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세계 물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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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2015 '세계 물의 날'을 들여다봅니다.

(이리나 보코바) 보고서가 전달하는 의미는 명확합니다. 현재 대략 7억5천만 명이 여전히 개선된 식수원 공급원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50년까지 공업용수의 수요는 선진국에서만 400%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제 인류복지를 위해 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로운 세계적 혜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유엔 산하 UNESCO, 즉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이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연례 세계 물 개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밝힌 말입니다. 세계 물의 날은 인구와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유엔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지정한 기념일입니다.

유엔 보고서는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 물 수요의 40%를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계적인 수요 증가를 감당할 만큼 물 자체는 충분하나 물의 이용과 관리, 분배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어 "수요와 한정된 공급 사이에 균형이 회복되지 않으면 세계는 갈수록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 부족 사태를 일으키는 주 요인으로 보고서는 인구 증가, 기후변화, 도시화 등을 꼽았습니다. 인구 문제의 경우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3억 명으로 연간 8천만 명씩 증가하면 2050년에는 91억 명이 됩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릭 코너 씨의 말입니다.

(릭 코너) 21세기에 들면서 전 세계는 인구 증가,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개발,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식수 공급원인 지하수 관리 문제도 심각합니다. 지하수는 관개용수의 43%도 공급하고 있지만, 중국 화베이 평원의 경우 지나친 관개 때문에 지하수면이 40m 넘게 낮아졌습니다. 릭 코너 씨의 말입니다.

(릭 코너) 증가하는 인구에 맞춰 더 많은 물이 필요합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식수와 위생시설을 공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각지에서 상수도 설치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선전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리남현 북한 도시경영성 실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질의응답에서 “인민들의 편의와 이익을 최우선·절대시하고 있는 조선에서 수질이 좋은 음료수를 주민들에게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남현 실장은 "자연흐름식 상수도화의 도입은 산이 많고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북한의 현실적 조건에 부합되며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 실장에 따르면, 북한에서의 자연흐름식 상수도화 실현에 유엔아동기금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 정부·비정부기구들이 상수도설비와 자재, 수질분석설비들을 협조했습니다. 지난해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관련 국제기구 실무자들과 함께 연 기념식에서 북한 관리가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북한 관리) 세계 물의 날은 물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물 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관리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10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깨끗한 음료수와 위생시설, 충분한 음식과 전기가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수자원 보호대책을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주민들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 기자 문성휘 씨의 말입니다.

(문성휘) 양강도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데요.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의 경우 수원지가 운흥군 대오시천구에 있습니다. 수원지를 높은 곳에 만들어 전기가 없이 자연흐름식으로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했는데요. 하지만 가뭄이 계속 되면서 수원지로 흐르던 물이 모두 말라버렸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은 이젠 물까지 모두 사서 먹어야 한다는 건데요. 물 장사꾼들은 보통 70리터짜리 중국제 용기에 물을 담아 판다고 합니다. 압록강에서 멀리 떨어진 연봉동과 같은 경우 70리터의 물을 사려면 북한 돈 2천원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개성공단에 공급되는 각종 용수도 가뭄 탓에 30% 줄어든 상황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가뭄에 따른 절수 차원에서 지난해 연말부터 개성공단과 개성시로 공급하는 용수의 양을 2만20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줄였습니다.

현재 개성의 인구는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북한의 상수도 체계가 미흡한 탓에 이중 상당수가 남측이 무상 공급하는 수돗물을 식수로 써왔습니다. 이 때문에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로 남측 인원이 모두 철수했을 때도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단수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한국도 물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연간 1453㎥로, 전 세계 153개국 중 129위에 그쳐 대표적인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물 스트레스 국가란, 강수량은 많으나 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라를 뜻합니다.

1위인 아이슬란드의 약 58만 ㎥와 비교하면 한국의 물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1㎥는 1000리터입니다. 한국은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2006∼2011년까지 5년간의 가뭄빈도를 기준으로 2020년 한국의 물 수급 전망을 예측해 보면 무려 1억6000만㎥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 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2011년 말 현재 335ℓ로 이탈리아 322ℓ나 일본 320리터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국가 물 관리 혁신을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기념식에 참여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말입니다.

(이완구) 한국 정부는 수자원 확보와 함께 오염 총량 관리제 등 다양한 물 관리 제도를 도입하여 맑은 물을 공급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상수도 보급률을 오는 2017년도까지 80%로 확대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