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기상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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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북한,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에 빈발하고 있는 여름철 기상이변을 들여다봅니다.

(중국 피해주민) 다치거나 숨진 사람이 아주 많아요. 우리는 서너 번째로 빠져나왔어요. 집이 다 무너졌어요.

7월 22일 오전 8시 45분쯤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규모 6.6의 강진이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주민이 중국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진동은 1분가량이나 지속됐습니다. 지금까지 100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피해 중심지인 간쑤성 민현과 장현에서는 주택 6천여 채가 완파되거나 부서졌습니다.

이번 지진은 중국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남북지진대에서 발생했습니다. 중국지진센터의 류제 예보부 주임의 말입니다.

(류제) 남북지진대는 지난 2008년 원촨 대지진 이후 본격적인 활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주까지 열흘 가까이 계속되는 폭우와 중·남부 지역을 덮친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296명이 사망/실종되고, 73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중국 서부에 있는 쓰촨성에는 지난 6월부터 2~3일씩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7월 초에는 1주일 이상 집중 호우가 내렸습니다. 2008년 지진 발생 지역인 두장옌에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1100㎜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이 지역 한해 강수량과 맞먹는 강우량 1000㎜가 넘는 곳이 속출했습니다. 지역 일간지인 쓰촨일보는 20년 만의 최대 폭우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기상국 국가기상센터의 저우빙 박사는 "차가운 공기와 더운 공기가 지구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에서 만나 오랫동안 머무는 지구 대기 순환 체재의 변화가 이상 기후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중국과 이웃한 북한 역시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자유아시방송이 접촉한 북한 내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바닷가 지역과 내륙지방은 홍수로 철도까지 유실돼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된 반면, 북부 산악지대에서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아동기금 방콕사무소의 크리스토퍼 드 보노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재민 10만 명을 지원할 수 있는 구호물품을 여러 지역에 비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드 보노) 필수 의약품부터 영양제, 양동이, 천막 등 수해에 대응한 다양한 지원 물품이 준비돼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중부 지방에서 연일 장맛비가 내렸지만, 남부지방에서는 일주일 내내 폭염특보가 이어졌습니다. '폭염 특보'란 섭씨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계속되면 기상청이 발령하는 제도입니다.

인도에서도 폭우와 홍수 피해가 컸습니다.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 우타라칸드 주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5748명이 사망·실종된 것으로 공식 집계했습니다. 주 정부는 실종자 4824명이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신이 물에 떠내려가거나 산사태로 매몰돼 더 이상 생존 확인이 어렵다는 판단에섭니다.

물난리를 겪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달리 장마가 끝난 일본에서는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7월 들어 섭씨 40도에 가까운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12명이 사망했습니다. 지난 13일 하루 동안에만 일본 전역에서 열사병 증세로 866명이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도쿄 시민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도쿄 시민) 정말 더워요. 몸이 녹아 버릴 것 같아요.

여름철 아시아 지역의 날씨는 이처럼 해가 갈수록 극단적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기상업체인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그 이유를 한국의 연합뉴스 TV에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반기성)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집중호우 등 이상 기상이 많아 발생하는데, 특히 동아시아는 세계 평균보다 기온 상승폭이 큽니다. 따라서 집중호우나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거죠.

그러나 유럽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달 초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 중·동부 지역에 폭우가 내려 2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독일을 관통하는 엘베 강 수위는 평소 2m에서 400년 만에 최고치인 8.91m까지 높아졌습니다. 러시아 북서부 지방에서는 지난달 중순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한창이었다가, 하루 만에 때 아닌 여름 폭설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도쿄전력이 2011년 일본 대지진 후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가고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도쿄전력 오노 마사유키 원자력 본부장 대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발전소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 1월부터 원전 지하수 수위와 바닷물 높이, 강우량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썰물과 밀물이 드나들 때 원전용 항구 바닷물과 원전 내부 지하수가 서로 오고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쿄전력은 유출을 인정하면서도 오염 지역은 취수구 인근에 둘러진 방파제와 수중막 안쪽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염수가 얼마나 유출됐는지는 추가 조사할 예정입니다. 앞서 올 5월 일본 정부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전 전용 항구 근처 지하수와 원전 주변 바닷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고농도의 오염수가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유출된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회사 측은 1호기 취수구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1ℓ당 2300 베크렐로 법적 한도인 6만 베크렐의 50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유출됐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 지역 어민들은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지 않았다"는 기존 의견을 뒤집는 이날 발표에 충격을 받은 모습입니다.

-- 한국의 산림보호구역 안에서 나무와 꽃 등 식물을 훼손하기만 해도 앞으로 형사 처분을 받게 됩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청사와 영상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산림보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나무와 꽃 등을 손상시키거나 말라 죽게 하는 행위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한국 돈 1500만원은 미국 돈으로 약 13400달러입니다. 한국의 현행 법률은 산림보호구역 안에 있는 수목, 대나무, 기타 임산물의 벌채와 채취만 금지하고 있고 이를 손상하는 행위 등에 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습니다. 또 개정안에는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산불방지교육 대상자를 산불감시원 등으로 확대하고, 산불방지 교육·훈련과 연구를 담당하는 한국산불방지기술협의회를 설립하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