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⑮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0:00 / 0:00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유엔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을 들여다봅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가다 왼쪽으로 접어들어 죽 내려가면 한반도 남쪽 제일의 원시림을 자랑하고 있는 산림의 보고(寶庫)이자 동식물의 낙원이 나옵니다. 이름하여 '광릉숲.' 아름드리 천연활엽수가 마치 대나무가 서있듯 곧게 자라 그야말로 자연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우선 공기가 맑습니다. 그야말로 청정지역입니다. 누구든지 그곳을 지나갈 때는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가슴 깊숙이 들이마십니다. 그러면 머리가 상쾌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광릉숲과 주변 24,400 헥타르가 최근 유네스코, 즉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생물권보전지역이란 전 세계적으로 보전의 가치가 있고, 지속가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적 지식, 기술, 인간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생태적 지역을 말합니다. 광릉숲을 관리하는 경기도 축수산산림과 산림녹지담당 김영택 사무관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김영택

: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보호지역 중 하나입니다. 보호지역은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문화유산 두 가지 중에서 하나로,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 유네스코에서 지정합니다. 광릉숲은 설악산, 제주도, 신안 다도해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지정된 생물권 보전지역입니다. 특히 수도권 주변에 1468년도부터 약 600년 정도 아무 숲이 산불이나 병해충에 피해 없이 보전된 지역이기 때문에 지정이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광릉숲은 1468년 조선 제 7대 임금인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지면서부터 국가적인 보호아래 종합적으로 관리되어 왔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천연림으로 유지됐습니다. 현재 광릉요강꽃, 털음나무 등 광릉특산식물 15종을 포함하는 1,073종의 식물과 크낙새, 수리부엉이, 장수하늘소 등 20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해 3,344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데요, 한국 전체 식물종의 20%가 넘는 8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생태은행으로 학술적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김영택

: 광릉숲이 제일 중요한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한국의 중부지역에 '극상림'이라는 점입니다. 광릉숲을 보면 소리봉과 죽엽산을 중심으로 한 천연활엽수가 있는데요, 서어나무가 있습니다. 이 극상림 지역이 한 755헥타르 있는데, 이 지역은 자연적으로 최극상림에 속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정이 가능했고, 타 지역보다 생물다양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극상림'이란 쉽게 말해서 생태계가 안정을 이뤄 더 이상 변화하지 않고 완성 단계에 이르렀음을 말합니다. 숲은 언제나 그대로 머무는 게 아니라, 나이를 먹으면서 초본류나 관목류에서 시작해 양수에서 음수가 우점종인 숲으로 점차 변해 가는데, 광릉숲은 이러한 숲의 변화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안정된 숲이라는 설명입니다. 광릉숲의 뛰어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광릉숲에 있는 서어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은 온대 중부의 극상림을 보여주는 세계 유일의 예로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숲으로 꼽힙니다.

이번 지정으로 광릉숲은 앞으로 다른 생물권보전지역과 생물자원 관리기술과 정보가 교환되며, 유네스코의 환경보전과 병행 개발, 생태계 변화 감시 등 다양한 지원과 감시를 받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광릉숲 주변지역의 지역 농축산물에는 유네스코가 인증한 상표를 사용할 수 있어 관광산업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김영택 사무관은 덧붙입니다.

김영택

: 생물권 보전지역에 지정된 효과를 보면 유네스코가 인증한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이라는 세계적 인지도가 상승합니다. 통상적으로 저희가 이미 지정했던 문화재권 중에서 수원성이나 이조시대 왕릉이 있는데요, 외국인 방문이 약 30%가 증가세이고, 전이지역 주민들에 대한 주민소득 증대사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생물권 보전지역은 핵심지역, 완충지대, 그리고 전이지역 또는 협력지역 등으로 구분되는데요, 광릉숲의 경우, 전이지역의 면적은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을 합한 면적의 9배가 넘는 2만2천53 헥타르로 포천과 의정부에 걸쳐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1976년부터 시작한 생물권보전지역. 2010년 6월 현재 109개국 564개 지역이 등재됐습니다. 한반도에서는 1982년 설악산이 최초로 지정된 뒤, 1989년 백두산, 2002년 제주도, 2004년 북한 황해남도의 구월산에 이어 2009년 5월에는 전라남도 신안 다도해와 북한의 묘향산이 지정된 바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광릉숲이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구촌의 숲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한반도 주변 5개국에 밍크고래 1만6천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최석관 연구관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자료를 62차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에 보고했는데요, 남북한의 동ㆍ서해를 비롯해 일본 서쪽, 중국 동쪽, 일본 홋카이도에 인접한 러시아 해역 등 한국 주변 5개국 해역에서 현재 서식하는 밍크고래는 모두 1만6천 마리로 추정된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지난해 위원회에 보고된 같은 해역에서 서식하는 밍크고래의 총 개체 수 1만5천 마리보다 1년 사이에 1천 마리 정도 늘어난 것입니다. 올해 보고된 개체 수는 전 세계적으로 상업적 고래잡이가 중단된 1986년의 비공식 집계 결과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 인도양의 고급 휴양지인 몰디브의 산호초가 강력한 엘니뇨의 피해를 입었던 1998년 이후 12년 만에 최악의 백화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화현상’이란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산호가 분필처럼 하얗게 탈색되는 것을 말합니다. 몰디브 해양연구센터는 현지 일간 미니반 뉴스와 인터뷰에서 "각지에서 수집된 보고를 종합한 결과 이미 암초에 붙은 전체 산호초의 10-15%가 완전한 백화현상을 보이고 있고, 50-70%는 백화가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센터는 "올해 해수 온도는 4월부터 장기 평균치를 웃돌면서 최악의 엘니뇨 피해가 발생했던 1988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도 말레 북부에 있는 란다 기라아바루섬에서 연구 중인 원로 해양생물학자 가이 스티븐슨 씨도 "1998년 강력한 엘니뇨로 몰디브의 산호초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는데, 이후 복원되던 산호초가 지난해부터 다시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