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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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조만간 한국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를 들여다봅니다.

(김효정) 평창 로드맵이 크게는 과학기술 협력, 개발도상국 역량 강화, 재정 동원, 지속가능 발전 목표와 통합 4가지로 구성되는데, 저희는 과학기술 협력분야에 기여하기 위해 과학기술 협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예정입니다.

한국 환경부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준비기획단의 김효정 과장이 얼마 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제 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의 진행 상황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김 과장이 언급한 로드맵은 ‘청사진’을 뜻하고, 이니셔티브는 ‘계획’을 말합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과 함께 세계 3대 환경협약으로 꼽히는데요, 이번 총회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194개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대표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립니다. 특히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 ‘나고야 의정서’가 총회 기간 중인 10월에 발효됨에 따라 평창 총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평창 총회에 북한 대표단도 참가해 달라는 공식 초청장을 최근 발송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에 초청에 대한 답변을 언제까지 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총회 시작 전까지 북측이 참석의사를 밝히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에 “남측은 환경부 장관 명의로 북한 국토환경보호상에게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와 부대 행사 등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하는 전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 대표단이 총회에 참석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물 다양성 논의에 동참하고 이 과정에서 남북이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지혜를 모으며 남북 간 환경협력을 확대하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생태계 연결을 위한 환경 협력의 통로를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협력의 시동 차원에서 이번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제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규탄에도 불구하고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무력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입니다.

(박근혜) 오는 9,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기를 희망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북한 측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평창 총회에 한국 청년 대표로 참석하는 송민재 군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송민재 군은 민간단체인 ‘세계생물다양성청년연대’의 운영위원입니다.

(송민재) 북한 청년들에게도 참가해달라고 초청장을 보낼 참입니다. 잘 아는 재미동포를 통해 초청장을 북한에 전달할 예정인데요. 저는 이번 청년정상회담에 북한 청년들도 꼭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행사가 유엔 총회이고, 전 세계 청년대표들이 오는데 북한만 빠져선 안 되겠죠. 또 우리 한반도에서 열리고, 게다가 DMZ는 바로 우리의 문제가 아닙니까. 그래서 함께 논의해야 하는 거고요. 당연히 의견도 같이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환경회의인만큼,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이 환경관련 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합니다. 생물다양성 한국협회의 배병호 사무총장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배병호) 이 자리를 빌려 북한의 생물다양성을 관계하시는 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시아경기대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생물다양성 총회입니다. 꼭 참가해 주셔서 우리 민족의 미래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생물 산업에 통일한반도가 중심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생물다양성을 통한 한민족의 생태통일을 함께 논의했으면 합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총회에 참석하게 되면 남북 간 상, 하수도 협력이나 대기오염, 자연환경보존 협력 등 다양한 환경 분야의 문제와 관련한 남북협력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은 2010년 발간한 ‘제3차 생물 다양성 전망 보고서’에서 1970년 이래 야생 척추동물의 31%가 멸종됐고, 이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20~30년 이내에 전체 생물종의 25%가 추가로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불과 4-5년 전까지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제비, 뜸부기, 쇠똥구리 등을 이제는 농촌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진 상태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 정부가 최근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내년부터 남극해에서 포경, 즉 ‘조사용 고래잡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국제포경위원회에 참석한 일본 정부 대표는 남극해에서 잡는 고래는 ‘과학 조사용’이라며 참가국들의 이해를 구했습니다. 일본은 포경 대상을 밍크 고래로 한정하고 포획 마릿수도 예년의 800마리에서 대폭 줄여 11월까지 국제포경위원회 산하 과학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1986년부터 상업적인 목적의 포경을 금지해 오면서도 연구 목적의 포경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일본의 조사용 포경은 연구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고 남극해 포경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 시위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중국에서 환경을 해치는 개발이나 오염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습니다. 환경 파괴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가 일반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홍콩의 유력 일간지 명보는 광둥성 후이저우시 보뤄현에서 최근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당국의 쓰레기 소각장 건립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당국은 당초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보뤄현 주민 거주지에서 1㎞ 떨어진 곳이자 홍콩의 식수원인 둥장 인근에 2600t급의 쓰레기 소각장을 건립하려 했습니다. 보뤄현 측은 시위 직후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입지를 다시 선정하겠다”며 쓰레기 소각장 건립 계획을 당분간 유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