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22] 물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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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21세기의 심각한 물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영화 ‘Blue Gold’)

One thing that most people don't know is that the world is desertifying very quickly...

캐나다의 저명한 환경학자인 모드 발로 씨는 ‘블루 골드’란 제목의 기록 영화에서 전 세계가 현재 사막화 현상을 빠르게 겪고 있고, 이는 물 부족이라는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목인 ‘블루 골드’를 한국말로 풀이하면 ‘푸른 금’입니다. 블루 골드는 ‘블랙 골드,’ 즉 검은 금인 석유에 이어 최근 주목받는 자원인 '물'을 말합니다. 인구, 식량 소비, 에너지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현재의 물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사막화 현상을 비롯한 최근의 기후변화는 물 부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만큼, 물 문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져 마침내 ‘블루 골드’라는 새로운 칭호까지 얻게 된 겁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위생적인 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물이 없어 죽어가는 5세 미만 영아가 매일 5,000명, 매년 200만 명에 이릅니다. 유네스코와 세계기상기구는 아프리카와 서아시아가 가장 취약한 물 부족 지역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물 부족이 비단 이들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인천대학교 도시환경공학부의 최계운 교수의 말입니다.

최계운

: 한국은 일반적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1,300mm 정도 됩니다. 이는 세계평균보다 30% 정도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여름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걸 잘 활용하지 못하면 바로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러다보니 물의 전반적인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또 한국에는 산이 높은 곳도 있고 낮은 곳도 있어 지역적으로 편차가 무척 심합니다. 한국에는 크게 네 개의 강이 있습니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이 그것입니다. 한강 유역은 비교적 물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지역은 조금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낙동강, 영산강 지역에는 비가 와서 흘러 들어갈 지역이 굉장히 작습니다. 그러다보니 물의 양이 적고, 오염이 된 곳이 많이 있어서 물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도 물 부족이 굉장히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 쓰듯 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족한 물을 자랑했던 한국이 이제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극심한 물 부족을 겪은 강원도에서는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강원도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을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도 부족한 물을 주요 자원으로 인식하고 국제사회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물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2010 세계도시 물 포럼 인프라 워크숍’도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세계도시 물 포럼’은 21세기 세계 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열리는 수자원 분야의 가장 크고 권위있는 행사로, 전 세계 25개국 물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세계도시물포럼조직위원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한 최계운 교수는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물산업의 육성과 하천 복원에 대한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말합니다.

최계운

: 물 문제가 이제 산업화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물 산업이 이제 블루-골드 산업으로 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육성해가고, 특별히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한국이 물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잘할 수 있느냐 등이 논의의 초점이 됐습니다. 또 한국이 청계천을 복원한 것처럼, 세계적으로 하천을 복원하는 일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사실 하천복원이 유럽에서 시작해서 북미를 거쳐서 일본, 한국으로 왔는데요. 중국에서도 관심이 있고, 또 다른 나라들이 삶의 질이 점차 향상하면서 하천복원에 대한 관심이 있습니다. 이를 정부가 할 것이냐, 정치가가 할 것이냐, 지역주민이나 전문가가 이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것이냐, 이를 소위 ‘하천 거버넌스’라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발전시킬까 하는 게 논의됐습니다.

최계운 교수는 이렇게 거시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사회 각계에서 물 절약을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내 생활의 필수적인 생활태도'로 받아들이라고 주문합니다.

최계운

: 물은 발원지에서부터 마지막 하구에 이르기까지 전체가 관련이 있습니다. 어느 한 군데만 잘된다고 해서 전반적으로 물의 오염이 없어지거나, 아니면 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선 비의 순환 과정을 시민들이 잘 이해하고 물 문제가 공동의 문제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물이 부족하다면, 물의 수요를 줄이는 게 방법인데, 물의 사용을 줄이려고 한다면, 시민은 당연히 지금까지 쓰던 것들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연구하거나 정책을 세우는 사람은 특정 산업이 2리터의 물을 사용하면 이를 1리터로 줄이는 기구를 개발하거나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만드는 일이 필요합니다. 특히 물을 사용하고 버리는 일들이 많은데, 물을 밖으로 버리지 않고 내부에서 계속 재활용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을 개발한다면, 물 부족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당장 양치질할 때 수돗물을 틀고 하는 대신 컵을 쓰거나, 일반 가정에서 절수형 변기를 설치하거나, 세제만 줄여도 많은 물이 절약될 수 있는데요, 매일같이 먹고 마시고 쓰는 물. 더 늦기 전에 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고 살아야겠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독일에서 발송된 폐기물 컨테이너가 브라질 항구에서 적발됐습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환경. 재생가능 자원 연구소는 17일 남부 리오그란데 도 술 주의 주도인 포르토 알레그레 시에서 317㎞ 떨어진 리오그란데 항구에서 22톤의 폐기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연방 관세청에 의해 적발됐다고 밝혔습니다. 폐기물 컨테이너는 독일에서 발송됐으며,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적재했다는 신고 내용과는 달리 체코에서 흘러나온 청소용품 포장, 일회용 기저귀 등 쓰레기가 실려 있었다고 연구소는 전했습니다. 브라질 환경, 재생가능 자원연구소는 컨테이너를 운반한 운송업체에 벌금을 부과하고 10일 안에 컨테이너를 독일로 돌려보내도록 명령했습니다. 수입회사에도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수출회사는 홍콩에 소재한 중국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깨끗한 석탄' 정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력발전소용 지하 탄소수집시설의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석탄을 쓰는 화력발전소는 미국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어 오마바 정부는 수집 장치로 이산화탄소를 빼내 반영구적으로 보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대책본부는 최근 탄소수집시설에 관한 보고서에서 새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저장 시설에 이상이 생겼을 때 수반되는 법적 책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지하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대량 유출될 경우 질식으로 인한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법적 책임을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현행법 제도의 틀 안에서 해결하는 방안, 관련 산업계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보상하는 방안, 정부가 무한 책임을 지는 방안 등을 상정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