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력 지원사업, 북에 적용가능”

0:00 / 0:00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태양광발전소 수익으로 베트남에 전력을 지원한 사업을 들여다봅니다.

한국의 환경공익법인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송파구와 공동운영하는 나눔발전소 2호의 운영 순익으로 베트남 풍력·태양광 병합형 발전기 지원 사업을 최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눔 발전소는 에너지나눔과평화가 협력기업, 지방자치단체, 기관 등과 함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전력판매를 통한 순익의 100%를 에너지 빈곤층과 제3세계 빈곤국가 지원, 후속 나눔 발전소 설치에 활용하는 공익발전소입니다. 에너지나눔과평화의 박성문 정책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올해 베트남 지원 사업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박성문) 지금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7위국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반면, 베트남은 전 세계 116개국 중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이런 베트남에 한국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지원함으로서 탄소배출에 대한 책임도 지고, 베트남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전기 미공급학교에 지원함으로서 교육복지를 실현해보자는 차원에서 지원했습니다.

이번 지원사업은 베트남 북부 라오까이 지방 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남세 초등학교와 단탕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들 학교에는 마을 공동체 내 70여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습니다.

에너지나눔과평화에 따르면, 이 두 학교의 학생들은 우기 때마다 컴컴한 학교에서 불빛 없이 공부하는 어려움을 겪었고 무더위와 습기로 땀범벅이 된 채 학교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단탕 초등학교의 경우 도보로 2시간 동안 들어가는 산속에 위치해, 안개가 많이 끼거나 날씨가 궂은 날에는 아예 학습 자체가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각 학교별로 지원된 풍력 1.5kW와 태양광 680W의 병합형 발전기는 약 30%의 높은 발전효율을 자랑하며 연간 1만1,140kW의 전력을 생산해냄으로써 교내에서도 전등과 선풍기 사용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박성문) 이전 지원 사업의 경우 학교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사전에 수요조사를 하지 않고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아마 한국 상황만 고려해 이들 학교에 너무 시설이 없으니, 시설을 넣어주자, 해서 다른 기관에서 선풍기와 전등을 지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 학교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그런 지원물품이 거의 무용지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저희가 풍력과 태양광 병합형 발전기를 지원하면서 그곳에서 전력이 생산되고 공급되니까 이전에 지원받았던 기기들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이 사실 외부에서 지원이 들어오는 것은 매우 고맙고 반갑지만 쓸 수 없어서 매우 난감했는데, 전력이 지원돼서 너무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이번 지원 사업 도중에 현장에 비가 많이 와 이동차량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도보로 2시간 동안 산을 올라야 했으며 기자재 설치 시에는 기초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아 풍력발전기를 세우는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발전기 설치가 완료된 후 교내에 처음으로 전등불이 켜지고 선풍기가 가동되자 학교에서 놀던 어린이들은 환호하며 신이 나서 교실을 뛰어다니느라 여념이 없었다고 박성문 정책국장은 말했습니다. 또 선생님들도 발전기를 설치할 때 손수 일거리를 거들면서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 준 지원팀에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너지나눔과평화의 김태호 사무총장은 이메일을 통해 “나눔 발전소 운영을 통한 해외 지원사업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환경공익사업으로 올해까지 3번째 지원을 완료했으며 올해 지원은 베트남에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학교를 없애는 토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사무총장은 “특히 올해 중반기에는 베트남 라오까이 지역 가구에 책상과 컴퓨터 등 학습용품을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 진행해 에너지와 교육이 함께하는 복지 사업으로서 상쇄효과를 높였으며 미래세대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너지나눔과평화 측은 전 지구적으로 신뢰가능하며 지속가능한 현대적 에너지의 보편적 공급은 이제 더는 미룰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사회주체들과 정부 차원에서도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성문 정책국장의 말입니다.

(박성문) 지금 유엔에서 POST-2015 SDGs를 제시하고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모든 국가에 의무사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목표가 제시하는 평등, 경제, 환경 문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를 저희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많이 해결하고 있다, 또는 대표적이고 실질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보편적인 공급을 모든 국가가 받아야 하고 해야 한다는 게 저희 사업에 부합되는 내용이거든요. 모든 사람이 에너지를 공평하게, 평등하게 공급받아야한다는 차원에서 이런 사업들이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가에 지원돼야 합니다.

박성문 정책국장이 언급한 POST-2015 SDGs는 유엔 회원국들이 앞으로 15년 동안 추진해야 할 공동 목표의 밑그림을 말합니다. 연내부터 2030년까지 유엔이 추진할 새로운 목표는 SDGs, 즉 ‘지속가능발전목표’로 명명됐습니다.

한편, 베트남의 전력 지원사업이 북한에도 적용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박성문 정책국장은 10여 년 전에도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북한에 풍력발전기를 지원한 적이 있다면서, 기회가 되면 북한에 직접 풍력. 태양광 발전기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성문) 10년 전에 사업 모니터링이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서 저희가 북한 측에 그런 점을 보완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지속적인 사업이 추진돼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통일을 준비한다라면, 에너지 부문에 있어서도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희가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물꼬가 터진다면 베트남의 사업 내용으로 들어가고 싶고, 그럴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는 북한은 태양열을 비롯한 자연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태양열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역을 치켜세우고 국제적인 자연에너지 이용 동향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