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타케산의 화산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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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일본 온타케산의 최근 화산 분화를 들여다봅니다.

(실종자 어머니) 한숨도 못 잤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일본 온타케산이 분화한 지 나흘째인 30일, 화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유독성 가스도 대량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 바람에 수색작업이 잠시 중단되자, 한 실종자의 어머니가 현지 방송에 애를 태우며 한 말입니다.

9월 27일에 발생한 일본 온타케 산 화산 폭발로 인한 인명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수색 구조작업에서 등산객 5명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현재까지 심장과 폐 기능이 정지한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사람은 모두 36명입니다. 이 중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의사의 확인 작업을 거치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당국은 조난된 등산객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유독가스가 워낙 강한데다 장비 부족 등으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단풍철의 첫 번째 주말을 맞아 온타케 산을 찾은 등산객이 많아 피해가 더 컸습니다. 분화 당시 산장으로 대피해 목숨을 구한 생존 등산객들은 "돌비가 쏟아지고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다"며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한 생존자의 말입니다.

(구조 등산객) 머리를 다친 분이 바로 제 앞에서 절명했습니다. 그분들의 무게로 제 다리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온타케산은 최초 폭발 때보다 분화가 약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스와 화산재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화산 물질을 계속해서 방출하면서 인근 지역이 화산재 비상에 걸렸습니다. 이미 수 백km 떨어진 지점까지 화산재가 퍼져나가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화산재는 입자가 매우 작은 먼지로 호흡기 질환자에게 매우 치명적입니다. 심할 경우 합병증까지 유발해 일본 기상당국은 외출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제는 도쿄에서 가까운 일본 최대의 화산, 후지산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3년 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지산이 분화할 것이란 예측이 계속 나왔는데, 이번에 온타케산이 분화하면서 후지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만여 명의 사망자를 낸 1707년 분화 이후 300여년 간 잠잠했던 후지산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란 점이 공포를 키우고 있습니다. 미세 지진이 빈발하더니 지난 해 8월엔 하루에만 10여 차례의 지진이 관측됐고, 인근 호수 수위가 3m나 낮아졌습니다.

이번 온타케산 분화는 마그마가 지하수를 가열해 만들어진 수증기가 폭발한 방식입니다.

그런데 후지산 주변 호수의 물이 줄어든 것도 온타케산처럼 마그마가 지하수를 데우면서 수증기가 만들어지는 전조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가 케이블 방송인 JTBC에 나와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윤수) 마그마 폭발은 사람으로 치면 머리에 열이 나고 충혈되고 이런 걸로 증세 파악하는 건데, 온타케는 아무 이상 없이 갑자기 병이 났다는 셈이죠.

만일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온타케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대재앙이 될 전망입니다.

후지산 반경 100km 이내에 도쿄, 요코하마 등 수도권 대도시들이 밀집해 있어 무려 1250만 명의 주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온타케산의 화산 폭발로 적잖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한반도의 활화산인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독일의 인공위성이 111년 전에 마지막으로 터져나왔던 백두산의 마그마가 지금도 지표 가까이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연구진이 독일 인공위성에서 얻은 백두산의 지질자료를 분석했더니, 지하 40km~10km 사이에 마그마방으로 불리는 저장소가 4곳, 그리고 지표에 비교적 가까운, 지하 5~2km 사이에 폭 20km 규모의 마그마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1903년 마지막 분출 이후 잠잠한 백두산의 마그마. 활동 재개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지진처럼 예측이 어렵고, 일단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철저한 감시가 중요하단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 출연 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은 내년 2월까지 백두산에 중국과 공동 관측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실사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석유로 미국에서 막대한 부를 쌓았던 록펠러의 후손들이 석유에서 손을 떼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석유 왕’ 존 록펠러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록펠러형제기금’이 앞으로 화석연료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총 8억6000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록펠러형제기금은 록펠러 가문에서 비교적 독립적인 록펠러재단과는 달리 록펠러의 후손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선기금입니다. 록펠러형제기금의 스티븐 하인츠 회장은 신문에 “우리 기금은 이미 석탄 등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대체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이처럼 ‘석유 왕’ 록펠러의 후손들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록펠러의 후손인 발레리 록펠러 웨인은 신문에 자신의 8살난 딸에게 야자유 농장 때문에 오랑우탄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며 “이후 딸은 내가 입술연지를 바르면 뽀뽀를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입술연지에 야자유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기후변화가 북극곰의 식단까지 바꾸었습니다. 뉴욕의 현지 언론들은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의 주 먹이가 바다표범에서 흰 기러기로 바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북극곰의 수도’라고 불리는 캐나다 북동부 허드슨만의 환경을 수십 년간 관찰해 온 로버트 록웰 박사는 북극곰들이 흰 기러기와 흰 기러기 알들을 먹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북극곰은 여름이 되면 얼음이 녹는 해안을 떠나 육지로 이동하는데, 육지로 올라간 북극곰들은 이른바 ‘걷는 휴면’이라고 불리는 에너지 절약형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북극곰의 해안 활동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극곰이 일년간 육지에서 활동하는 기간이 30년 전보다 평균 30일 길어지면서 주 먹이인 바다표범을 해안에서 사냥할 기회도 적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예전보다 이른 시기 육지 생활을 시작하면서 흰 기러기가 새로운 먹이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흰 기러기의 번식 시기가 북극곰의 달라진 육지 이동 시기와 겹치는 점도 흰 기러기가 대체 먹이가 된 주요 이유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