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따오기 복원사업을 들여다봅니다.
(따오기 동요)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지금 들으신 동요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의 애환을 노래한 '따오기'입니다. 목을 앞으로 내밀고 날아가면서 '따옥, 따옥'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따오기는 이렇게 한국인의 동요에도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새였습니다.
그런 따오기는 40년 전 한국 땅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 1979년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 자취가 사라진 이후 현재까지 관찰된 바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복원 사업을 시작했고, 5년 만에 27마리로 늘렸습니다.
문제는 수컷이 4마리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더 이상의 번식은 한계에 이른 상황입니다. 경상남도 창녕에 있는 '우포 따오기 복원센터'의 이성봉 주무관이 한국의 JTBC방송에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성봉) 왜 암컷이 많이 나오는지 원인을 밝힐 수도 없고, 일본이나 중국에도 전공 분야 없고, 아직까지 원인을 알지 못하는 상태죠.
이렇게 수컷 부족으로 증식 복원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따오기 보호,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컷 두 마리를 한국에 들여오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협약서에는 중국이 한국에 따오기 수컷 2마리를 기증하고, 한국은 중국의 원서식지 보전을 위해 매년 10만 달러를 5년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번식 협력과 기술 교류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부의 승인 없이는 따오기의 국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한국의 따오기 복원사업에 동의해 협조를 해준 셈입니다.
현재 중국에는 약 1600마리의 따오기가 서식하고 있는데요, 이는 대대적인 복원사업 덕택입니다. 중국은 따오기가 중국의 국조, 즉 나라 새인 만큼, 따오기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1979년 전국을 뒤져 산시성 양현 지역에서 7마리를 찾아내 인공번식을 통해 따오기를 증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동안 복원사업을 진행해온 경상남도 창녕군과 한국 환경부 등의 관계자들은 중국이나 일본과의 교류를 통한 수컷 추가 도입을 위해 끈질긴 노력을 펼친 끝에 이번 한국과 중국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얻게 돼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정선화 자연자원과장이 한국의 TV조선에 전한 말입니다.
(정선화) 근친교배로 나타날 수 있는 유전적 피해를 예방할 수 있고, 앞으로 야상 방사에 대비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창녕군은 앞으로 일반에 공개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김충식 창녕군수의 말입니다.
(김충식) 2-3년 뒤에 50마리까지 늘면, 일반에도 공개할 수 있을 것이고, 5년 뒤 100여 마리까지 늘면 우포늪에 방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도 따오기는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조선자연보호연맹 중앙위원회의 오명석 부교수는 지난 2005년 조선중앙TV에 나와 따오기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될 위기종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천연기념물 38호인 평안남도 따오기는 평안남도 온천군, 증산군 등지에 퍼져있지만,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따오기를 복원했는데요, 일본 정부는 인공부화와 자연 상태 부화를 통해 일본 서쪽 섬 사도가시마에 1000여 마리의 따오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도가시마는 특히 최근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으로 따오기의 자연 번식에 성공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사도가시마는 지난 1981년부터 마지막 남은 따오기 5마리와 중국에서 들여 온 7마리를 보본하면서 인공 부화에 성공해 따오기를 풀어주고 있는데요, 따오기가 마음껏 헤엄치면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논의 일부는 농사를 짓지 않고 비워두고, 친환경 농법으로 미꾸라지 등 따오기의 먹이가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8년 만에 야생에서 따오기 자연번식에 성공해 8마리의 새끼가 태어났고, 올해에도 5마리가 자연 상태에서 부화했습니다. 따오기가 찾아오면서 사도가시마는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고, 지역 쌀이 높은 가격에 팔리는 등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멸종 위기 동물과 기후변화에 취약한 생물이 밀집돼 있어 이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클린턴 젱킨스 교수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서 척추동물 2만1천 종의 서식 자료를 종합해 기존 것보다 1백배 이상 세밀한 생물다양성 지도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젱킨스 교수는 동남아시아는 멸종 위기에 처한 포유동물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고 멸종 위기 조류의 서식밀도는 브라질 남동부에 이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은 또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중 3분의 1 만이 최소한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엄격히 보호되고 있는 곳도 1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또 서식지가 좁은 동물이 밀집한 지역의 10.2%, 멸종 위기 종이 밀집한 지역의 7.1% 만이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심각한 멸종 위기 동물 종들이 대부분 보호구역 밖에 서식하고 있고 현재의 보호 우선순위가 잘못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서식지가 좁은 동물과 멸종 위험이 큰 동물의 밀집 지역 보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습니다.
-- 희귀종 마우이 돌고래를 한 마리라도 잃게 되면 이 종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해양과학자들이 뉴질랜드에 경고하면서 이 돌고래 서식 해역의 어로를 즉각 금지하도록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최장 1.7m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가운데 하나입니다. 뉴질랜드 북섬 서해의 얕은 수역에서만 발견되는 이 돌고래는 성체가 겨우 55마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등록돼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2030년까지는 멸종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제포경위원회 과학 분과위는 "개체 수가 이 정도인 서식 환경에서 인간의 잘못으로 한 마리라도 죽는다면 마우이 돌고래 자체의 멸종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특정 관리 계획을 시행하기에 앞서 이 돌고래 종이 직면한 위험과 현지 어업에 대한 영향을 둘 다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포경위원회는 "과학적인 증거를 더 찾으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우선 마우이 돌고래 서식 해역의 어장 폐쇄 등을 포함한 긴급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