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다리손코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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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몇 달 전 영국에서 10년 동안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다 대한민국 서울로 온 태영호공사의 망명사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아들 둘, 부인까지 온 가족이 탈출에 성공했는데요, 당시 부부의 가정적 배경이 모두 항일빨치산 출신이 아닌가라는 이유로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았었습니다.

이달 말부터 사회에 나와 공개 활동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최근 망명한 외교관인사 가운데서 가장 지위가 높고, 또 앞으로 그의 활동사항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19일 사회에 배출되기 전에 남한 국회정보위 성원들과 비공개간담회를 가지고 자기의 망명사유, 최근 북한실상, 미래, 자기의 앞으로 활동정형에 대해서 소회를 간단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미래에 대해 그는 '김정은 한 사람만 어떻게 하면 무조건 통일이 된다. 2인자가 없어서 체제가 무너진다'고 단언했고, 다만 '걱정되는 것은 (북한) 엘리트들이 정변이 일어나면 중국으로 갈까 두렵다'고 했습니다.

엘리트 외교관 생활을 포기하고 망명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선 '김정은의 공포통치 아래 노예생활을 하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인식하고, 체제에 대한 환멸감이 커서 귀순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고요.

또한 앞으로 '한국에서 북한 주민이 억압과 핍박에서 해방되고,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대외 활동을 하겠다'고 결의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며칠 전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또 채택되었는데요, 이번까지 12년 연속으로 있는 일입니다.

특히 리더십(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처벌해야 한다는 문구도 처음으로 포함시켰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인권 침해 책임 규명, 가해자 처벌을 강조했고, 특히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방안과, 인권 침해에 가장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관리들을 제재하는 방안 개발을 검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해외 파견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착취 역시 명백한 인권 유린으로 규정하고,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탈북자 처벌 중단,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교류도 촉구했죠.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 채택으로 국제사회의 만류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에만 집착하는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자는 국내외 인권단체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김정은이 ICC에서 단죄 받는 모습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어릴 때 평양에서 이런 말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구, 허리다리손코발이야~~' 온몸이 아파 어디 안 쑤신 데가 없을 때, 그리고 좀 힘들 때 장난삼아 했던 얘기입니다.

북한당국이 아마도 지금 이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위층 외교관 탈북에, 중국에 파견된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집단탈북까지, 어디 성한 곳이, 아프지 않은 데가 없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