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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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 11회 서울환경영화제를 들여다봅니다.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생각하는 서울환경영화제가 8일부터 15일까지 열한 번째 행사를 엽니다. 이번 서울환경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된 한국 배우 강하늘 씨와 김소은 씨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강하늘) 저 같은 경우는 항상 환경을 생각했다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요즘 사회에서 안타까운 점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을 당연한 게 아닌 좋은 일로 여겨진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고, 모두가 환경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소은) 저도 늘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작은 것에 관심을 쓰는데 항상 컵을 들고 다니며 사용하고, 시장 볼 때 장바구니를 챙기는 등 작은 부분에서부터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영화제인 이번 행사에는 35개국에서 출품된 111편의 작품이 상영되는데요, 올해의 개막작은 미국 감독의 ‘여름의 왕들’입니다. 부모와의 갈등으로 고민하던 두 친구가 숲 속에 자신만의 집을 짓고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인데요, 숲을 통해 대자연의 숭고함과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여름의 왕들) 우리는 이 모험에 대해 어떤 어른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 우리는 자력으로 식수를 끓여 마시고, 식량을 경작할 겁니다.

이번 영화제는 크게 ‘국제환경영화 경선’, 각국의 다양한 우수환경영화를 즐길 수 있는 ‘그린 파노라마’, 환경파괴가 초래하는 공포를 모은 ‘그린 파노라마-에코스릴러’, 원자력·핵 문제에 초점을 맞춘 ‘그린 파노라마-오래된 미래’, 아시아 환경영화를 집중 소개하는 ‘널리 보는 세상-그린 아시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히 한국 환경 영화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국제경쟁 부문에도 진출작 21편 가운데 이례적으로 한국 영화가 3편이나 포함됐습니다. 이는 한국 내 환경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우포늪의 사람들’ 가운데 한 장면에 나오는 주영학 씨의 말입니다.

(우포늪의 사람들) 제가 사실은 어부가 아닙니다. 환경감시원입니다. 어부들은....

경상남도 창녕 우포늪은 한국 내 최대의 자연습지이자 1억년 이상의 시간이 고스란히 쌓여온 곳입니다. 이 기록영화는 창녕 우포늪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경계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늪이 법적 보존지역으로 지정되고 보호되면서 이 지역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어민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요, 예를 들어 지천에 깔렸던 논우렁이 사라진 지 오래고 늪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빚어내던 어부들은 이제 어업의 맥이 끊길 처지입니다.

마시는 물도 환경영화제가 주목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영화 ‘물고기와 소년’은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에 사는 한 소년이 흙탕물 속에서 물고기 몇 마리를 발견하면서 시작되는데요, 소년은 깨끗한 물을 찾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영화는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아프리카의 물 오염과 물 부족 문제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탄자니아는 연 강수량이 800mm 미만의 반 건조 지역으로 6월에서 10월까지의 긴 건기 동안에는 대부분의 지표수가 마르는 물 기근 국가입니다. 유엔개발계획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흙탕물을 마시고 사는 사람들이 46%에 이릅니다.

(유언 --원자력 발전소가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

방금 들으신 것은 일본 영화 ‘유언-- 원자력 발전소가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에 나오는 주인공의 친구들, 낙농업자, 농부 등의 육성입니다. 영화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번진 원자력 발전소 사고 후 800일간의 기록을 묵묵히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방사능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 구조적으로 만연한 은폐와 부정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비통함을 이겨내지 못한 주인공 시게키요 카노 씨는 유언장에 “원자력 발전소 따위가 이 세상에 없었더라면”이란 말을 남긴 채 자살을 택합니다. 시게키요 카노 씨가 낙농업 동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행운을 빈다. 원자력에 지지 마라”였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 당국이 환경보호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전면 개정 작업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 즉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환경보호법 개정안 초안을 제출해 심의에 부쳤습니다. 전인대 상무위는 시행된 지 25년 된 환경보호법이 각종 오염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출된 초안을 3차례 심의·수정했습니다. 개정안은 오염물질 배출기업과 오염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 확대, 대중 참여 보장, 환경 분야 공익소송주체 확대 등이 주 내용입니다. 중국의 환경단체들은 입법을 눈앞에 둔 환경보호법 개정안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중국의 공중환경연구센터 측은 “환경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정보 공개가 전제돼야 하며 심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관련 규정들이 확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개정안은 환경 분야에서 국민의 알 권리와 감독권, 참여권을 현행 법률보다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연료가 단기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50만 달러의 예산을 받아 연구해온 저널네이처기후변화 단체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발표해, 앞으로 정부의 입장이 주목됩니다. 연구는 옥수수를 원료로 생산한 연료가 기존 휘발유와 비교했을 때 단기적으로 무려 7% 가량 더 많은 온난화 유발 물질을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바이오 연료 산업계는 이번 결과에 대해 즉각 비판하고 나서면서 서두른 결과라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