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백두산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최신 연구결과를 살펴봅니다.
북한 과학자들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백두산 지하에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습니다. 마그마란 돌이 높은 온도, 높은 압력에 녹은 상태가 된 것으로 화산 활동의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최근 "북한과 영국, 미국, 중국 과학자들이 백두산 인근에서 지진파 탐지를 통해 연구한 결과 과거 화산 대폭발의 원인이 되고 2000년대 초반 잦아졌던 지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마그마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이 제출한 논문 제목은 '북한과 중국 백두산 지하 지각의 부분 용융 증거'입니다. 여기서 용융은 고체 상태의 물질이 에너지를 흡수해 액체로 상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연구팀은 "백두산에서 60㎞ 떨어진 지점에서는 지각의 두께가 35㎞에 이르고 지진파 값도 중국-한국대륙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데 비해 백두산에서부터 20㎞에 이르기까지의 지점에서는 지진파 값이 증가했다. 이런 사실은 백두산 아래 지각을 이루는 암석이 일부 녹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최신 결과에 대해, 최근 수년간 중국 연구자들과 백두산 화산 마그마를 공동으로 연구해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이윤수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윤수) 백두산 천지 아래에 마그마가 있다는 것은 1999년 이래 중국 연구자들에 의해 알려져 왔습니다. 예를 들면 탄성파라든지, 중자력 감사 등을 통해 중국 측에 의해 (중국 쪽) 백두산 아래 마그마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영역에서 백두산 아래 지각 특성이라든지 마그마가 존재한다든지 등을 처음으로 알렸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더욱이 북한 학자들이 백두산 연구를 통해서 국제학계로 나왔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11명의 논문 저자 가운데에는 북한 연구자들이 7명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지진국과 평양국제신기술경제정보센터 소속으로 소개돼 있습니다. 제1저자는 지진국 소속 연구자이며, 공동저자는 영국 런던대학교 제임스 헤이몬드 교수입니다. 북한이 국제공동으로 백두산 연구를 해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14년 9월 미국의 AP통신에 나온 북한 지진국 화산연구소의 박길종 소장의 말입니다.
(박길종) 이 연구는 앞으로 계속 심화시켜 나가면서 백두산 지구의 마그마 활동 상태를 지진학적으로 평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2013년부터 북한 영내 6곳에 지진계를 설치해 지하의 용융 암석 존재 여부를 조사해왔습니다. 연구팀은 "기원전 946년께 마그마가 24㎞까지 치솟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백두산 화산 폭발을 일으킨 것도 이 용융 암석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2002~2005년에 빈발했던 지진의 원인도 같은 용융 암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백두산은 활화산이라는 여러 학자들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이미 9년 전인 지난 2007년 한국의 일간지 조선일보에 '높아가는 백두산 화산 폭발설'이라는 글을 게재한 이윤수 박사의 말입니다.
(이윤수) 백두산 화산폭발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지하에 마그마가 있어야합니다. 마그마가 없으면 화산 폭발은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번에 천지 20km 반경 내에서 5-10km 심도, 천지 아래에 부분적으로 용융된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인간을 포함해 살아있는 생명체가 언젠가는 죽듯이, 활화산도 언젠가는 터지게 돼있습니다. 활화산인 백두산이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언젠가는 화산폭발이 일어납니다. 이번에 이를 확인한 셈입니다.
이렇게 백두산 밑에 마그마가 있다는 소식과 일본 규수에서의 연쇄지진이 최근 잇따르자 한반도 지진과 백두산 분화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4일 처음 발생한 구마모토 현 연쇄 지진으로 사망자가 40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2011년 대지진 후 일본 내 최악의 지진 재해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의 5차 핵실험 징후가 보인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오는 5월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시사했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천천히 준비한 뒤 전격적으로 강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두산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이윤수 박사의 말입니다.
(이윤수) 당연한 우려라고 봅니다. 지난 2010년까지의 헬륨 검출 자료가 중국 측에 있어서 제가 이를 검토해봤습니다. 정점이 몇 차례 있었는데, 그 중 2006년의 1차 핵실험, 그리고 2008년의 2차 핵실험에서 헬륨 가스가 많이 검출됐습니다. 문제는 1차 핵실험이 1킬로톤 정도였고, 2차 핵실험 때는 이보다 훨씬 큰 4킬로톤 정도였는데, 헬륨 검출은 1차 핵실험 때 훨씬 더 많이 나왔습니다. 2차 핵실험 때는 1차 때보다 훨씬 적게 나왔습니다.
헬륨은 공기 가운데 아주 적은 양이 들어 있는 무색무취의 비활성 기체입니다. 수소 다음으로 가벼우며, 다른 원소와 화합하지 않고 화학적으로 안정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1, 2차 핵실험 때 헬륨이 검출됐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이윤수 박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윤수) 열처리 안 된 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깨지잖아요? 마찬가지로 뜨거운 마그마 주변의 암석은 어느 부분에 깨진 영역이 있습니다. 그 안에 헬륨이 잡혀있던 겁니다. 1차 핵실험 할 때 흔드니까 거기에 잡혀 있던 헬륨 가스가 대부분 빠져나갔습니다. 2차 핵실험 때는 4배 이상 강했음에도 헬륨 가스는 이미 빠져나갔기 때문에 더 흔들렸지만 검출된 헬륨 가스는 적었습니다. 1, 2차 핵실험이 암석은 흔들었지만, 천지 마그마의 거동에 영향을 주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그마는 항상 변하는 거니까 알 수는 없으나, 일정하다고 본다면 북한이 얼마나 자주 핵실험을 하느냐보다는 핵실험의 규모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 크게 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윤수 박사는 그럼에도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폭발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2월 한국의 한 연구팀은 백두산 마그마 방에 마그마가 꽉 차, 북한이 수소 폭탄 시험으로 규모 7.0 정도의 인공 지진을 발생시킬 경우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윤수) 북한 풍계리 핵실험 장에서 직선거리로 한 30km 되는 지점에 길주-명천 지구대라고 하는 큰 구조선, 즉 약한 단층대가 있습니다. 이곳 지반이 상당히 약합니다. 그 곳을 따라서 청진에서부터 길주, 명천, 김책시까지 거의 100만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풍계리 주변에는 자원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핵실험을 규모 7.0에 가깝게 한다고 하면 (정말 우려해야합니다.) 일본 구마모토 지진에서 보듯이 규모 7은 거의 파괴 수준입니다. 이런 규모의 핵실험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주변 가까운 곳에 길주-명천 지구대에 아주 약한 구조선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상당한 파괴는 물론인데다, 상당한 핵 오염도 우려됩니다. 상식적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제로 일어나기는 어렵다고 봐야죠.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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