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21] 환경오염물질 '다이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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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맹독성 환경오염물질인 '다이옥신'을 들여다봅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허용 기준치의 수십 배에 이르는 오염물질 다이옥신을 대기 중에 몰래 배출해온 제지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허용 기준치를 많게는 40배 초과해 다이옥신을 배출해온 혐의로 ㄱ제지를 비롯한 제지업체 4곳을 적발하고, 이들 업체와 업체 관계자 10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시간당 1.95톤 이하 규모의 소각로 설치 허가를 받은 뒤, 이를 불법 개조해 최대 40배의 다이옥신을 대기 중에 배출해 온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이 업체들은 다이옥신을 불법으로 배출하면서 대기오염 측정기기를 조작하거나, 측정 결과를 허위로 꾸미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이옥신은 쓰레기 등 유기화합물을 태울 때 만들어지는 오염물질인데요, 인류가 만든 화학물질 가운데 최악의 독극물로 손꼽힙니다. 다이옥신의 독성은 1g으로 몸무게 50kg의 사람 2만 명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하고, 청산가리보다 1,000배나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이옥신이 인체에 흡수되면, 성기 이상, 무뇌아, 척추이분증 등 선천적 기형아를 출산하거나 유방함, 고환암 등 호르몬과 관련한 암을 유발하고, 불임, 면역기능 저하, 발육부전, 말초신경질환과 연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다이옥신학회 한국지회장인 대구카톨릭의학대학교 약리학과의 양재호 교수는 다이옥신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소각로 주변이 늘 다이옥신 분쟁으로 시끄럽긴 하지만, 다이옥신이 소각로 인근 주민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다이옥신이 오염된 공기를 통해 몸 안에 들어온다기보다는, 95% 이상이 음식으로 들어와 인체에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양재호

: 일반인이 생각하는 소각장은 많은 다이옥신을 일으키는 발생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각장은 주민이 사는 일정지역에 있으면서 연기를 많이 내니까, 이 연기에 의해서 확산이 돼서 주변이 많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런 시각적 효과가 있어서 그럴 겁니다. 이 소각장 말고 제지산업, 철강 산업, 즉 고열이 가해지는 산업은 다이옥신을 일으킬 소지를 모두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다이옥신의 소위 '포인트 소스'라고 이야기합니다만, 이 다이옥신이 방출되는 요소는 산업화 과정이 진행되는 여러 곳에 있습니다. 또 하수 처리 종말장이라든지, 화력발전소 등 다양한 게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이옥신은 산업화 과정에서 총체적으로 나타난 문제여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20년 전부터 엄청난 연구와 강력한 규제를 해왔습니다. 미국질병통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혈청 내 다이옥신 오염도가 80년 초반부터 증가하다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간 미국사회 노력의 한 단면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한 결과인데요, 한국도 선진국 못지않게 다이옥신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재호

: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다이옥신을 모니터링한 연도가 매우 깁니다. 예컨대 다이옥신이 진짜 문제가 된 게 월남전의 파월 장병부터 시작됐지만, 사실은 일반 산업체와 관계된 것은 1976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세베소에 있는 염소 화학공장의 폭발 때문입니다. 이 폭발이 있고 난 뒤, 거기서 다이옥신이 많이 생성됐기 때문에 그때부터 이게 어떤 문제가 있나 그걸 보기 시작해서 한 80년부터 죽 모니터링을 해왔습니다. 한국은 모니터링이 아주 본격적으로 된 게 한 지난 5년 정도가 되기에 상대적으로 지켜본 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그 지난 5년 동안을 보면 외국에 비해서 그렇게 심각하게 높지는 않습니다. 산업화가 많이 된 나라일수록 다이옥신이 침척 되고 녹기 때문에 더 높게 나옵니다. 미국에 비해서 캄보디아라던가, 아주 후진국에서 다이옥신의 농도가 훨씬 낮습니다.

실제로 한국 환경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다이옥신의 대기 중 농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2008년 대기 중 다이옥신 연평균 농도는 세제곱미터 당 0.028피코그램으로 환경기준인 0.6피코그램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1 피코그램은 1조분의 1그램입니다. 0.028피코그램은 한국에서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를 처음 측정했던 1999년 0.425피코그램의 6.6%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2007년 일본의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는 0.041피코그램이었습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한국은 오는 2013년 다이옥신 국제학술대회를 대구에서 개최합니다. 다이옥신 국제학술대회는 환경오염물질과 관련한 세계 최대 규모와 권위의 학술대회입니다.

양재호

: 원래는 다이옥신 학회가 미국의 산안토니오에 있습니다. 30주년의 역사를 지녔습니다. 33주년 대회를 한국에서 열게 되는데요, 매년 1,000명 이상의 과학자가 와서 논문 600편 이상을 발표하는 아주 굉장히 활발한 학회입니다. 이런 학회가 한국에 오게 됨으로써 앞으로 한국 내에 어떤 연구기반이라든지 관심도가 높아져서 한국도 국제적 수준의 연구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세계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삼림 파괴 면적이 지난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브라질 환경부는 최근 국립환경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 사이 아마존 삼림 파괴 면적이 2008년 8월~2009년 6월에 비해 49%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존 삼림은 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가이아나, 수리남, 프랑스령 기아나 등에 걸쳐 있으며, 전체 아마존 삼림에서 브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정도입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아마존의 삼림 파괴 속도를 2020년까지 1996∼2005년 수준보다 80% 늦추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브라질 의회가 최근 1965년에 제정된 삼림법을 개정해 아마존 삼림 보호에 관한 정책 권한을 연방정부에서 주정부로 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환경운동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주정부들이 아마존 삼림 개발을 규제하는 조치들을 완화하려 할 것이며, 이에 따라 그동안의 삼림 보호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한국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오는 23∼28일 서울에서 '제23차 세계산림과학대회'를 개최합니다. '사회와 환경, 그리고 지구의 미래를 위한 산림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전 세계 110여개 나라에서 각료급 인사와 국제기구 관계자, 산림분야 전문가 등 3천5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립니다. 이 대회에서는 지난 200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산림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합니다. 또 산림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보전, 산림환경 서비스, 미래를 위한 아시아 산림, 녹색미래를 위한 임산물 생산 등 9개 주제에서 2천150편의 논문이 발표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