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들여다봅니다.
(전자부품매장 직원) 주로 북조선이지. 여기 중국에선 쓸 일이 별로 없잖습니까. 전기가 다 있으니까, 북조선은 전기가 없으니까 사갑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얼마 전 한국의 KBS 방송에 나온 중국 연길의 전자 부품 상가 내 매장 직원의 말입니다. 동영상을 보면 매장 입구부터 다양한 크기의 태양열 충전기가 진열돼 있습니다. 매장 직원은 제품의 대부분을 북한 무역상들이 사간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북한주민들의 태양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북한이 최근 환경을 강조하며 태양열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이용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대체에너지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대체하는 에너지 자원에 쓰이는 용어로, 태양이나 풍력처럼 환경에 적은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를 가리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도시경영 부문에서 기술 장비가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다”며 평양 낙랑구역 도로, 강, 하천시설 사업소가 개발한 '태양전지 자동도로청소기'를 소개했습니다. 이 도로청소차는 휘발유나 경유 등을 쓰지 않고 태양전지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청소차는 북한에서 흔히 사용되는 삼륜 오토바이를 개조한 것으로 좌석 위에는 '100W 태양전지판'이, 좌석 앞에는 3개의 자동 솔이 들어 있는 청소함이 부착됐습니다. 청소함 안쪽의 양옆 2개의 솔이 빙글빙글 돌며 쓰레기를 가운데로 몰아주면 가운데 솔이 이 쓰레기들을 청소함에 넣는 방식으로 도로를 청소하게 됩니다.
중앙통신은 이 청소차가 태양열을 활용해 공해가 전혀 없고 한 시간 내 2만㎡를 청소할 수 있어 청소부의 수고도 덜어줄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기술ㆍ공학 분야에서 최고의 대학인 김책공업종학대학은 얼마 전 전기공학부 안에 풍력발전연구실을 만들고 풍력을 이용한 발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대학의 김용산 풍력발전연구실 실장은 지난 12월 중순 조선중앙TV에 나와 “실험을 거듭해 풍력발전 효율을 40% 이상 높이는 발전기 날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연에너지 활용을 위해 새로운 발전기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12월 초 녹색에너지 개발, 자원 재활용 등을 지원하는 '조선녹색후원기금'을 설립하고 재외동포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중앙통신은 “기부자들의 기부 형식과 내용, 국적과 인종, 정견과 신앙을 차별하지 않는다"며 특히 '모범적인 기부자와 단체들'을 상대로 북한 내 명승지 답사·참관 등 다양한 우대사업도 진행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환경보호를 내세우며 대체에너지 활용을 강조하는 것은 석탄 소비로 인한 대기오염 탓에 제기되는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북한 에너지 전문가인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히펠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대기오염은 생각보다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데이비드 히펠) 북한 내 화력발전소 대부분은 지금 가동되지 않거나 부분 가동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을 몇 차례 방문했는데요, 경험상 북한의 대기오염은 일반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데이비드 히펠 연구원은 오히려 발전유 부족으로 화력발전에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수력발전만으로는 전력생산에 한계가 있자 최근 대체에너지 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히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북한에서 환경보호는 부차적인 문제고, 전력 부족이 진짜 문제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혹은 지방정부차원에서 전력공급이 안되자, 어떻게든 밤에 오락물을 보기 위해, 혹은 다른 필요에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히펠 연구원의 분석은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의 박정란 연구원이 탈북자들을 심층 면담한 후 한국의 CGNTV 방송에 나와 밝힌 조사 결과와도 상당히 일치합니다.
(박정란) 북한에서 전기가 계속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들어왔다 나갔다하고, 일단 들어왔다 해도 전압이 불안정하고 낮다보니까 텔레비전이 잘 켜지지도 않고 해서, 돈 있는 사람들은 직접 (태양광) 발전기를 사서 전기를 자가발전해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전기를 절약하기 위한 투쟁을 벌려 당면한 전력수요를 보장하고 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현실성 있게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최근 북한의 대체에너지 활용은 이런 노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4년이 다 돼 가지만 한국인의 불안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준정부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성인 600명에게 물었더니, 93%가 일본의 방사능 누출이 한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특히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컸습니다. 일본산 식품이 불안하다는 대답은 93%였고, 한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꽤 높게 나타났습니다. 방사능 오염이 가장 우려되는 게 뭐냐는 질문에는 어패류를 포함한 수산물 오염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응답자의 76%는 일본 원전사고와 방사능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하정철 식의약안전팀장은 이에 대해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음에도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이유는 방사능과 관련된 정보 제공이 부족하고 정보원에 대한 신뢰도도 낮은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 덴마크의 맥주회사 칼스버그가 세계 최초로 목재섬유나 제지용 펄프로 된 친환경 맥주병을 개발하고 있다고 미국의 전문지 쿼츠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칼스버그는 '녹색 섬유 병‘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 사업을 통해 미생물 분해가 되는 친환경 맥주병을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병뚜껑도 마찬가지입니다. 쿼츠는 계란판과 비슷한 재질의 맥주병을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호콘 란겐 칼스버그 선임 포장혁신 관리자는 “새 맥주병은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느낌을 줄 것”이라며 “불투명하고 깨지지 않으며 섬유구조를 직접 볼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칼스버그는 덴마크 포장 전문 업체인 에콕스팩, 덴마크혁신기금, 덴마크공과대학 등과 협력해 3년 안에 친환경 맥주병을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칼스버그 측은 친환경 병이 맥주 맛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결코 맥주 맛에 대해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