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34] 돈 아끼고, 지구 살리는 '탄소 은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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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돈 아끼고, 지구 살리는 ‘탄소 은행제’를 들여다봅니다.


(National Geography 다큐멘터리)

"For 2.5 million years, the earth climate has fluctuated, cycling from ice ages to warmer periods. But in the last century, the planet's temperature has risen unusually fast..."

(더빙) 250만년 동안, 지구의 기후는 빙하시대와 온화한 기간을 순환하며 오르락내리락 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세기 동안 지구 온도는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 생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금 들으신 미국의 유명한 기록영화 채널인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지적하듯이,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기온이 가파른 상승세로 오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이상 기후현상이 발생하고, 빙하 곳곳도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당연히 이런 고민에 빠져 있는데요, 전라남도 광주광역시의 관련 사업이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기후변화대응과의 박홍표 과장입니다.

박홍표

: 지금 환경문제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지구온난화입니다. 지구온난화는 주로 온실가스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노력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하고 있는데, 광주시의 경우,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부문별 비중을 보면 가정 부문이 39%로 가장 높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 에너지 절약을 해보자 하는 취지에서 ‘탄소 은행제’를 시행했습니다. 광주에는 광주은행이 있는데요, 이 지역은행과 광주시가 협약을 맺었습니다. 은행에서 그린카드를 발급하고 그린카드를 발급받은 세대는 2007년에 그 세대가 소비했던 에너지양의 감축 분만큼을 포인트로 카드에서 지급받을 수 있게 한 겁니다. 이게 광주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탄소 은행제입니다.

‘탄소 은행제’에 참여하면 이산화탄소 감축량에 따라 쌓인 탄소 포인트, 즉 점수를 받아 현금화할 수 있다는 설명인데요,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한 가구에서 전력 사용량을 전년보다 5% 이하로 절감했으면 1kW당 50원, 5% 초과할 때 1㎾당 70원의 점수를 지급받습니다. 가스는 5% 이하 절감하면 1㎥당 12원, 5% 초과할 때 1㎥당 20원의 점수가 지급됩니다.

지난해 광주에서 이 탄소 은행제에 참여한 3만 6천 가구 가운데 2만 4천 가구가 실제 전기와 가스 사용량을 줄여 1년간 4천752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소나무 171만 그루를 줄일 수 있는 양이며 2천㏄ 승용차가 지구 둘레를 550바퀴 돌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다는 설명입니다.

참여한 가구 입장에서는 전기, 가스비를 아끼고, 많은 경우 연간 수만 원 상당의 탄소 점수를 현금으로 받고, 환경보호에도 동참할 수 있으니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2008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제도가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박홍표

: 저희가 해마다 단기별로 목표하고 있는 세대수는 초과했습니다. 현재 광주시의 5만 2천세대가 지금 가입했습니다. 2008년, 2009년, 점점 감축 실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희망적입니다.

최신 통계를 보면 광주시는 10가구 가운데 6가구가 아파트입니다. 모두 910개 단지에 약 34만 세대가 아파트로 광주 전체 약 53만 세대의 64%에 달합니다. 따라서 이런 아파트 세대의 호응이 무시 못 할 정도로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탄소 은행제’에 참여하는 아파트에는 또 다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광주 북구는 임동 한국 아델리움, 일곡동 대우, 용봉동 현대 아이파크 등 3개 아파트에 지하 주차장 조명등, 보안등용 고효율 전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아파트들은 탄소 은행제 참여 신청률, 탄소 그린카드 발급률 등을 평가한 결과 북구 지역 1~3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몇 가지 단점이 보완되면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돼 탄소 감축에 큰 역할을 하게 되리란 전망입니다.

박홍표

: 광주은행에서 발행한 그린카드를 일반 마트라던가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직접 현금으로 광주은행에서 인출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점이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입니다. 또 이 제도가 더 기술적으로 발전해서 일반적으로 가진 신용카드에 포인트가 적립돼 그 포인트를 현금뿐만 아니라 상품이나 현물을 사는 데 사용 할 수 있도록 되는 것이 진보된 방법이 아닐까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사용 확대 계획은 기후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의 식량 확보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국제환경단체 보고서가 최근 비판했습니다. 액션에이드와 그린피스 등 9개 환경단체가 합동 발표한 이 보고서는 교통기관용 연료의 10%를 2020년까지 바이오 연료로 충당하려는 유럽연합의 계획은 아일랜드 국토면적과 맞먹는 6만 9천㎢의 토지를 바이오연료작물 재배지로 변환시키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렇게 될 경우 앞으로 10년간 이산화탄소 방출이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81%-167%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농지가 바이오연료 작물단지로 전환될 경우 전환된 토지에서 생산되던 곡물이 다른 곳에서 생산돼야 한다는 이른바 "간접적 토지사용변화"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부족한 농산물이 결국 열대지방에서 삼림을 파괴해 얻는 농지에서 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열대 삼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가 감소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유럽연합의 바이오 연료 확대 사용 전략은 연간 온실가스 방출을 2천700만t-5천600만t 늘어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전망치는 유럽에 최대 2천600만대의 자동차를 더 운행하는 것과 같은 온실가스 방출 효과입니다.

-- 시베리아에 살다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한반도를 거쳐 일본 이즈미 등으로 가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가 예년보다 확연하게 줄어들었습니다. 한국두루미네트워크 이기섭 대표는 최근 "아직 이동이 끝나지 않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10월 말까지 살펴보면 낙동강 지역을 찾은 두루미가 예년의 3분의 1로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구미시에 따르면 낙동강을 대표하는 두루미 중간 기착지인 경북 구미의 해평습지만 해도 10월 중순부터 지난 5일까지 재두루미 10마리와 흑두루미 1천140마리가 머물다 일본으로 날아갔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11월5일까지 2천500여 마리가 찾았던 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입니다. 문제는 구미 해평습지뿐만 아니라 낙동강 주변 습지를 비롯해 순천만이나 강원도 철원 등 한국의 대표적인 두루미 기착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한반도에 기착하던 두루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처음이어서 한국 학계는 두루미가 줄어든 원인을 파악하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