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분화 시, 동북아에 매우 큰 영향 줄 것

사진은 백두산 천지.
사진은 백두산 천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과 그 영향을 살펴봅니다.

(연변대 기숙사 직원) 그때 그릇 씻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릇이 이리저리 흔들렸어요. 아 지진이구나…

(연변대 학생) 기숙사 방 전체가 몇 번이나 흔들렸어요. 저는 서 있었는데 머리가 어지러웠어요. 옷걸이도 흔들렸고요.

방금 들으신 것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연길에 있는 연변대학교의 기숙사 직원과 학생이 한국의 KBS 방송에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발생한 지진을 겪은 경험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지난 3일 인공 지진 여파로 한바탕 대피소동을 겪었지만, 연길 주민들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에게는 또 다른 공포가 엄습하고 있습니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입니다.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핵탄두 개발에 열중해왔습니다. 이른바 ‘핵무기개발을 위한 폭발시험’을 지하에서 몇 차례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강도 5.7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북한이 이런 지하 핵폭발 실험을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실시함에 따라 백두산 지하에 존재한다는 마그마 방에 강력한 압력이 전해지고요, 이 압력이 어떤 시점, 즉 진도 7.0이상의 지진 폭발 강도나 혹은 잦은 충격에 이 용암을 둘러싸고 있는 바위가 깨지면서 그 틈으로 마그마가 터져 나와 화산폭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그마는 지하에서 암석이 높은 온도로 가열되어 용융된 것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저명한 화산학자인 로빈슨 앤드루스 씨는 지난 8월 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지하에서 하는 무기개발 시험들이 마그마가 괴어있는 백두산의 '마그마 굄'에 강력한 압력파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화산 지대 아래에 용융상태의 암석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화산활동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백두산에는 마그마가 도대체 어느 정도 있는 걸까요? 백 부소장은 북한 과학자들이 서방 연구진과 백두산 관련 공동연구를 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며, 상당량이라고 답했습니다.

(백명수) 지난해 북한, 영국, 미국, 그리고 중국 과학자들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서 백두산 지하에 마그마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백두산 인근에서 지진파를 탐지했는데요, 백두산에서 약 60km떨어진 지점은 지각의 두께가 35km, 즉 지진파 값이 중국과 한국 대륙계와 비슷한 반면, 백두산으로부터 약 20km에 이르는 지점까지는 지진파 값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백두산 아래 지각을 이루는 암석이 일부 녹아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백두산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가 있고요, 마그마 층의 면적이 최소 서울시의 2배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백두산은 과거 946년의 화산 폭발 당시 거대한 폭발이 있었습니다.

이번 핵실험으로 북한과 중국 접경인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러시아 연해주 일대까지 강하게 흔들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백두산과 핵실험 장소와의 거리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북한의 핵무기 실험장소는 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입니다. 풍계리는 백두산에서 육상으로 약 115km 떨어진 곳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에서 천안 정도의 거리로, 자동차로 한 시간 이내의 근거리입니다. 북한은 이곳에서 그 동안 6번의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06년 10월 1차 실험부터 올해 지난 3일까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해온 것입니다. 풍계리 지역은 지형적으로 핵실험을 하는데 좋은 조건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해발 1000m 이상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암반이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서 핵실험 중에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6차 핵실험으로 풍계리 지하 갱도가 붕괴됐을 수도 있다는 보고와 인근에 있는 산이 붕괴에 처했다고 중국의 연구진이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6차 핵실험 8분 뒤에 핵실험 지역에서 진앙이 지표면인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 지진은 핵폭발이 야기한 붕괴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국의 일간지 동아일보는 보도했습니다. 핵 실험장이 있는 산이 무너져 산속 동굴의 핵 실험장이 외부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핵 실험장이 있는 풍계리는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약 100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접경 지역이 방사능 누출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과학기술대학교 지진실험실의 원롄싱 교수 연구팀은 이번 6차 핵실험의 위력이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최대 7.8배에 이른다는 관측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는 백두산 지각에 상당한 자극이 가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점점 더 강해지는 북한 정부의 핵실험이 백두산을 자극해 화산 폭발이라는 재앙을 초래할까 우려되는데요, 백 부소장은 그렇게 되면 남북한은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백명수) 화산 폭발 시 가장 큰 피해를 입히게 되는 곳이 화산 세설류인데요, 즉 화산구름 기둥이 1km-5km까지 올라가다 무너져 내리면서 산비탈을 타고 주변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용암과 기존 암석이 파편으로 부서져 화산가스와 한 덩어리를 이룹니다. 섭씨 500도에서 700도 정도로 고온입니다. 이게 산비탈과 주변지역을 휩쓸면서 주변지역의 생물이 절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뜨거운 재가 동물과 사람의 코로 들어가면 호흡점막이 손상됩니다. 화산 폭발 시 사망 원인 70%가 이 때문입니다. 북한주민에게도 치명적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겨울철이면 화산재가 8시간만에 울릉도, 독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12시간 이후에는 일본에 상륙하게 됩니다. 화산재가 동북아 일대에 퍼지면서 아시아 지역이 피해를 볼 것입니다. 특히 항공운항에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여름철 폭발 시, 천지에 있는 20억톤의 물이 양강도와 지린성 일대에 대규모 홍수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산 분출물과 함께 흘러내리는 화산성 홍수죠. 시속 100km로 흐르기에 그 고온의 물이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역의 생태계가 파괴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백두산 분출 가능성을 반박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출신의 핵실험·지리 공간학 전문가 프랭크 파비안 씨는 최근 북한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핵실험에 따른 백두산 분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미국 네바다 핵 실험장에서 수십 년에 걸쳐 폭발력이 매우 큰 핵실험이 900여 차례 이뤄졌으나, 이로 인해 화산이 분출했다는 징후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