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75] 프랑스 핵시설 폭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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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발생한 프랑스의 핵시설 폭발사고를 들여다봅니다.

(프랑스 방송 속보)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한지 6개월만인 12일,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도시 님 인근의 마르쿨 원전단지 인근에 있는 핵폐기물 처리센터에서 폭발사고가 터졌습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웃마을에서도 3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습니다.

조금 전 들으신 것처럼 프랑스 주요 방송사들은 이 소식을 속보로 전 세계에 타전했는데요,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를 바짝 긴장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프랑스가 58기의 원자로에서 국내 전력의 75%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는 오전 11시45분께 프랑스전력의 자회사인 핵폐기물을 재처리하는 소코데이의 상트라코 센터에서 가동되던 한 소각로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는데요, 특히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에서 과거 소형 원자로가 몇 기 가동됐다 폐쇄된 상태라는 소식과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설까지 제기되면서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뉴스 전문채널인 BFM TV가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고, 해당 지역 격리 조치와 주민 대피령 여부에 관한 소식들도 외신들을 통해 속속 전해졌습니다.

주무부처인 프랑스 산업/에너지부와 원자력안전청은 물론이고 내무부와 경찰, 프랑스의 국영 전력공급사인 프랑스전력 등 관계부처와 업계가 총동원돼 사고의 실체를 파악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원자력안전청은 하지만 이번 폭발로 방사성 물질은 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상트라코 센터에는 원전이 없고, 용광로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녹이는 데 사용되던 것이어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 위험은 없다는 겁니다.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선 작업시 사용한 작업복, 장갑을 포함한 각종 교체부품 등으로 방사능의 세기가 낮은 것을 말합니다. 플로랑스 망쟁 국제원자력기구 주재 프랑스대사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플로랑스 망쟁) 이번 사고는 원전 사고가 아니라 산업 재해입니다.

방사성 물질 유출이 아닌 폭발에 따른 인명피해로 규정됨에 따라, 해당 지역에 대한 격리나 대피령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는 폭발사고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프랑스 당국에 즉각 관련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IAEA 집행이사회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IAEA, 사고긴급센터가 즉각 가동됐으며, 프랑스에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이사회 연설에서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안전문제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해왔다고 자성하면서, "원전 안전이 긴급한 문제라는 인식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IAEA뿐만 아니라 여러 환경단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있는 반핵단체 운동가 소피 마요니 씨의 말입니다.

(소피 마요니) 이 핵시설은 프랑스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실시하고 있는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정부가 후쿠시마가 주는 교훈을 새겨듣지 못한 것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모임인 '우려하는 과학자연맹'의 에드 라이먼 씨도 미국의 뉴스전문 방송 CNN과 한 회견에서 "이번 사고가 저준위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면서 "앞으로 미국에서 사용 후 핵연료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데다 위험이 더 크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원전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지만, 전력의 대부분을 원자력에서 수혈 받고 있어 공급 비중으로 따지면 세계 1위의 원자력 의존국입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을 비롯한 주변국에서 원전에서 벗어나려는 행보와 전국적인 반핵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원자력 산업에 13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반도, 특히 북한의 핵시설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사고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미국에서 어린이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한국계 미국인 조너선 리 군이 '독도 홍보대사'로 활약하게 됐습니다. 조너선 군은 앞으로 경상북도의 울릉도ㆍ독도 홍보물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경상북도가 개최하는 각종 환경 관련 행사에 참석해 독도가 한국 땅임을 세계에 알릴 계획입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한국계 어린이 환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조너선 군의 녹색섬 홍보대사 위촉은 경상북도의 독도 수호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일"이라면서 "앞으로 경상북도는 조너선 군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독도 수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환경만화 '고 그린 맨'의 작가로 유명한 조너선은 세계유소년환경연대를 창설하고 '세계 어린이 1명당 매년 1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서 왔습니다. 조너선 군은 지난해 8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판문점 어린이 평화 숲'을 조성하자는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등지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오랑우탄의 두개골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해, 동물보호단체가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 통신은 동물보호단체 오랑우탄 보호센터의 하르디 박티안토로 국장을 인용해, "오랑우탄 두개골 불법 거래가 칼리만탄 지역 전역에서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르디 국장은 기념품 상인들이 오랑우탄 두개골을 팜오일 농장이나 보호림 근처에 사는 주민들로부터 구입해 하나에 약 60달러에서 235달러에 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오랑우탄 서식지 인근 주민과 노동자들에게 오랑우탄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몇 마리만 잡으면 대졸 초임이 넘는 돈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랑우탄 보호센터는 지난달에만 중부 칼리만탄의 팜오일 농장에서 오랑우탄 두개골 4개를 발견했고 동부 칼리만탄에서도 묻혀 있는 오랑우탄 시체를 발견했습니다. 하르디 국장은 "오랑우탄 두개골을 판매하는 기념품 상인들을 체포하면 밀거래가 근절될 수 있다"며 임업부 자연자원보호센터가 멸종위기종의 뼈나 부산물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법을 엄격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