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최근 시작된 전기자동차 택시 시범 운영을 들여다봅니다.
(시민) 전기차라고 하니까 환경에 도움이 되고 승차감은 좋습니다.
한국 방송사에 나온 한 시민이 전기 택시를 처음 접한 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달 1일부터 전기 택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전기 택시가 쓰는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의 구동 에너지를 기존의 자동차처럼 화석 연료의 연소로부터가 아닌 전기에너지로부터 얻는 자동차입니다.
전기 택시의 큰 장점은 소음과 대기오염물질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엔진이 있어야 할 곳에 전기 모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휘발유 차나 경유 차는 엔진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있지만, 전기 택시는 모터로 작동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없습니다. 단지 시동을 걸어도 '삑' 하는 소리가 전부입니다.
또 다른 장점은 연료비가 싸다는 겁니다. 한국의 SBS 방송에 나온 택시 기사의 말입니다.
(택시 기사) 한 달에 연료비가 70만 원 돈이 들어가요. 전기택시는 하루에 많이 충전해도 3천 원 정도밖에 들지 않아요.
서울시에 따르면, 법인택시가 하루에 LPG, 즉 액화석유가스 70ℓ를 사용할 경우 연료비는 유가보조금을 제외하고도 6만3,000원, 미화로 62달러이지만 전기택시는 13% 수준인 8,300원, 미화로 8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하는 시간이 길다는 점입니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를 100% 충전하면 130km를 갈 수 있습니다. 한번 충전에 최소한 30분이 걸리는데요, 택시가 하루에 200km를 뛰려면 밤낮으로 충전에만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택시 기사) 주행거리가 120km 정도이기 때문에 주행을 많이 할 때는 충전을 3번 해야 해요. 기본적으로 충전을 2번은 해야 하죠.
게다가 충전 시설이 많이 부족합니다. 현재 충전소는 서울 시내에 34곳에 불과합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는 영업이 끝나면 이용이 어렵고, 충전하는 동안 주차비를 내야 합니다.
현재 서울을 포함해 전국에는 충전 시설이 1천962기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대부분 6시간이나 걸리는 완속 충전기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정동창 지역경제정책관의 말입니다.
(정동창) 충전소 같은 경우에는 전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나갈 계획입니다.
보통 전기자동차 충전소는 ‘닭과 달걀’로 비유되는데요, 전기자동차 보급이 미미한 단계에서는 충전소가 설치되지 않고, 충전소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비자가 전기자동차 구매를 꺼립니다. 이 정체 상황을 깨려면 정부가 나서서 충전소를 설치해야 합니다.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중국이 전기자동차 충전소에 무려 1000억 위안, 미화로 약 162억 달러를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익명의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이 계획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대기 오염도를 낮추기 위해 친환경차를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부터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구매에는 세금을 면제해줍니다.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대세입니다. 각국에서 강화되는 환경규제와 전기자동차 양산의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 시설 구축에 전기자동차업체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정부 보조금이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서도 올해 16종의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입니다. BMW의 경우 고객의 폭발적인 요구로 전기자동차 1종에 대한 생산량을 기존 연 4만대에서 10만대로 늘리는 결정을 했습니다.
낮은 연비효율의 대형차가 대세였던 미국 시장에도 전기자동차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만 대 수준에 불과하던 미국의 전기자동차 누적 판매대수는 지난해에는 10만 대에 육박해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진입을 알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2차전지의 상용화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단가가 크게 낮아지는 2020년 이후 전기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미국 콜라라도 주의 국립대기연구센터는 전 세계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쓰레기 20억 톤 가운데 41%가 불에 소각된다고 추산했습니다. 쓰레기 소각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국립대기연구센터는 각 국가별 인구 수와 1인당 쓰레기 발생량,
공식 쓰레기 처분량 등을 취합해 비교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쓰레기 소각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주거지역 쓰레기 소각량은 중국이 가장 많았고 인도가 뒤를 이었습니다. 폐기물 처리장에서 태워지는 쓰레기양도 중국이 가장 많고 브라질과 멕시코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국립대기연구센터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해에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가운데 29%, 수은 대기배출량의 10%가 쓰레기소각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각국이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정책을 결정할 때, 쓰레기 소각 규제 문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대만 등 중화권 사찰을 방문하면 향을 모락모락 피우며 기도를 하는 방문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향 피우기’가 미세 먼지 농도를 높이는 등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논란이 일자, 대만의 한 유명사찰이 방문객들의 향 피우기를 금지하면서 현지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빈과일보 등 주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년 600만 명이 방문하는 대만 타이베이시의 유명사찰인 행천궁은 최근 방문객들에게 향을 피우지 말 것을 촉구하며, 사찰 안에 있는 향로와 향로 판매 시설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이는 사찰 근처의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주택가와 비교해 최대 16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한편, 사찰에 근무하는 신자들이 향 연기로 인한 건강 피해를 호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애초 올해 추석 이후 향로를 철거하겠다는 계획도 있었지만, 사찰 측은 일정보다 앞당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만 정부도 사찰 측의 결정에 감사의 표시를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대만 언론들은 상당수 신자가 “향을 피워오다가, 향을 피우지 않으니 기분이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