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과 베트남의 환경협력 강화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한국과 베트남이 최근 환경장관회담을 열었는데요, 양국 간에 이런 회담이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한국과 베트남 환경장관 회담은 양국의 환경협력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린 제1차 회담 이후 격년제로 개최되다가 지난 2005년 제4차 회담 이후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한국의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베트남의 응웬 밍 꽝 자연자원환경부 장관과 호치민에서 제11차 환경장관회담을 갖고 양국의 환경협력 증진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양윤정: 핵심 논의사항은 뭡니까?
장명화: 이번 제11차 회담에서는 생물다양성, 국립공원과 보호지역 관리, 환경산업·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주로 논의했습니다. 지구상에는 다양한 생물이 숲, 습지, 바다, 사막 등에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들 생물 각각은 자신만의 고유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종, 생태계, 유전자의 다양성을 ‘생물다양성’이라고 합니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바로 이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고 국립공원과 보호지역 관리에서도 양국이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회담이 예년과 달리 양국 언론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무엇보다도 이번 회담이 지난 10월12일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국제적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나고야 의정서란 생물유전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자원제공국과 공유하도록 하는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입니다. 지금까지 유럽연합을 포함한 54개국이 비준했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 10월 1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제정되면 나고야 의정서 비준국이 됩니다.
양윤정: 베트남은 나고야 의정서에 비준했습니까?
장명화: 네. 베트남은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해 일찌감치 비준국이 됐습니다. 특히 베트남 메콩 강 유역은 세계적으로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이 높고 우수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식물 2만종, 포유류 430종, 조류 1200종, 양서·파충류 800종, 어류 1300종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윤정: 양국의 환경협력 증진방안에는 어떤 구체적 합의 사항이 포함됐습니까?
장명화: 네. 우선 한국 국립공원공단에서 외국 공원청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직원연수 사업'에 베트남 공원청 직원을 참여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환경기술, 산업분야에서는 한국이 지원하는 '국제 공동 현지 사업화 지원사업'과 '환경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 지원사업'의 결과가 실질적인 협력사업으로 연결되도록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국제공동 현지사업화 지원사업으로는 베트남 현지에 적합한 수질 자동측정 체재 개발 등 4건이, 환경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 지원사업으로는 베트남 동나이 지정폐기물 매립장 건설 타당성 조사사업이 각각 진행 중입니다. 이밖에 베트남 다이옥신 오염토양 정화 공동 연구, 베트남 환경공무원 연수, 역량 강화, 기상분야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양윤정: 북한과 남한 간 환경협력은 잘 이뤄지고 있습니까?
장명화: 한마디로 지지부진합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북한은 강원 평창에서 3주간의 일정을 끝내고 10월 17일에 폐막한 제12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결국 불참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간 실천 가능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측에 이 회의의 참석을 제안했으나, 북한 측의 외면으로 환경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DMZ, 즉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의 생태적 조성 방안과 한반도 생태계 연결과 복원 등을 논의하고 국제사회가 지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논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양윤정: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점차 중요해지는데요, 북한이 제 3국과 환경협력을 추구하고 있기는 합니까?
장명화: 네. 북한은 지난여름 중국에 압록강, 두만강 등 양국 공유하천에 대한 오염 예방 등 환경 분야 협력을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박호용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부상은 지난 7월 중국 환경보호부 리간제 부부장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는데요, 중국 언론에 따르면 박 부상은 중국이 환경보호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높게 평가한 뒤 "양국이 환경보호 교류를 확대하고 특히 공유하천의 수질오염 예방과 처리, 환경 감시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과 중국 국경선은 총 1천334㎞로, 이 중 압록강과 두만강 등 하천국경이 1천289㎞입니다. 압록강과 두만강에는 모두 451개의 섬이 있으며 북한에 귀속된 섬이 264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양국 간에 귀속 문제가 명확히 해결되지 않은 10여 개의 섬이 있는데다, 토사로 강 하류 지역의 국경이 수시로 변해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 국경 분쟁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 베이징 수도권 지역의 심각한 스모그 탓에 항공기 60여 편이 무더기로 불시착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25일 밤 11시부터 26일 새벽 1시 반까지 중국 베이징 수도권 지역에 짙은 스모그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 가시거리가 100m 밖에 되지 않는 등 항공기 착륙의 어려움으로 베이징으로 향하던 항공기 60여 편이 인근 지난, 상하이, 선양, 타이위안 등 공항에 불시착하거나 스모그가 걷어질 때까지 베이징 상공을 수 바퀴씩 맴돌았습니다. 26일 새벽 3시경이 되어서야 베이징 상공에 스모그가 걷히고 가시거리가 800m까지 올라가면서 인근 불시착하거나 상공을 맴돌던 항공편들이 서우두 공항에 뒤늦게 착륙했다고 언론은 전했습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일본산 고철이 수입되면서 한국의 창원시 마산 항과 진해항에 내년부터 방사선 감시기가 설치됩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마산항 5부두는 이르면 내년 2월, 진해항 1부두는 내년 7월께 방사선 감시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부두에 설치될 방사선 감시기는 고철을 실은 트럭이 지나가면 방사선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고정식 장치입니다. 위원회는 감시기가 설치되기 전까지는 마산세관,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고철이 반입될 때마다 휴대용 측정기로 검사를 해 문제가 없으면 하역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