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개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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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세계 물의 날에 발표된 물 개발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미셸 자로) 아직도 8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25억 명은 제대로 된 위생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13억 명 이상이 전기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의 미셸 자로 사무총장이 최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말입니다. 매년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은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물 부족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엔이 제정한 기념일입니다.

이날 유엔은 ‘2014 세계 물 개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앞으로 수십 년간 인구증가와 경제, 생활방식의 변화 등에 따라 담수와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해, 제한된 자원과 생태계에 대한 압박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대수층의 약 20%가 고갈된 상태로 농업과 건설, 식수, 요리, 세탁 등의 용도 외에도 에너지 생산용으로 더 많은 담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물 수요는 2050년까지 55% 증가해 세계인구의 40% 이상이 북아프리카와 중동, 서남아시아 등의 심각한 물 부족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의 경우 수원이 여러 국경에 걸쳐 있어 수자원 채취와 관련해 최대의 분쟁지가 될 것이라면서 “분쟁지역은 아랄 해와 갠지스-브라마푸트라 강, 인더스 강, 메콩 강 유역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물을 그야말로 물 쓰듯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서울특별시 산하 재단법인인 서울연구원이 2012년 서울시민 물 사용량을 분석해 작성한 보고서 ‘서울시민은 물을 얼마나 쓰나’를 최근 발간했는데요, 서울시민 1명당 하루 급수량은 303리터, 물 사용량은 286리터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수량은 정수장에서 보급되는 물의 양을, 사용량은 수도꼭지에서 나온 물의 양을 뜻합니다. 정수장에서 가정이나 산업체의 수도꼭지로 오는 동안 손실되는 물이 급수량과 사용량의 차이입니다.

그런데, 286리터는 석유 드럼통 한 개 반에 해당합니다. 10년 전보다 8리터 줄었지만, 하루 사용량이 200~250리터인 일본 도쿄보다 훨씬 많고,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하이의 두 배에 이릅니다.

용도에 따른 물 사용량은 가정용이 66%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변기에 쓰인 물이 25%, 싱크대에서 사용된 물이 21%를 차지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한 주부의 말입니다.

(주부) 초등학생 둘을 키워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빨래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하고요, 설거지는 수시로 나와서 물을 많이 쓰는 편인 것 같아요.

이런 과정에서 낭비되는 물도 많습니다. 조사 결과 26%는 세수하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았고, 이를 닦는 동안 수도를 열어둔 사람은 13%였습니다. 4명 중 1명은 양치할 때 컵을 쓰지 않았습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심한 물 부족 국가인 한국. 서울연구원의 조용모 선임연구위원은 뉴스y에 나와 한국인이 아끼고, 잘 쓰는 물 사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용모) 정부가 양질의 물을 확보하는 데 많은 돈을 들이고 있거든요. 따라서 개인들은 더 효율적으로 물을 절약하고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 역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특히 농업용수의 비중이 높아 평양과 청진 등 도시에서 쓸 물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영국의 기업자문회사인 메이플크로프트가 지난 2011년에 발표한 '물 부족 지수'를 보면, 북한은 전체 평가대상국 186개국 가운데 75위로 중위권이지만, 상대적으로 도시에서 사용할 물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메이플크로프트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농업용수 비율은 전체 사용량의 55%로 다른 나라보다 높습니다.

북한은 부족한 수자원 보호를 위해 물자원법과 하천법, 대동강오염방지법 등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한국에 있는 건국대학교의 박종관 교수에 따르면, 산림 남벌로 발생된 북한 산지의 대규모 토사침식이 두만강 최 하류 지역인 ‘금삼각주’의 토사 퇴적으로 이어지면서 하천 유로가 변경돼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 재실사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아오야마 미치오 일본 후쿠시마 대학 환경방사능연구소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의 방사성 물질 측정 수준에 대해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오야마 교수는 한국의 연합뉴스에 "방사능을 측정할 때 매번 같은 수치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불확실성을 표기해야 하는데 도쿄전력은 이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오야마 교수는 또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를 이용해 방사능을 측정할 때 애초에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방사능의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데 도쿄 전력이 여기서 1년 반 동안이나 실수를 계속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베타선을 계측할 때 어느 정도 이상의 방사능이 있으면 일종의 포화상태가 돼 방사능이 과소평가되는데 여기에 주의하지 않아 잘못된 수치를 공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도쿄전력은 올해 초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재검사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아오야마 교수는 특히 도쿄전력이 방사성 물질을 오염수 형태로 수십만 t이나 보관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습니다.

-- 브라질과 중국이 공동 개발하는 환경감시 인공위성이 올해 안에 발사될 예정입니다. 브라질 우주항공국에 따르면 애초 내년으로 예정된 새로운 인공위성 CBERS-4 발사 계획을 올해로 앞당길 방침입니다. 우주항공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발사시기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12월 이전에 발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공동 개발한 환경감시 위성 CBERS-3을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CBERS-3는 지구로 떨어졌으며, 중국이 잔해를 거둬들였습니다. CBERS-3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로켓에 실려 발사됐으나 비행 중 발사장치의 문제로 위성이 예상 궤도에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브라질은 CBERS-3의 후속 모델인 CBERS-4 제작에 약 6천800만 달러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라질과 중국은 아마존 강 유역의 삼림 파괴 감시 등을 위해 1988년부터 CBERS 계획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위성을 발사했고, 두 차례 성공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