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산림의 파괴와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들여다봅니다.
(영화 '아바타'의 주제곡)
최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미국 영화 '아바타'의 주제곡을 듣고 계신데요, 이 영화는 자원 개발을 향한 인간의 탐욕 앞에서 신성한 산림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원주민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바타'는 다른 행성에서 벌어지는 가상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다지 크지 않게 느껴집니다. 현실 세계 여기저기서 산림이 실제로 파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림이 사라지는 속도도 상당히 빠릅니다. 유엔의 FAO, 즉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5년 사이 매년 130만㏊,쉽게 말해 한반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숲이 사라졌습니다. 또 브라질 아마존 숲에서만 1분마다 축구장 3개 크기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산림이 인류 삶의 터전이자 최초의 에너지자원이며 물과 공기를 정화하는 지구의 허파인 만큼, 산림의 파괴를 막고 이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는 이석우 박사의 말입니다.
이석우
: 산림은 육상계에 생존하는 생물 중에 약 3분의 일을 보유하고, 산소 1조 톤 이상을 저장하는 ‘탄소흡수원’입니다. 기후변화협약에서 유일하게 인정하는 탄소흡수원으로 기후변화완화라든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전 세계 16억 명 정도의 인구가 산림을 기반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어떻게 하면 사라져가는 지구의 산림을 더 늘려갈 수 있는지, 또 산림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한 지 오래입니다. 한 때 '붉은 민둥산'으로 불렸던 한국. 이제는 유엔에 의해 독일, 영국,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4대 조림 성공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석우
: 한국은 1960년대에 산을 찍은 사진을 보면 완전 황폐지였습니다. 황토색 흙밖에 없었는데, 이후 35년 동안 전 국민이 동참해서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래서 FAO가 인정한 '조기 산림녹화 성공국'의 모범 사례국입니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 서적인 , 의 저자인 레스트 브라운 씨도 한국의 조림 녹화는 세계적인 성공작이고, 한국이 성공했듯이 세계 각국도 지구를 푸르게 만들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할 정도입니다.
이 같은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은 최근 버마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1998년부터 버마의 중부 건조 지역에서 황폐지 복구를 위한 산림녹화사업을 추진해 현재까지 총 600ha의 녹화조림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버마 정부는 심각한 열대림 파괴를 방지하고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1997년부터 산림부에 전담기관을 만들어 산림녹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황폐지를 녹화할 조림 기술과 지역주민의 관심 부족,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인한 예산 부족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한국의 지원으로 현지 기후에 맞는 내건성 수종을 찾아내고 한국 산림기술을 현지실정에 맞게 접목해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런 산림녹화와 해외 조림 사업의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산림 분야 세계 최대 학술행사인 ‘세계산림과학대회’를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명박대통령이 개막식에서 연설했고,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노어 오스트롬 교수가 산림보전을 위한 지구촌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이석우
: 저희는 이렇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경험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현재 전 세계 110개국에서 3,000여명이 등록해서 참가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조기산림녹화 성공사례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북아시아에 황사문제나 사막화 등 환경적인 재앙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 산림의 파괴나 보전과 연계되는데,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산림파괴문제를 제기함으로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동북아 산림/과학 분야의 연구개발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상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세계산림과학대회에 참석 중인 한국계 미국인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너선 리 군은 최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판문점에 ‘어린이 평화의 숲’을 조성하자는 편지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고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리 군의 향후 계획이 ‘북한의 민둥산을 푸른 산으로 가꾸자!’로 확대되지 않을까 주목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소식입니다.
-- 뉴질랜드 남섬에 있는 태즈먼 빙하에서 이달 초부터 3천만-5천만t에 달하는 얼음이 떨어져 나갔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들이 만든 빙산 20여개가 현재 태즈먼 호에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태즈먼 빙하는 길이 27km, 너비와 깊이가 각각 최고 4km와 600m에 이르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빙하입니다. 언론들은 이달 초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라키 마운트 쿡 국립공원에 있는 태즈먼 빙하가 끝나는 지점에서 수백만 톤의 얼음들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으며 빙하가 끝나는 지점의 빙벽은 20~40m 높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태즈먼 빙하는 1990년 이후 매년 길이가 180m 정도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이 모이는 태즈먼 호는 2008년 기준 길이 7km, 너비와 수심이 각각 최고 2km와 245m로 나타났으나 10~20년 뒤에는 빙하가 녹은 물이 더 많이 모이면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남미대륙의 삼림이 화재로 잇따라 파괴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EFE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 주에서 최근 계속된 화재로 3천㏊ 넓이의 삼림이 불에 탔으며, 불길이 칼릴레과 국립공원으로 번지면서 아르헨티나 최대 생물종 다양성 보호구역의 하나인 융가스 숲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은 화재가 1주일 전에 시작됐으며, 강풍과 건조한 날씨 탓에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볼리비아에서는 북부 아마존 삼림 지역에 위치한 베니, 판도, 라파스 주와 남부 타리하 주에서 화재가 잇따르면서 대규모 피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최근 2개월간 전국적으로 2만5천여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50만㏊가량의 삼림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브라질과 볼리비아, 파라과이 접경지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습지 판타날에서 화재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브라질 쪽 판타날의 경우는 농지와 가축 사육지로 급속하게 개발되면서 환경단체로부터 45년 안에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