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친선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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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현재 서울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남한대통령의 중국방문 결과와 과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난 13일부터 3박 4일 국빈방문으로 중국에 갔었는데요, 벌써 이번까지 하면 몇 달 사이 3번째 한중정상회담입니다.

물론 대통령 비행장영접을 낮은 급의 간부가 했다느니, 방문 첫날에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고, 몇 끼를 남한대통령이 중국 관료들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혼자 밥을 먹었다느니, 수행 기자 둘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느니, 그리고 이보다 훨씬 더한 정치권의 비판도 있지만 사회주의 공산국가인 중국, 그리고 북한과 지금까지 혈맹관계를 유지해 왔던 중국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남한 대통령과는 벌써 3번씩이나 정상회담을 했다는 게 세상이 지금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또 달라진 북중관계의 면면을 살펴보면요, 시진핑주석의 특사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는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을 면담하지 못하였습니다. 후에 알려진 바로는 이유가 북한이 중국의 대북제재완화를 요구하자 중국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네요.

일부 언론은 북한이 중국에 일부러 모욕을 주었다, 망신을 주었다고 언급하였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세계에서 미국과 대적하는 G-2로 부상하고 각광받고 있는 중국이 자기 나라 대통령 특사를 외국에 보냈는데, 그것도 평양에요, 김정은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왔으니 정말 외교적으로 큰 망신이 아닐 수 없는 일이죠.

또 일부 언론에 따르면 중국군이 작년 말 동북 지방에서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영변 핵시설 점령을 가정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고 하네요. 이를 파악한 남한의 국정원,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통일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했고요.

그러나 남한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남한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북한 영변 핵시설 점령훈련에 대한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가 없다'고 했고, '중국군이 그런 훈련을 한 것은 맞느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확인해 줄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는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은 얼마 전 중국이 극도로 금기시하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미중사이 논의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죠.

불안정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의 최우선 관심은 북한의 핵무기를 안전하게 확보해 그것이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무슨 일이 발생해 우리가 38선 북쪽으로 넘어가더라도 다시 38선 이남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중국에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은 중요한 계기 때마다 자기 측근들에게 중국을 절대 믿지 말라고 했죠. 또 북한주민들은 중국 사람들 욕하고 싶을 때마다 참으면서 '조중친선만 아니라면~~'하고 농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이런 농담도 다 사라졌을 것 같네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