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서울시 월계동 방사능 역학조사 최신 결과를 들여다봅니다.
한국의 수도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주민 87명이 국내외 방사선 관리기준인 연간 1mSv (밀리 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밀리 시버트는 방사선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주택가 아스팔트 도로에서 방사선이 계측돼 우려를 낳았던 월계동 인근 주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5598명이 방사성물질인 세슘 137에 노출됐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아스팔트는 보통 원유를 정제하면 끈적거리고 검은 색의 점성을 가진 석유 화합물로 도로포장 재료로 많이 쓰입니다. 역학조사단 연구책임자인 하미나 단국대학교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하미나) 세슘 137은 인공 방사능 핵종입니다. 자연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핵종이라는 사실입니다.
조사 대상 주민 가운데 방사선 관리기준인 연간 1mSv를 초과한 사람은 87명, 누적피폭량이 5mSv 이상인 주민은 10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방사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앞으로 50년간 추적관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비영리 공익법인인 녹색병원의 이윤근 박사의 말입니다.
(이윤근) 5밀리 시버트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 그 이상 노출된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그분들을 대상으로 관리대상을 산정하면 좋지 않을까...
하미나 교수는 “연간 1mSv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1만~10만 명 중 1명은 암에 걸릴 수 있다. 이는 번개에 맞아 사망할 확률과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하 교수는 “그러나 발암물질은 일정 수준 이하면 안전하다는 기준이란 게 없다”며 “일단 방사선에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확률의 문제일 뿐 발병 위험이 시작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사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아스팔트 도로 통행 소요시간과 통행일 수 등을 얻어냈습니다. 여기에 각 연도의 아스팔트 방사선량을 곱하는 방식으로 지난 10년간의 방사선 노출량을 역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동안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은 총 누적피폭량이 35mSv로 나타났습니다.
하 교수는 “월계동과 다른 지역의 암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피폭 주민들에게서 아직까지 방사능과의 인과관계를 의심할 만한 유의미한 발병률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러나 암은 잠복기가 긴만큼 이들에 대한 장기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당장 문제는 없더라도 피록 영향은 수십 년에 걸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는 이야깁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음성을 변조한 정밀 조사 관계자도 한국의 KBS방송에 나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정밀 조사 관계자) 방사능으로 암이 발생하는데 까진 10년도 짧아요. 길게 봐야하거든요. 지금 영향이 없다고 해서 완전히 없다고 하긴 그렇죠.
이와 관련해, 지난해 이 일대를 한 차례 조사한 후 방사선 노출 정도가 미약해 주민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던 원자력안전위원회 측은 서울시의 피폭량 조사결과에 대해 “주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노출 총량을 산출한 것은 연구방법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주민들의 불안감 등을 없애기 위해 예산 2억2400만원, 미화 약 20만 달러를 배정해, 월계동 인근 주민 1000명에 대해 국가 암 검진 사업과 연계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사선의 잠복기가 최소 10년에서 50년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초기에는 2~5년, 장기적으로는 10년 단위로 역학조사를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시는 이를 위해 주민 약 1만 명과 어린이, 청소년 등 3000여명을 대상으로 집합체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편, 미국의 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 주민의 방사능 위험과 관련해 "북한이 1차 핵실험 후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었지만 2차 핵실험이 핵폭발 장소를 철저히 막아 유해물질을 검출할 수 없었다"며 "이는 북한 주민에 대한 배려에서라기보다는 핵실험의 세부사항을 국제사회에 알리지 않으려는 노력"이라며, 북한 주민의 건강을 우려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차 핵실험 이후 ‘방사능 유출이 없는 주체적인 과학적 타산과 계산으로 이루어진 안전한 실험’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이 2011~2015년 12차 5개년계획 기간 생활 쓰레기 처리에 510억 위안, 미화 약 81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자원절약환경보호국 자오펑가오 부국장은 중국이 생활 쓰레기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이 전했습니다. 자오 부국장은 "중국에서 생활쓰레기 압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가는 12ㆍ5계획 기간 60억 위안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각 지방정부도 450억 위안을 쓰레기 처리에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가정마다 하루에 쓰레기 1~1.5㎏을 배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쓰레기 총량이 3억t에 달했으나 2억t만 운반 처리됐고 그 중 1억5천700만t이 무해 처리됐다고 자오 부국장은 밝혔습니다. 자오 부국장은 이어 쓰레기 무해화의 주요한 수단은 소각처리라고 소개했습니다. 자오 부국장은 "아직은 소각시설이 불충분하고 소각장 건설부지 주민들이 다이옥신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우려해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소각장이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다이옥신 배출량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시설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오 부국장은 아울러 "정부가 쓰레기 소각장에 대해 적극 나서고 민영기업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쓰레기 소각분야가 앞으로 주요한 투자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사교모임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어린이 나들이에 쥐여 줘야 하는 헬륨 풍선을 볼 날이 머지않았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헬륨은 천연가스 채굴 때 부산물로 얻는 깊은 지하의 광물입니다. 영국 임페리얼 대학의 화학 교수인 톰 웰튼 씨는 전 세계적으로 헬륨 자원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앞으로는 꼭 필요한데 아껴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웰튼 교수는 헬륨이 주요 의료기구의 대형 자석 냉각제로 사용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낭비하다가는 30~50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로버트 리처드슨 박사도 2년 전 헬륨 부족 현상을 지적하면서 사교모임용 풍선에 들어가는 헬륨 값을 개당 60파운드, 미화 약 100달러로 매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헬륨의 상업적 공급을 관장하는 영국 압축가스 협회 측은 최근 러시아 등 몇 군데에서 새로운 헬륨 매장지가 발견돼 지난 2년간 올랐던 헬륨 가격이 당분간은 내려갈 전망이지만 다른 공급원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풍선협회에 따르면 풍선 한 개에 드는 헬륨 가격은 미화로 1달러 미만입니다. 그러나 풍선 협회 측은 "풍선에 사용되는 헬륨은 의료용으로 사용된 것을 공기와 섞어 재활용하는 것"이라면서 자원 낭비 비난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