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점점 더워지는 추석 날씨를 들여다봅니다.
(기상 보도) 연휴 기간 내내 추석답지 않게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지난 9월 중순 추석 연휴를 마치고 나온 한 방송사의 기상 보도입니다. 연휴 첫날인 18일 서울의 기온은 섭씨 29.3도를 기록했습니다. 평양도 같은 날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평년 같으면 8월 중순에 나타나는 기온입니다.
19일에도 서울의 기온은 31도, 심지어 평양도 30도 까지 올라가는 등 여름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에 사는 장도형 씨의 말입니다.
(장도형) 땀도 나고, 색안경도 껴야 하고, 너무 햇빛이 쨍쨍해서 여름 같았습니다.
지난 1908년부터 2012년까지 105년 평균 추석 날짜는 양력 기준으로 9월 23일입니다. 올해 추석이 이보다 나흘 정도 빠르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추석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1910년대는 16.8도이던 서울의 추석날 평균 기온은 2000년대에는 섭씨 22.3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가을 시작이 늦어지면서 일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인 여름 추석도 1910년대에는 20%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에는 60%나 됐습니다. 한국 기상청의 허진호 통보관이 한국의 SBS 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허진호) 지구온난화가 지속으로 이뤄지고 있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기온이 조금씩 오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허 통보관이 언급한 '지구 온난화'란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과 같은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가 짙어져 땅 표면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앞으로 여름 속 한가위가 일상화 되느냐는 겁니다. 최근 공개된 연구 결과는 한반도 기후변화로 가을 시작 시기가 90년 만에 17일이나 늦어지면서 앞으로는 추석의 70%가 여름에 해당하게 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대현 전 농협경제연구원 박사는 최근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추석은 근 30년간 추석 날짜 중 가장 이른 시기로 폭염이 끝난 늦여름에 추석을 치르게 된다”고 밝혔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9년까지 30년 동안 추석 날짜는 양력 기준으로 9월 상순에서 10월 상순 사이에 분포합니다. 가장 이른 추석은 내년 9월 8일이고 가장 늦은 추석은 지난 2006년 10월 6일이었습니다.
최근 한반도에서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줄어들고 있어 추석의 70%는 ‘여름’에 해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가을 시작일은 기상관측 이전인 1908∼1917년에는 9월 11일이었으나 1998∼2007년 시기엔 9월 28일로 늦어졌습니다. 가을은 하루 최고 기온이 25도 이하부터 최저 기온이 0도 이상에 이르는 날을 기준으로 합니다.
계절별 일수도 1년 365일 동안 가을은 62일로 90년 새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여름은 92일에서 124일로 32일 늘고, 겨울은 137일에서 103일로 34일 줄면서 추석이 여름에 속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부터 2029년까지 30년간 추석 양력일자 중 모두 21번이 기온상 여름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서는 바뀐 기후에 맞춰 추석을 늦춰야 한다고까지 주장합니다. 추석과 수확기의 괴리가 심해져 추석 상차림과 선물 마련에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추석 차례 상에 오르는 대표적 과일인 사과의 경우, 전체 사과의 70%에 이르는 후지 품종은 10월 하순에나 출시됩니다. 신고 배 역시 9월 하순에서 10월 상순이 돼야 잘 익습니다. 한국에서 배를 재배하는 농민의 말입니다.
(농민) 추석은 빠르고 과일은 익지 않고, 그러니까 과수 농가에서는 좀 걱정이에요.
이러다보니 일부 과수 농가에서는 영농법까지 바꿔, 구획별로 9월초부터 빨리 수확할 수 있는 품종을 함께 심고 있습니다. 유통업체들도 선물 배송시 얼음을 늘리고 포장 방법을 이미 바꿨습니다.
이처럼 최근 30년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섭씨 1.2도나 상승한 가운데, 추석은 가을이라는 공식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일본과 인접한 남해안 지역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 수에 의한 영향에서 아직까지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일본과 인접한 남해지역 6개 지점의 해수를 분석한 결과 방사능 오염 수에 의한 영향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 최남단 동중국해역 6개 지점에 대한 검사 결과, 3곳에서는 인공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나머지 곳에서는 0.00169∼0.0019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방사능이라고 하는데 방사능 강도와 양을 나타내는 단위가 ’베크렐’입니다. 사람도 체내에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데요, 몸 전체에서 약 6~7천 베크렐, 담뱃재 1g에서 약 5.9 베크렐 정도가 나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전인 2006∼2010년의 5년간 평균 검출치인 ‘불검출∼0.00404㏃’보다도 적은 자연 상태 수준의 양”이라며 “전 세계 바다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극미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지난겨울 약 113만 마리의 철새가 한국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195개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209종, 약 113만 마리를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을 찾아온 겨울 철새의 개체 수보다 4.2%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강원도 속초리 영랑호에서는 국내 미기록종인 가칭 '꼬마오리' 수컷 1마리가 확인됐습니다. 또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부근에서는 수염수리 새끼 1마리가 95년 만에 처음으로 관찰됐습니다. 한국을 찾은 철새 가운데 가장 많은 개체 수가 관찰된 종은 가창오리로, 지난해보다 약 3만 마리 늘어난 34만 8천여마리가 확인됐습니다. 이어 청둥오리가 약 13만 마리, 쇠기러기 7만 마리, 떼까마귀 7만 마리, 흰뺨검둥오리 6만여 마리 순이었습니다. 이들 철새는 주로 농경지에 떨어진 곡식을 먹이로 삼는 종입니다. 겨울 철새가 가장 많이 찾아온 지역은 가창오리가 도래한 전라남도 해남 금호호로 모두 31만9천여마리가 확인됐습니다. 떼까마귀가 도래한 울산 태화강에서는 5만여 마리가 확인됐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