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환경오염 공동연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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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안병옥 소장과 함께 최근 중국에서 열린 '환경과학원장회의'를 들여다봅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국책 환경연구 기관장들이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미세먼지 대응을 비롯한 아시아 환경오염 저감을 위한 공동연구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미세먼지는 눈에 안 보이는 지름 10㎛ 이하, 머리카락 굵기의 최대 7분의 1 정도로 작은 먼지를 말하는데요, 황산염, 질산염 등과 같은 독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한국, 중국, 일본 간 환경 연구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중국 운남성 곤명 시에서 ‘한중일 환경과학원장회의’를 열어 공동연구 분야 합의 등을 이뤄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3국은 5개년 공동연구를 추진할 분야와 항목에 대한 논의에 나섰습니다. 안병옥 소장은 이번 회의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안병옥) 앞으로 5년간 추진할 분야와 주제에 대해 논의했는데, 원래 한중일 환경과학원장 회의에서는 9개 사업 분야를 다뤄왔습니다.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서 각국 기관별로 선도 연구기관이 지정돼있습니다. 한국 국립환경과학원의 경우에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아시아 대기오염, 황사, 고형 폐기물 관리 등의 세 가지 사안을 선도적으로 연구하게 돼있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서 나온 중요한 점은 9가지 우선 협력사업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연구협력을 하겠다는 청사진을 협의했다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9개 우선협력사업은 수질오염, 아시아 대기오염, 도시 환경과 친환경 도시, 황사, 화학물질 위해와 관리, 생물다양성 보존, 고형폐기물 관리, 기후변화, 재난환경 등입니다. 미세먼지와 달리, 황사는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미세먼지 분야 공동연구를 위한 한국, 중국 간 대기자료 전용회선 설치를 협의해 동북아 미세먼지에 대한 3국의 연구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안병옥) 각 나라마다 관심분야가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아시아 대기오염, 특히 미세먼지 분야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면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발생해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와 일본 쪽으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미세먼지 이동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중국 쪽에서 관측된 자료를 공유하는 게 필요합니다. 중국은 수질오염 개선에 많은 관심이 있지만,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중국 쪽의 미세먼지 측정 자료를 공유하는 사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중국 쪽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미세먼지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해, 다음해 봄까지 한반도와 일본을 뒤덮습니다.

미세먼지가 가장 심해지는 시기는 중국이 난방을 가장 많이 하는 2월 전후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부터 중국 곳곳에 스모그 경보가 발령되는 등 심상치 않은 상황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연기와 안개가 합쳐져서 생긴 말로, 오염된 공기가 안개와 함께 한곳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달 초부터 주황색 스모그 경보를 반복해서 발령하고 있습니다. 주황색 스모그 경보는 최고등급인 적색경보 바로 아래 단계로, 앞으로 24시간 내 심각한 오염 상황 발생이 예측될 때 발령되는 것입니다.

중국 기상대가 경보를 발령한 지역은 수도 베이징과 톈진 서부, 허베이 중북부, 허난 서북부, 산시 관중지방, 헤이룽장 남부, 지린 중서부, 랴오닝 북부 등입니다. 이 가운데,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3성 지방의 스모그는 북서풍이 불면 바람을 타고 북한과 남한으로 유입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보도전문 채널인 YTN방송이 지난 11월 7일 전한 기상예보, 잠시 들어보시죠.

(YTN 기상예보) 중국 동북 지역에 발생한 스모그가 북서풍을 타고 이동하고 있지만, 북한에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스모그는 밤사이 주로 북한 지역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탈북자들은 북한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2013년에 탈북한 김 모 씨는 북한전문매체 '뉴포커스'에 "남한 기준으로 북한은 365일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해야 하는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탈북한 김 모 씨도 "북한에서 새벽이 되면 희뿌연 공기가 온 동네를 가린다"고 밝혔습니다. 안병옥 소장의 말입니다.

(안병옥)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겨울에 난방을 위해서 석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우리 남쪽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다량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에서도 석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도 미세먼지가 상당량 미세먼지가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미세먼지 발생으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다거나,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가 올 경우, 야외에 빨래를 널지 못하는 등 우리 남쪽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한국에서는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가 탁해진다면 북한에서는 집집마다 태우는 착화탄 연기가 안개구름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지난 2011년 탈북한 오 모 씨는 “착화탄을 구하기도 힘든 상황의 주민이 많다”면서 “이들은 대체로 나무장작을 바짝 말려 밥을 짓는다"며 "착화탄이든 무연탄이든 나무 장작이든 한 사람만 이런 식으로 밥을 짓는 게 아니라 온 주민이 이런 식으로 하니 전체가 희뿌옇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주변국들과 환경연구의 협력을 강화하면 자국의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하자, 안 소장은 기존의 ‘동북아 환경협력 계획’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안병옥) 동북아시아의 환경 협력분야에서는 국경을 넘는 문제가 산적해있습니다. 일반적으로 6개국이 동북아시아의 환경협력에 참여하는 국가로 볼 수 있는데요, 한국, 중국. 일본 외에도 북한, 몽골, 러시아 까지 포함해서 여섯 개 국가입니다. 이들 6개국은 1993년부터 지역협의체를 만들어서 매년 ‘동북아 환경협력계획’이라는 고위급 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난 2월1일부터 2일까지 일본 동경에서 20번째 고위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초국경적인 대기오염 분야, 백두산 호랑이로 알려진 아무르 호랑이의 보전을 위한 협력, 두루미 보호활동, 또 해양보전 분야에서 해양보호구역 지정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안 소장이 언급한 ‘동북아 환경협력계획’은 동북아시아 지역 내 유일한 환경 협의체입니다. 지난 1993년 한국 정부의 주도로 출범한 환경협의체인데요, 북한은 러시아나 몽골에서 회의가 열릴 때 몇 차례 참석했지만, 올해 도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