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127] 한-중 대학생 환경문제 토론

지난 여름 `호반의 도시' 춘천 의암호 일대에 최근 녹조가 발생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공무원과 주민들이 농도 측정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지난 여름 `호반의 도시' 춘천 의암호 일대에 최근 녹조가 발생해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공무원과 주민들이 농도 측정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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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열린 한국-중국 대학생포럼의 환경 관련 토론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장의민) 제가 중국학생들 앞에서 제 생각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게 새로운 감회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학생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가까이에서 듣고 알 수 있게 돼 무척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6회 한국-중국 대학생포럼에 참가한 한국의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장의민 씨는 한국과 중국의 대학생 200여명이 모여 ‘한국과 중국 청년들이 지구촌 환경보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소감을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의 성균관대학교, 한국 환경단체인 ‘미래숲’, 그리고 중국 베이징시 청년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는데요, 차세대 지도자가 될 한국과 중국의 대학생들이 매년 한 차례씩 상대 나라를 서로 방문해 사회 문화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국의 대학생들이 한국을 찾아,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청년의 역할, 청년과 도시발전, 한국과 중국의 관계 20년 등 3가지 주제로 토론했습니다.

가장 열띤 토론이 벌어진 주제는 지속 가능한 환경이었습니다. 발표를 지켜본 마인섭 성균관대 사회과학대학장은 “한국과 중국 대학생이 각종 기발한 생각을 제안하면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해 인상 깊었다"고 전했는데요, 베이징외국어대학교의 왕디 씨와 한 조를 이룬 장의민 씨는 갈수록 악화하는 지구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장의민) 이번 주제발표는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청년들이 최신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했습니다. 저희가 발표한 내용은 채식을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쇠고기와 토마토 같은 경우, 똑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들어가는 물이 90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런 추세로 계속 쇠고기를 식단에 올린다면, 2050년에는 물이 부족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내세워서 채식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장의민, 왕디 조는 스톡홀름국제물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쇠고기 1파운드를 생산하는데 9,000리터의 물이 필요해, 토마토 1파운드 생산에 필요한 물 100리터의 90배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장의민 씨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대학교 내 채식식당을 확대하고, 텃밭 가꾸기를 생활화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의 경우, 처음엔 채식에 대한 수요가 없을 거라며 고사하다가, 2년 전 구내식당 안의 채식 전문 식당 개점이 크게 인기를 끌자, 작년 여름 교내 채식 식당 2호점을 열었습니다. 현재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건국대학교에 채식 동아리가 있고, 직장 구내식당서도 채식 식당이 생기고 있습니다.

베이징 대 남민주 씨, 같은 대학의 구본아 씨, 중국전매대학교의 짱환 씨, 베이징사범대학교의 리쉬완 씨 팀은 양국에서 환경 운동을 진행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네 명의 중국 대학생들은 “한국과 중국 대학생 6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환경 보호 의식은 강했지만, 실천은 미미했다”면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이 겹치는 8월 8일을 환경기념일로 정해 양국에서 환경 운동을 진행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매년 3월 1시간 동안 지구촌 불끄기 행사를 진행하지만 부족하다”며 "양국 대학생들이 나서 8월 8일도 불끄기를 실천하는 등 운동을 확대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인 대학생 리우잉, 왕단나, 황양하이 씨로 구성된 팀은 “옷 한 벌을 사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2.5㎏의 배출을 막는 만큼 옷을 아껴 입고, 한 그루를 심으면 매년 이산화탄소 약 1,800㎏을 흡수하기 때문에 나무도 열심히 심자"고 했습니다. 나무를 심는 일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옷을 아껴 입는 것으로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호응이 컸다고 토론회 주최 측은 전했습니다.

장의민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동북아시아는 바다로, 하늘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특히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국적이나 살아온 경험은 다르지만 환경보호가 양국 간의 공동 이익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의민) 이번에 한국이 GCF 사무국을 유치하게 됐잖아요. 그러니 한국과 인접해있는 중국 청년들 간에 인식 공감이 무척이나 중요하고 중국과 한국의 인식 공간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데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이런 문제를 논의했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의민 씨가 언급한 GCF는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으로 지난 2010년 말 설립이 승인된 신생 국제기구입니다. GCF는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를 모금해, 이 금액의 대부분을 그해 개발도상국 녹색성장 사업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 정부가 자국의 토지 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중국중앙TV에 따르면 국무원은 최근 원자바오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토지 오염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습니다. 국무원은 “담당부처가 지난 6년간 조사한 결과는 토양 환경 상태가 반드시 고도의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국무원은 토지 오염 지역이나 오염도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국무원은 공업, 광업, 농업 등이 토양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오염 감시체계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는 토양 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농산물과 식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과기일보는 지난 6월 1억 헥타르에 달하는 중국 전체 경작지 중 5분의 1인 2천만㏊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다고 환경 관련 통계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지구촌에서 식량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인간에 의해 생겨난 온실가스의 29%로 이는 유엔 추정치의 2배나 된다고 국제농업연구협의그룹이 발표했습니다. 국제농업연구협의그룹은 지난 1971년 개발도상국들의 식량안보와 빈곤 제거를 위해 설립된 연구지원기관입니다. 국제농업연구협의그룹에서 기후변화와 농업, 식량안보 부분 연구를 이끌고 있는 브루스 캠벨 씨는 ‘기후변화와 식량체제' 보고서에서 식량생산에 산림벌채, 비료생산, 운송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면 식량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비중이 19~29%라고 추정했습니다. 유엔은 그동안 농업을 보다 좁은 의미로 해석하면서 농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전체의 14%로 추정했습니다. 캠벨 씨는 “많은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효율성 향상은 배출가스를 줄일 뿐 아니라 경제적 이유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비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하면 온실가스를 크게 줄일 수 있으며, 영국은 자체적으로 양을 사육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뉴질랜드에서 양을 수입해서 소비하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