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정권창건일에 5차 핵실험을 한지도 좀 있으면 100일이 되어옵니다. 또 미국이 독자제재로 사상 처음으로 북한 김정은을 포함해 다수의 기관들과 인물들을 인권제재리스트에 올린지도 4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우려하고, 북한의 도전적인 핵미사일 야욕과 도발이 강화될수록 대북인권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국제사회의 노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며, 인권 유린의 책임을 물어 김정은 처벌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또 통과시켰습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작년과 달리 북한이 투표를 요구하지 않아 컨센서스(consensus)로 채택이 됐는데요, 보통 위원회에서 통과된 결의는 총회에서 부결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다음 달 총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입니다.
이로서 유엔총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5년 이후 12년 연속이며, 또 북한 인권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ICC)회부와 책임자처벌을 안전보장이사회에 권고하는 내용이 들어간 것은 3년 연속입니다.
특히 올해 결의안에는 작년까지는 없었던 '리더십(leadership)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관에 의해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표현이 명시되었으며, 이는 북한 인권 유린의 최고 책임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못 박고 처벌 대상에 포함할 것을 더 명확히 한 것으로 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인권유린의 내용들에는 북한의 수용소에서 고문, 강간, 공개 처형이 법적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 속에서도 당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한된 자원을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전용하고 있다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내몰리고 있는 북한 해외 근로자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과, 납북 외국인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 요구도 했죠.
국제사회의 북한변화움직임은 이뿐이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억의 청취자를 두고 있고 북한에서도 자주 듣는, 영어교제로도 많이 활용하는 영국의 BBC가 내년 4월부터 한국어 '대북 방송'을 개시합니다.
'BBC 월드 서비스(World Service)'는 내년 봄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언어로 방송을 더 송출할 계획인데요, 한국어 방송은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전역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단파•중파 라디오 방송은 물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 컨텐츠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진실을 더 많이 알리고 사실로 북한의 개방을 이끌기 위해서죠.
북한의 유명한 전쟁물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두만강 앞, 동무의 연락을 받았음. 건투를 바람. 모란봉.' 북한 젊은이들이 대화에서 많이 활용하는 유머 소재이기도 합니다. 요즘 난수방송을 재개한 북한의 지령의 한 부분이죠.
이제는 역으로 수많은 자발적 '두만강'들이 영국의 BBC를 듣기 위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 북한에서 몰래 귀 기울이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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