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 수해 쓰레기로 한국 동해안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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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 대홍수로 발생한 쓰레기가 한국 동해안을 강타한 소식을 들여다봅니다.

(조선중앙TV) 모든 역량과 수단들을 함북도 북부 복구 피해 전선에로!

최근 북한 조선중앙TV가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함경북도 지역의 피해 현장 모습을 뒤늦게 공개했는데요, 북한은 이처럼 수해 복구 작업을 전투라 부르면서, 분야별로 궐기대회를 열고, 군 건설 분야의 특수부대원들까지 현장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덮친 이번 홍수는 사망 138명, 실종 400명, 가옥 붕괴 4만 채 등의 피해를 일으키며 "지난 60년 간 최악의 홍수"로 불리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 '내나라'는 홍수로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긴 마을의 모습이 드러난 사진을 얼마 전 인터넷에 게재했는데요, 사진에는 약 7∼8채의 건물이 무너지고, 작은 건물 한 채는 물살을 이기지 못한 듯 뒤로 넘어갔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국제네트워크의 김동남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김동남) 그 동네에 400~500세대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곳 집을 100% 다 밀었어요. 거기 집을 하나도 건진 게 없어요. 죽은 사람에 대해 어제 그제 내가 물어보니까 200명가량 실종되었거나 사망했대요. 강안동이 왜 잠기게 되었는가 하면 물이 빠질 데가 없어요. 한쪽 옆에는 두만강이 있고, 다른 쪽에도 강이 있기 때문에 물이 위에서 내려오면서 싹 잠기게 되었단 말이요.

앞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구에도 9월 초에 300mm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훈춘에 298mm가 넘게 쏟아지는 등 연변 일대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저지대 집과 도로가 물에 잠겼고 피해가 잇달았습니다. 현지 방송에 나온 훈춘 시민의 말입니다.

(훈춘) 도로에 물이 잠겨서 다니지 못하고 차량 번호판들도 물에 떠내려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강원도 해안에 북쪽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폐목재와 쓰레기가 밀려들어 동해안이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여러 한국 언론 매체가 최근 자사 웹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해변을 따라 쓰레기 더미가 길게 띠를 이루고 있습니다. 폐목재와 나뭇가지부터 페트병과 과자 봉지 등 각종 생활 쓰레기도 보입니다. 쓰레기는 해변을 따라 길게는 수백 미터에 걸쳐 띠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의 JTBC 방송이 쓰레기 더미를 살펴보니 평양에서 만들어졌다는 표시가 선명한 우유팩과 중국산 음료수 병들이 눈에 띕니다. 최근 강원도 강릉의 소돌 해변을 찾은 한 관광객 역시 한국의 연합뉴스에 "해변을 덮은 엄청난 양의 나무 쓰레기를 보고 놀랐다"며 "10여 년 전 중국 훈춘에서 1년 정도 살았는데 생활 쓰레기를 보니 중국에서 내려온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강릉 시에 사는 한 주민이 한국의 채널A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권순익) 둘러보니까 한문이 있고, 이북에서 온 것 같은 글씨들도 있고 처음 보는 병들이 있어서…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봅니다.

이는 최근 동해안에 밀려든 나무쓰레기가 북한과 중국의 수해지역에서 바다로 유입된 뒤 각종 해류를 타고 한국의 동해안까지 이동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언들입니다. 실제로 국립해양조사원이 제공하는 실시간 해류도에도 최근 동해상의 해류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북한과 중국 지역 수해 쓰레기 유입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수해 쓰레기가 주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양강, 강릉 지역의 해변에 밀려오고 있는데 그 양이 자그마치 수백 톤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KBS 방송과 JTBC방송에 나온 현지 상인들의 말입니다.

(상인) 아침부터 부유물들 이런 게 떠내려 오더라고요. 불편하죠. 아무래도. 관광객들 눈에 보이는 것도 있고.

(상인) 관광객들도 와서 발길 돌리는 분들도 많고 장사하면서 이렇게 쓰레기 더미가 많이 오는 건 처음 봅니다.

설상가상으로 어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물마다 부유물과 나뭇가지, 쓰레기가 걸려서 물고기를 아예 잡을 수 없고 그물이 찢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유물 중에는 뿌리째로 뽑힌 통나무도 있어 어선 파손 위험도 커 어민들은 쉽게 조업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 어민들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어민 1) 우리가 배를 타지만 30년 만에 바다에 나무에 떠내려 온 것은 처음입니다. 정치망은 피해가 엄청납니다. 정치망은 바다에 그물을 고정해 놓는데, 그 그물에 나무가 싹 걸린 겁니다. (어민 2) 다 망가지고 고기도 안 들어가죠. 그물 다 찢어지니까.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군부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난 20일부터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밀려든 쓰레기의 양이 워낙 많아서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해안가에 쌓인 수해 쓰레기는 300여 톤으로 추산되지만, 지금까지 수거된 것은 120여 톤에 불과합니다. 강원도 강릉시 해양관광담당인 서동원 씨의 말입니다.

(서동원) 규모도 많고 양도 많습니다. 쓰레기가 많은 곳은 인력을 투입해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장비를 투입할 계획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북한에서 발생한 홍수로 동해안에 떠밀려온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긴급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쓰레기 수거가 늦어지면서 어민들의 2차 피해까지 우려돼 사업비 2억 원, 미화로 18만 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강원도가 선박의 안전한 운항과 어민 피해 예방을 위해 복구비를 추가로 요청할 경우에도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심각한 동해안 쓰레기와 관련해, 한국의 야당인 국민의당은 북한의 홍수피해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조배숙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홍수피해가 얼마나 컸으면 동해안까지 수백 톤에 달하는 부유물과 쓰레기가 밀려들고 있겠는가"라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러자, 며칠 뒤 북한 당국은 선전매체를 통해 지난 1959년 한국의 수해를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23일자 기사에서 1959년 9월 한국에서 수해가 발생하자, 북한이 쌀, 신발, 시멘트, 목재 등 구호물자를 지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북한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선전매체를 통해 과거 사례를 공개한 것은 홍수 피해에 대한 한국의 지원 요청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말입니다.

(정준희) 북한은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피해가 있었다고 하고 그 이후에 일주일 동안을 내부적으로도 또는 바깥으로도 전혀 피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월 9일에 그들이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9월 10일에 당 중앙에 호소문을 냈습니다. 핵실험을 할 때까지 일주일 동안은 아무리 피해가 커도 그것을 자기들이 내부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외부에서 지원하건 내부에서 자기들이 스스로 하든 간에 결국은 독재자에게 그 공이 다 돌아가고 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