자인 트럼프가 노숙한 힐러리를 이기고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당선된 측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시민혁명의 승리, 기적적인 일이고 힐러리를 예상했던 측에게는 말 그대로 악몽 같은 일이 생긴 것이죠. 왜냐면 선거기간 트럼프가 내놓은 공약이나 발언들에 과히 충격적인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시리아 포함 중동에서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에 맡겨야 한다고 했고, 나토회원국 중 발틱 3국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 않고 나토회원국으로서 동맹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평가해본 뒤 개입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반도와 일본과의 동맹관계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들이 방위비 분담을 포함해 자기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방위비 100% 부담, 한일의 자체핵무장 용의발언까지도 쏟아냈었죠.

김정은과 햄버거를 같이 먹으면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도 있습니다. 물론 김정은을 '미친자',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 식 선제타격 발언도 과거에 했습니다만 말이죠.

북한은 이러한 과격하고 거침이 없는 미국대통령 당선에 대해 조심히 지켜보는 눈치입니다. 물론 주한미군철수에 대해 언급했을 때 '트럼프는 현명하고 힐러리는 무식하다'고 반응을 내보내기도 했었죠.

트럼프 당선인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미국이 바라는 조선(북한) 핵 포기는 흘러간 옛 시대의 망상'이라며 '이제는 미국이 동방의 핵 강국(북한)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를 결심할 때가 됐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간접적으로 미국 새 행정부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한 것이죠. 신문은 또한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가 펼친 전략적 인내는 새 행정부에 주체의 핵 강국(북한)과 상대해야 할 더 어려운 부담을 씌워 놓은 것뿐'이라고도 했죠.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이 지난달 25일 '북한 핵 포기 불가' 발언을 한 것을 '심중한 충고'라고 거들면서 미국 정책 담당자들이 이를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본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그런 견해에 기초해야만 다음 미국 대통령이 현실적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대북인권 압박에 대해서는 '존엄 높은 (북한의)인권을 미국식의 황금만능의 자유, 양육강식의 민주주의, 패륜패덕의 빠다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반인권 왕국의 인권말살원흉들이 인간의 존엄과 권리가 향기롭고 눈부신 화원으로 만발한 공화국의 인권에 대해 운운하는 것조차가 언어도단이고 공화국의 참다운 인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하면서 말이죠.

'미국식 빠다'는 일단 그 맛이 어떤지 먹여보고 인민들이 선택하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