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환경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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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과 중국의 환경 협력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북한 당국이 최근 중국과 환경협력을 희망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죠?

장명화: 네. 박호용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이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환경보호부 리간제 부부장을 만나 압록강, 두만강 등 양국 공유하천에 대한 오염 예방을 비롯해 환경 분야 협력을 제안했습니다. 현지 매체 중국환경보에 따르면, 박 부상은 이 자리에서 중국이 그동안 환경보호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높게 평가한 뒤 "양국이 환경보호 교류를 한층 확대하고 특히 공유하천의 수질오염 예방과 처리, 환경 감시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윤정: 중국 당국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장명화: 신문은 리 부부장이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서로 접해 있는 절친한 이웃 국가이고 중국 역시 환경보호 분야에서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면서 "곧 개최될 중국과 북한 환경합작 제1차 협조요원회의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양윤정: 압록강과 두만강은 중국과 북한의 중요한 국경하천인데요,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북한과 중국 간 국경선은 모두 1천334㎞로, 이 가운데 압록강과 두만강 등 하천국경이 1천289㎞입니다. 이밖에도 압록강과 두만강에는 모래톱을 포함해 모두 451개의 섬이 있는데요, 북한에 귀속된 섬이 264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 간에는 아직 귀속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10여 개의 섬이 있습니다. 게다가 토사로 강 하류 지역의 국경이 수시로 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양윤정: 아시다시피 두만강과 압록강 유역의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한국이나 중국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장명화: 중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두만강 하류 생태계는 연료 연소에 따른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과 이에 따른 산성비 현상 때문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두만강 하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류인 훈춘강 상류의 훈춘 동광과 금광두 광산 개발 때문에 하상의 토사가 증가하고 수은 오염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수질오염으로 두만강 하류의 어업은 황폐화됐으며 물고기는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압록강도 사정은 별다르지 않습니다. 랴오닝성 단둥시 환경과학학회 조건주 회장의 논문에 따르면 무분별한 약탈식 개발과 환경에 대한 고려 없는 광산개발, 도로 개설, 건축 행위 때문에 하천의 범람으로 경작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둥 일대 압록강유역은 석유류, 페놀 등이 포함된 다량의 공장폐수와 생활하수의 배출로 단둥 대사하 하구 아래 지역에는 상당히 넓고 긴 오염지대가 형성됐습니다.

양윤정: 그러고 보니 압록강은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가 비교적 가깝지 않습니까? 북한의 지난해 핵실험으로 압록강 지역에 미친 영향은 없습니까?

장명화: 북한의 언론 매체는 이와 관련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아 알 길이 없습니다. 대신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압록강 지역에서 수질검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길주군 풍계리에서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중국 지역의 압록강 지류는 지린성 바이산시 창바이 조선족자치현으로, 두 지역은 약 100㎞ 거리입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해 박근혜 한국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해 압록강 그쪽에 수질 검사를 하니 나빠졌다"며 "이것은 주민들한테도 참 해가 되는 것이다"라고 밝혀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길주군 풍계리와 압록강의 수계가 직접 연결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리 총리가 밝힌 압록강 수질 악화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만들어진 방사성 물질이 지표를 뚫고 나온 뒤 대기를 타고 흩어지다가 떨어져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중국은 환경오염 백화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환경 문제를 안고 있지만, 다행히 최근 들어 중국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마침 북한의 박 부상은 이번 방문에서 중국의 리 부부장으로부터 중국이 2006년부터 2010년에 걸쳐 11차 5개년 계획을 설정한 이후 전개해온 오염 방지, 에너지 절약 등 환경보호 관련 중요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동부 지역에서 심각하게 발생한 스모그를 포함한 환경악화를 억제하기 위해 ‘생태 문명 도시’ 건설을 표방하며 환경개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도시 오수처리와 물 재이용 시설 건설에는 2015년까지 4298억 위안, 미화로 약 697억 달러를 투입해 100개 이상의 오폐수처리장을 건설하고 같은 기간 2636억 위안, 미화 약 427억 달러로 폐기물 처리와 자원순환체제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광산개발에 따른 산업폐기물 투기로 오염된 동부 대도시와 남부 농경지는 중금속 오염 종합방지 계획을 통해 토양복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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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세계적인 토목공사인 중국의 싼샤댐 사업이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을 몰고 오고 있으며 이로 인한 최대 피해 도시는 상하이라는 주장이 나와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과학원 청두 산지 재해ㆍ환경연구소 천궈제 연구원은 최근 열린 회의에서 싼샤댐 사업은 수질 오염 등 환경을 악화시키고 홍수 발생, 지질 재해, 자연과 인간 생태계 파괴, 그리고 문화유적과 자연 경관 훼손 등에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천 연구원은 특히 상하이는 싼사댐 건설 영향으로 부근 강에 종전 40m 깊이까지 쌓였던 진흙과 모래가 사라졌고 창장 오염, 바닷물 역류, 해안 침식 가속화, 어업 생태계 변화 등 최악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한국의 해양환경관리공단은 최근 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해양환경관리기구와 벵갈만 광역생태계보전사업 사무국 관계자회의에서 동아시아해의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공동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3개 기관은 해양환경관리와 생태계보전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와 구체적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3자간 업무협의서를 오는 9월 중 서울에서 체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동아시아해양환경관리기구는 동아시아해역의 생태계 보호와 연안,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1994년 설립됐으며, 동아시아 14개국과 20개 비정부기구를 회원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