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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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들여다봅니다.

캐나다 서부 밴쿠버 해변가. 캐나다의 한 방송사에서 최근 찍은 동영상에는 바다에서 떠밀려 온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즐비합니다. 밴쿠버의 환경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 시민의 비닐봉지에선 병뚜껑을 비롯한 플라스틱 제품이 한가득 나옵니다.

(시민) 플라스틱 쓰레기의 상표를 보면 어디서 왔는지 추정할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 인도, 심지어 러시아에서 온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이 바다와 인접한 19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 세계에서 바다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은 한해 800만 톤으로 추산됐습니다.

제나 잼백 미국 조지아대 공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최근 캘리포니아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논문을 보면, 바다를 접한 세계 192개국에서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2010년 기준, 최소 480만 톤에서 최대 1270만 톤으로 추정되며, 중간 값은 800만 톤입니다.

논문의 대표 저자인 잼백 교수는 회의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채운 비닐봉지 한 개를 들어 보이며 “세계의 해안을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이런 비닐봉지가 5개씩 나올 수 있을 정도 쓰레기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잼백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현재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을 계산한 연구는 전에도 있었지만, 세계 해안 국가들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추정한 연구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나 잼백) 저희 연구팀은 해안 국가들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을 국가별 플라스틱 생산량과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실태 등의 자료를 감안해 수학적으로 계산해 추정치를 도출했습니다.

연구팀은 2010년 플라스틱 쓰레기 해양 배출량이 많았다고 추정되는 상위 20개 국가도 발표했습니다. 중국이 1위로 추산치가 약 132만~335만 톤이었습니다. 이는 조사 대상 국가 전체 배출량의 28%에 해당합니다. 상위 20위 내 국가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입니다. 2위는 인도네시아, 3위 필리핀, 4위 베트남, 5위 스리랑카 등입니다.

논문에 따르면, 2010년 북한이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5만-12만 톤으로 이는 전 세계에서 19번째로 많은 양이었습니다. 한국은 20위권 밖이었습니다.

잼백 교수는 북한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해양 쓰레기 배출량이 많았다고 추정되는 근거가 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들 국가들이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쓰레기 추정치가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제나 잼백) 상위 20개 국가들 가운데 일부는 해당 국가 안에서 급속히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양이 많은 이유로, 폐기물 관리에 대한 의식이 낮아, 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종종 지적해왔습니다. 실제로, 한해 중국에서 서해, 남해로 밀려드는 쓰레기양은 12만 톤이고, 상당수가 플라스틱 제품입니다. 일본에서도 밀려듭니다. 탈북자 주성하 씨의 말입니다.

(주성하) 제 고향이 바닷가인데, 가끔 태풍이 오면 일본에서 수지 병들이 많이 밀려옵니다. 그러면 그런 병들을 주어다 요긴하게 썼죠. 1994년경부터 프랑스 오물을 수입해오기 시작한 뒤로 북엔 수지 (플라스틱) 병이 아주 흔해졌습니다만, 그 이전까진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문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양에서 강한 자외선을 받아 변성돼 유독 성분이 강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인간은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물질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위를 떠다니기도 하지만 심해에서도 발견됩니다. 지난해 말 영국 자연사박물관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해 3000m에서도 초소형 플라스틱 파편이 발견됐을 정도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잼백 교수 연구팀은 앞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오히려 심각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잼백 교수의 말입니다.

(제나 잼백) 현재 인구 변화 추세와 국가별 쓰레기 처리 실태 등을 감안하면 2010년 해양 배출 쓰레기 추정치는 2025년이 되면 갑절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 해양오염을 막으려면 개발도상국들의 쓰레기 처리 체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도와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개한 국제에너지기구, IEA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2012년 기준 천278kWh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4개국 가운데 26위였습니다. 한국의 1인당 가정용 전력 소비량은 미국의 29%, 일본의 57% 수준이고 OECD 평균의 55%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가정용에 산업용을 합친 1인당 전체 전력 소비량은 한국이 약 9천620kWh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돌며 8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은 산업용 전력 소비 비중이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은데 비해 가정용 전력 소비 비중은 낮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의 가정용 전력 소비 비율이 눈에 띄게 낮은 것은 가정용에만 적용되는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 산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한국 기업의 해외 조림사업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산림청이 발표한 '2014년도 해외 산림자원 개발 실적'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지난해 외국에 4만3천182㏊를 조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50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3년도 조림면적보다 23% 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조림 투자 대상 국가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솔로몬제도, 뉴질랜드,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8개국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조림을 처음 시작한 199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7개 기업이 12개 국가에서 산림 조성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누적 조림 면적은 제주도의 약 1.8배인 32만8천㏊에 이릅니다. 외국 조림지에서 본격적인 목재 생산이 이뤄지면 목재와 바이오에너지 원료 등 산업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산림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림청 박은식 해외자원개발담당관은 "투자금 저리 융자를 비롯한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외국 산림자원 개발 투자를 활성화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