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맑은 공기 담은 ‘공기 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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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대기오염에 커져가는 '공기시장'과 미세먼지 실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홍알벗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홍알벗: 남쪽에서 지리산 공기를 담은 공기 캔이 출시될 예정이라면서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공기 캔’은 신선한 공기를 담아 넣어서 파는 용기를 말하는데요, 이르면 6월 초순,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에 걸쳐 있는 지리산의 맑은 공기를 담은 공기 캔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선 경상남도 하동군이 지리산 해발 700~800m에 위치한 의신마을 일원에서 포집한 공기를 상품화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하동군은 캐나다 ‘바이탈리티에어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이달 중으로 공기 캔 설비장비가 캐나다에서 도착하는 대로 설치를 마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바이탈리티에어사는 캐나다 로키산맥의 공기를 공기 캔으로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는 기술과 경험을 갖춘 전문업체입니다. 경상남도 산청군도 공기 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산청군은 공장부지를 확보하고 마지막 단계인 포집장소를 다각도로 물색하는 등 연말까지 예정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세부추진 과정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홍알벗: 맑은 공기를 찾는 수요가 많습니까?

장명화: 물론입니다. 산청군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극성을 부리면서 상품 출시 일정이나 구입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하는데요, 하동군과 산청군은 공기청정기를 비롯한 관련 제품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청정 공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앞으로 시장반응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동군과 산청군은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으로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홍알벗: 공기 캔 출시와 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보이는데요, 어느 정도입니까?

장명화: 한국환경공단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주간평균, 즉 5월 8~14일까지 한국 내 미세먼지 농도는 75㎍/㎥로, 미세먼지 농도 기준 상 ‘나쁨’에 가깝습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181㎍/㎥를 기록하며 ‘매우 나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각종 유해물질이 농축된 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되는데요, 이 때문에 각종 염증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는 물론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식이 있으면 기관지와 폐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증상 악화뿐만 아니라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남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임상예방의학 교수인 에드워드 어보이 박사는 미세먼지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은 어린이라고 우려합니다.

(에드워드 어보이) 아이를 오염에 노출시키면 그 첫째 날에 일부 기능이 손상됩니다. 둘째 날에는 손상의 정도가 첫째 날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적응’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미 폐 기능의 손상이 시작된 것이죠. 세계 각국의 연구에 따르면, 오염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깨끗한 곳에서 자란 아이들의 폐 성장속도가 더 빠릅니다. 어린 시기에 폐 기능이 온전히 발육되지 못하면 성장 후에 폐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홍알벗: 한국의 새 대통령이 미세먼지 응급대책을 내놓은 게 다 이유가 있었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미세먼지 대처법 교육을 참관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학생과 나누는 대화, 잠시 들어보시죠.

(학생) 친구들이랑 놀려고 할 때 항상 밖에서 ‘미세먼지 나쁨’ 때문에 제가 나가질 못하는데……

(문재인) 미세먼지 걱정 때문에 바깥에서 놀기도 좀 걱정되고 또 바깥에서 수업하는 것도 좀 걱정되고 그렇죠. 그 이야기 하는거죠?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0년 넘은 낡은 석탄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다음 달 한 달 동안 일시 중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해마다 전력 비수기인 봄철 3월부터 4개월 동안 가동을 멈추도록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가동 중지 대상 발전소는 전체 59기 가운데 10기로, 문 대통령은 이들을 임기 내에 최대한 빨리 폐쇄할 방침입니다. 이 경우 줄어드는 오염물질은 전체 미세먼지 배출량 가운데 2% 안팎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세먼지를 국가 의제로 삼고 근본적 해결방안을 마련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당시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경유차 퇴출과 친환경차 보급, 산업 시설 배출 기준 강화와 한국과 중국 간 협력 강화 등을 내건 바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조속히 설치하라고 김수현 사회수석에게 지시했습니다.

홍알벗: 사실, 한반도 미세먼지 원인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의 영향이 최대 70%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한국과 중국 협력 연구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장명화: 마침 중국의 미세먼지 발생 원인규명과 저감을 위한 국가 차원의 한중 협력 연구가 최근 본격 시작됐습니다. 한국의 KBS 방송은 지난 23일 중국 환경과학연구원 옥상에 설치된 동양 최대의 야외 미세먼지 발생 추적 장치를 보여주었는데요, 이 장치는 오염 물질이 수증기, 오존 등과 결합해 미세먼지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한국 연구진이 이 장치를 이용해 베이징을 포함한 6개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를 3년동안 중국과 공동 조사합니다. 지상관측과 항공기 입체 관측을 통해 1차적으로 미세먼지 생성 원인을 찾아낼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 한중간 논란이 되는 한국 내 미세먼지 증가와 중국과의 인과관계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알벗: 북한도 남한이나 중국처럼 미세먼지로 고민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남한이나 중국이 미세먼지로 시달리던 시기, 북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요. 며칠 전에는 TV 만화영화를 방송하다 자막으로 황사를 경고 하더니, 이어 날씨 방송에서도 황사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습니다.

(조선중앙TV) 황사 경보입니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모자와 눈 보호 안경, 마스크를 착용하며 방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옷을 털고 연한 소금물로 함수(양치질)를 하는 등…

중국 발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연료로 나무와 석탄을 주로 쓰다 보니 북한의 미세먼지 문제도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남북한과 중국 등이 황사와 미세먼지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