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⑧'생물다양성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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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부산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국제회의를 짚어봅니다.

요즘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를 많이 접하시죠? 올해가 유엔이 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이기 때문입니다.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의 생물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그리고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인데요, 간단히 말해 생태계, 생물군계 또는 지구 전체적으로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약 200만 종에 이르는 생물종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이 숨 쉬고 살아갈 생태적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생물과 생태계는 물과 공기를 정화하고 흙을 생성하는 등 인간이 살아갈 기본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게다가 건강한 삶에 꼭 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공급해줍니다. 생물다양성은 식량, 산업자재, 의약재료에 자원을 공급하는 원천인데요, 예를 들어, 약 7만 여종의 식물이 의약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까닭입니다.

그러나 이 생물다양성이 현재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개발과 오염에 의해 2만 5천에서 5만 종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년-30년 내 지구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는 6월 부산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회의'도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번 회의를 총괄하는 부산광역시 국제환경담당 이용주 계장의 말입니다.

이용주

: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회의’는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의 공동주관으로 올해 6월 7일부터 11일까지 부산 해운대에서 개최되는데, 100여 개국 정부대표와 관련 국제기구와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자연생태 분야의 중요한 국제회의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내용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과학적 가치평가와 정책의 연계성 강화에 대한 국제기구의 설립에 관한 문제입니다. 정부 간 협의체를 같이 의논할 수 있는 국제기구가 지금까지 없습니다. 그래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 각국에서 모르는 것이죠.

이용주 계장이 설명한 국제기구의 정확한 이름은 IPBES, 즉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정부 간 과학-정책기반 국제기구’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설립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IPBES는 1988년 유엔환경계획과 세계기상기구가 공동 설립한 ‘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과 유사하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제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분야 협의체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 국제기구의 사무국을 유치할 국가의 선정기준과 후속절차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한국은 IPBES의 사무국을 유치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1994년에 ‘생물다양성협약,’ 그리고 1997년에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가입하는 등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일찌감치 진행해왔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생태경관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국립공원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확대하고, 비무장지대, 백두대간, 도서연안 등의 3대 핵심 생태축을 설정해 보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모두 221종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을 지정해 관리하고, 지리산 반달곰, 월악산 산양 등의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생물다양성 기본법을 제정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08년 11월 말레이시아, 지난해 10월 케냐에 이어 한국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 간 회의’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노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유엔환경계획 특별집행이사회에서 한국 개최가 결정된 이후, 굳이 부산시로 낙찰된 배경이 무엇인지를 이용주 계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용주

: 부산시는 국내 다른 도시에 비해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생태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서 몇 년 전 부산에서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회의를 개최했는데, 그 결과 부산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이상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APEC 기후센터를 신설했습니다. 여기서는 장기 기후모델을 만들고 동북/동남아시아에 기후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상호 자료를 받으면서 기상이변에 대비합니다. 또 올해 3월에 아시아태평양지구변동 네트워크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해 태평양을 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 기후, 소음, 미세물질 오염농도 등 전체적인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런 연장선에서 생물다양성 회의도 유치하게 됐다고 봅니다.

'생물다양성'이란 개념을 처음 사용한 미국 하버드대학교 생물학과의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생물다양성의 파괴가 인류 미래에 심각한 위협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지구의 생태계는 아주 정밀하게 유기적으로 엮어져, 미생물로부터 고등동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다른 종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부산 국제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과 그 가치에 대해 한층 높은 관심을 보이기를 기대해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미국 멕시코 만에서 최근 폭발한 석유시추시설이 해저로 가라앉으면서 기름 유출에 따른 생태계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바닷속으로 사라진 석유시추 시설인 트랜스오션사의 ‘디프 워터 호라이즌’에는 디젤 연료가 70만 갤런, 약 256 만 리터가 저장돼 있고, 이 시설은 하루 8천 배럴의 원유를 채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은 미시시피 강 어귀에서 동남쪽으로 70㎞ 떨어져 있는 해상으로, 사고 해상을 접한 루이지애나 주의 경우 과거 허리케인과 해안침식에 이어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오염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유출된 기름이 육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해상에는 길이 8㎞, 폭 1.5㎞의 기름띠가 바다 표면을 덮고 있습니다. 기름띠가 해안까지 밀려올 경우 야생조류나 굴 양식장 등에 위협적일 수 있고 습지도 상당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 지구온난화를 촉발시키는 이산화탄소 방출이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해수의 산성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미국 과학연구위원회는 해양의 화학적 성질이 인류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전례 없는 속도와 폭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해수의 변화 속도는 최소한 지난 수십만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빠르기입니다. 해수의 산성화는 산호를 부식시키고 일부 어류가 서식처를 찾는 일을 방해할 수 있고, 홍합이나 굴 같은 패각류의 껍질이 자라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국제적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진행에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