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초미세먼지 측정 기준 도입 현황을 들여다봅니다.
중국 정부가 논란이 된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는 일을 포함해 대기 오염을 측정하는 기준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의 현지 언론들은 중국 환경부가 PM 2.5, 즉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기준으로 한 대기 오염 측정 기준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로 하고 측정 체제를 오는 2016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1996년 이후 PN 10, 즉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를 대기 오염도 측정의 기준으로 삼아왔습니다.
이에 반해 PM 2.5는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에 불과한 매우 작은 먼지입니다.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모세혈관을 통해 심혈관계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강북삼성병원 김동일 산업의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인체에 흡입될 경우 미세먼지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설명합니다.
(김동일) 초미세먼지 1입방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이 증가될 때마다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8%씩 증가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암학회도 PM 2.5가 ㎥당 10 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마다 전체 사망률이 7%, 심혈관ㆍ호흡기 질환 사망률이 12% 높아진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일반 미세먼지는 흙이나 모래같은 토양성분이 대부분이지만 초미세먼지는 주로 산업 활동에 배출된 오염물질에서 발생합니다.
자동차 매연이나 석유, 석탄같은 화석연료를 땔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 등이 초미세먼지의 주범인데, 특히 인체에 치명적인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성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인하대 화학과 노철언 교수의 말입니다.
(노철언) 화학조성상으로 볼 때 인체에 유해한 성분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환경 선진국은 이미 PM 2.5 기준의 대기 환경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작년 환경정책기본법을 개정해 2015년부터 PM 2.5 기준의 대기 오염도 측정 기준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중국 정부가 이번에 대기 오염을 측정하는 기준을 새로 도입하기로 한 이유는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나타난 심각한 스모그 현상 때문입니다. 스모그(smog)란 연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smoke와 안개를 뜻하는 영어단어 fog의 합성어인데요, 일반적으로 자동차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인해 오염돼 뿌연 대기상태를 가리킵니다.
당시 베이징시 환경 당국은 PM 10 기준 측정 결과 "대기가 약간 오염됐다"고만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주중 미국 대사관은 PM 2.5를 기준으로 한 자체 조사 결과, 오염도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촉구했습니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타고 중국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대기 오염 측정 기준 변경에 대한 요구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은 점진적으로 국제 기준에 맞춰갈 것"이라며 "오염도 측정 결과가 국민이 실제 느낌에 가까워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른 겁니다.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은 초미세먼지로 빈번하게 대기가 오염되는 한반도에도 바람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여러 조사 결과,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특히 황사가 중국의 산업지역을 거쳐 올 때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서울대연구팀의 조사결과, 서울의 평상시 초미세먼지 농도는 40마이크로그램 이하 수준이지만, 황사가 중국의 산업지역을 거쳐 오면 109.6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승묵 교수가 한국의 문화방송에 전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승묵) 중국에서 오는 게 국내에서 발생되는 오염원 대비해서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지금 저희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게 약 40% 정도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디서든 초미세먼지, 줄이지 않으면 공장이나 자동차를 강제로라도 세우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21세기 말에는 현재보다 폭염이나 집중호우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IPCC, 즉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최근 우간다 캄팔라에서 열린 제34차 총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특별보고서는 전 세계 10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해 기후변화의 영향, 적응, 재해 위험관리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950년 이래 고온현상과 집중호우가 증가하고 유럽남부와 아프리카 서부의 가뭄도 심해졌습니다. 보고서는 폭염 증가와 평균해수면 고도 상승이 인위적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66% 이상으로 추정했습니다. IPCC 4차 평가보고서에서 사용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미래 극한기후를 전망한 결과, 21세기 후반에 폭염 증가나 해수면 고도 상승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은 90% 이상, 집중호우 증가 가능성은 66% 이상으로 각각 분석됐습니다. 하루 최고기온과 하루 강수량 최고치 경신 기간도 현재는 20년 빈도에서 각각 2∼5년과 5∼1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극한현상 증가가 물 관리, 식량안보, 보건, 관광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위험을 고려한 기후변화 적응정책 수립과 재해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보하이만 해상 유전 원유 유출 사고로 손해를 본 양식어민들이 유전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산둥성 옌타이시 모핑구의 가리비 양식 어민 30여명은 최근 보하이만 펑라이 19-3 유전을 소유한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코노코필립스중국을 상대로 3천만위안, 미화로 약 472만 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칭다오 해사법원에 냈습니다. 피해 어민들이 변호사의 법률 조언을 받아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앞서 허베이성의 일부 어민이 변호사의 도움 없이 민사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펑라이 19-3 유전은 국영 중국해양석유총공사와 미국 코노코필립스의 자회사인 코노코필립스중국이 공동 소유하고 있으며 실제 운영은 코노코필립스중국이 맡았습니다. 펑라이 19-3 유전에서는 지난 6월 4일부터 원유 누출이 시작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해안 오염 실태를 정확히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펑라이 보하이만을 둘러싼 랴오닝성, 허베이성, 산둥성 일대 해안 곳곳에 검은 기름띠가 뒤덮여 지역 양식업에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