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북한 산림문제 (1)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가 펴낸 ‘북한 산림, 한반도를 사막화하고 있다’ 책 표지.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가 펴낸 ‘북한 산림, 한반도를 사막화하고 있다’ 책 표지. (Photo: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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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부터 한반도를 사막화할 정도로 심각한 북한 산림 문제를 세 차례에 걸쳐 들여다봅니다.

(조지 아치볼드) 1990년 말 이후부터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식량난으로 북한 사람들이 농지에서 곡식을 한 알도 남기지 않고 다 걷어가 두루미의 먹이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비정부단체인 ‘국제두루미재단’의 공동설립자인 조지 아치볼드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러시아와 중국ㆍ몽골 등지에서 예전과는 달리 북한을 거치지 않고 한국의 철원과 연천 등지로 날아와 겨울을 보내는 두루미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농장에 나와서 논밭이 갈라터지고 볏모들이 말라 죽는 현상을 보니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우리 구역 안의 모든 일군들과 종업원들은 지금 김매기, 물주기 전투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서고 있습니다.

한 북한 주민이 지난 달 중순 조선중앙통신의 동영상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가뭄 상황은 곡물 생산량이 이전 해에 비해 15% 가량 감소한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식량난과 기상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요? 최근 ‘북한 산림, 한반도를 사막화하고 있다’는 제목의 책을 펴낸 김성일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는 산림의 황폐화라고 잘라 말합니다.

(김성일) 산림훼손은 식량문제와 직결되고, 이어서 홍수와 가뭄을 낳는 현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숲을 훼손해서 운명을 유지한 곳이 없다는 것이 북한에서 입증될 겁니다. 북한의 산림황폐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유엔의 공식 자료를 보면 지난 20년 동안 매년 서울시 면적의 2배 정도 규모로 북한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 서울시의 면적이 약 6만 헥타르 정도이니까, 일 년에 13만에서 15만 헥타르의 산림이 북한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세계자원연구소(WRI) 역시 위성사진 관찰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5년간 북한에서 사라진 산림 면적이 새로 조성된 산림의 10배가 넘고, 그로 인한 북한 내 홍수 피해 지역도 거의 북한의 전 내륙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의 사막화 방지 활동에 참여해 전 세계의 사막화 현장을 다니는 김성일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산림전문가도 아닌 핵 담당자들로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들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2011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적인 핵문제 관련 비정부기구인 퍼그워시가 주최한 국제회의에서였습니다.

(김성일) ‘북한의 산림상황이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하고 물었더니 한숨을 크게 쉬더라고요. 그러면서 ‘아.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산림학자는 아니지만,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참 허망했습니다.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산림대국이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산림대국이었는데, 야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되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이런 산림 황폐화가 북한 당국의 다락밭 개간과 무분별한 땔나무 채취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탈북자들이 주축이 된 연구기관인 북한전략센터의 김광인 전 소장의 말입니다.

김광인: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나무를 잘 관리해서 키우는 게 중요한데요. 북한에서는 땔감이 없기 때문에 나무를 심자마자 1년도 못가서 땔감으로 사라집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 속담에 있듯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됩니다. 당연히 산에 나무가 살아남을 수가 없죠.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 산림 재앙이 현재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산사태를 통해 한반도 사막화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산림 생태축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훼손은 곧 한반도 전체의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해결방법은 인공적인 조림 외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고 김성일 교수는 지적합니다.

(김성일) 북한 스스로 돈과 기술이 없습니다. 설령 기술이 있다고 해도, 기계를 돌리거나 무엇을 할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남한이 주도가 돼서 유엔이나 국제기구의 도움이 없이 북한 혼자서의 복원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지금 당장 움직여도 전혀 빠르지 않다는 북한 산림 복원, 다음 시간에는 ‘북한 산림 살리기, 과거와 미래’를 보내드립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아시아·태평양 청소년들이 최근 한자리에 모여 어울려 살아가는 지구촌을 만들 것을 약속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5박 6일 동안 경기과학고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태평양 청소년 환경포럼’이 성황리에 폐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태평양 11개국 청소년 150여명과 해외인솔자, 대학생자원봉사자 등 2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주제로 각국의 기후변화와 세계기아 등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1일 환경교육 가족들을 초청한 가운데 그동안의 토론결과를 소개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지구촌 건설을 위한 공동실천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선포식에서 “학생들이 채택한 공동실천선언문의 과제가 세계 곳곳에 확산돼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은 10월까지 포럼에서 선정한 공동실천과제를 국가별, 팀별로 3개월 동안 수행한 뒤 11월 7일 최종보고회를 갖습니다.

--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미생물을 이용한 분리막 오염 예방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이정학 교수팀은 폐수처리 공정에 분자생물학을 접목해 MBR, 즉 하폐수 처리용 분리막 생물-반응기(MBR)에서 분리막의 오염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생물학적 처리와 분리막을 결합한 하폐수 처리 공정을 뜻하는 MBR는 폐수의 고도처리와 처리수의 재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MBR 공정은 폐수 중의 미생물이 분리막 표면에 미생물층을 형성해 분리막이 막히는 고질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현재 오염된 분리막을 물리적으로 세척하거나 염소 같은 화학약품을 이용해 제거하는데 에너지 비용이 MBR 운전비용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합니다.

연구진은 “가동 중인 하수처리장의 실증 시험 결과 기존보다 에너지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이번 기술은 한국에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로서 폐수처리 분야의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훌륭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소개됐습니다. 이 교수팀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에 각각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