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람사르 협약 회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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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북한의 람사르 협약 회의 참석을 들여다봅니다.

한국 정부가 국제회의를 계기로 DMZ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북한 측에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첫 거론하고,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도 강조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 유엔이 앞장서 주길 부탁드립니다.

한국 정부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구체적으로 남북 군사 대치의 상징과도 같은 DMZ에 군사분계선이 가운데를 지나도록 하는 공원을 조성해 평화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만들자는 구상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 같은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지난해 12월10~12일 강원도 고성군과 철원군, 경기 파주시 등 후보지 3곳에서 현지 실사를 마쳤습니다. 올해 5월초 2차 조사를 벌여 공원의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번에 스위스 글랑에서 30일까지 열리는 람사르 협약 상임위원회에 대표단을 파견해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 DMZ 생태평화공원 구상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노력의 바탕 위에 있습니다. 통일부와 환경부 당국자 등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단은 크리스토퍼 브릭스 람사르협약 사무총장, 마르코 람베르티니 세계자연기금 사무총장 등을 만날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람사르 협약 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북한이 옵서버, 즉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람사르 협약은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 조약입니다. 2015년 현재, 북한은 람사르 협약 비가입국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 대표단과도 접촉할 기회가 생기면 DMZ 생태평화공원 구상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직접 설명이 여의치 않으면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 측에 한국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무장지대는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사령부가 관할하는 곳인 만큼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수적으로, 통일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유엔과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DMZ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얼마 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류길재)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작업을 구체화하여 착수하고, 국제기구와 남북이 협조하여 DMZ 생태계를 공동으로 조사해 나가겠습니다.

통일부뿐만 아니라, 한국 외교부도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현재 평화공원을 운영 중인 독일과 핀란드, 러시아, 에콰도르, 페루 등 국가들과 경험 공유를 위한 학술회를 조만간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비무장지대는 장장 248km에 달하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씩 펼쳐진 금기의 땅으로, 한반도 전체 면적의 0.4%를 차지합니다. 1953년 7월 군사분계선과 함께 DMZ가 설정된 뒤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비무장지대는 경이로운 생태환경의 보고로 거듭났습니다. 이 때문에 DMZ가 역사적, 환경적 가치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구상을 두고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등의 비난을 하며 거부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한편, 북한은 람사르 협약 가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생물다양성 한국협회'의 배병호 사무총장이 자유아시아방송에 한 말입니다.

(배병호) 습지가 생태계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데, 북한은 람사르 협약에 가입 못했습니다. 국가 지정 습지의 람사르 등록이 가입 조건이거든요. 이렇게 옵서버로 계속 참가하는 것은 상당히 관심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아직 람사르 습지 명단에 이름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 강원도 안변이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998년 후 두루미가 더는 월동하지 않게 된 안변에 국제두루미재단이 2008년 복원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듬해 가을 두루미 42마리가 안변 평야에 며칠 머무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재단 측이 최근 3년 동안 관련 사업에 들인 돈은 미화로 약 17만 달러입니다. 재단 측은 몇 년간 더 습지 복원 사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한국에서는 1997년 강원도 대암산용늪을 시작으로 경상남도 우포늪, 충청남도 두웅 습지, 전라북도 운곡 습지, 밤섬 등 모두 18곳이 '람사르 습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 유럽산 분유, 뉴질랜드산 우유 등에 눈독 들였던 중국이 외국 쌀까지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중국인이 국내산 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일본산 쌀을 수입해 먹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농협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쌀 규모는 160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이 수입하는 일본 쌀 규모는 전체 쌀 수입 규모에 비해 적은 양입니다. 그러나 이는 전년에 비해 3배 급증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이처럼 일본 쌀 수입이 느는 것은 식품 안전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이 증가하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산업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식품 안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중국 광저우에서 유통되는 쌀의 약 44%가 중금속인 카드뮴에 오염됐다는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카드뮴 사태 이후 일부 중국 소비자들은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태국 쌀을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 해발 1281m 높이에 자리 잡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가 해안 도시만큼이나 기후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트만두를 둘러싼 히말라야 산맥 빙하의 3분의 1이 녹아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환경계획은 최근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히말라야 빙하의 상당 부분이 녹아 사라지면서 7000만 명 이상이 물 부족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지역의 빙하는 높은 상공에 제트기류를 형성해 열대 계절풍을 약화시켜 건기를 지속시키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빙하가 사라지면서 우기가 늘어나 1인당 국내총생산 700달러의 가난한 나라 네팔의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미국의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빙하의 유실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환경오염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과 하천으로 녹아 유입되는 빙하의 양이 줄면서, 카트만두 시민이 종교적 이유로 신성하게 여기는 바그마티강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됐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수력발전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겨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촛불을 켜고 지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