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택 거주 주민들, 라돈 탓 건강 위협 받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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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겨울철 라돈에 대해 살펴봅니다.

주택 실내 '라돈' 표본조사가 내년 2월까지 3개월간 한반도 남쪽에서 실시됩니다.

한국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에서 단독주택, 연립·다세대주택 등 표본주택 1만호를 확정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조사원이 선정 주택을 방문해 라돈 검출기를 설치한 뒤 90일 이후 수거하는 방식으로 측정이 진행됩니다. 이처럼 대규모로 라돈 조사가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요? 백명수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라돈은 무색무취의 자연 방사능 물질입니다. 토양과 암석 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우라늄이 몇 단계의 방사성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높은 농도의 라돈 가스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라돈을 폐암을 유발하는 인체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체 폐암 환자 중 라돈으로 인한 폐암 환자를 약 3%-14%까지 추정하고 있습니다. 호흡을 통해 인체에 흡입된 라돈과 라돈자손, 즉 라돈이 붕괴하며 생성된 폴로늄으로부터 납에 이르는 연쇄붕괴 과정 중 생성되는 방사성물질이 인체에 흡입되면, 붕괴되면서 알파선을 방출해서 폐 조직을 손상시킵니다.

이 무시무시한 라돈은 특히 단독주택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한국의 환경과학원이 2011~2016년 실시한 조사에서 단독주택의 라돈 농도는 평균 131.2㏃(베크렐)/㎥으로, 같은 기간 연립, 다세대 주택의 1.6배, 아파트의 2배 수준이었습니다. 1㏃/㎥은 1㎥ 공간에서 1초마다 방사성붕괴가 일어난다는 것으로 한번 붕괴할 때마다 인체 폐 조직을 손상시키는 알파선이 방출됩니다.

봄, 여름, 가을을 놔두고 왜 하필 추운 겨울에 라돈 조사가 이뤄지냐는 질문에 백 부소장은 라돈이 겨울철에 실내 농도가 상승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백명수) 겨울철에 특히 암석이나 토양, 건축자재 등에서 생긴 라돈이 건물바닥이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겨울철은 토양과 실내간에 온도차이가 커서 유입되기 쉬운데요, 낮은 바깥온도로 여름철에 비해 환기를 자주하지 않아 실내로 다량 유입된 라돈 기체가 제거되지 않고 그대로 축적돼 라돈 농도가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환경부가 라돈 조사를 겨울철에 실시하는 목적은 실내 라돈 농도 분포조사를 통해 실내 라돈 관리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지역을 확인하는데 있습니다. 겨울철이 아닌 계절은 각각 환기습관이 다르고 라돈 농도의 영향을 미치는 교란인자가 많기 때문에 밀폐된 시간이 긴 계절인 겨울에 실시하는 겁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기에 ‘죽음의 기체’라고도 불리는 라돈의 표본 조사는 남쪽에선 지난 2011년부터 매 2년마다 실시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모든 건축재에서 인체에 유해한 라돈 가스 방출 허용기준을 법제화해,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허용범위 내라도 인체에 위험요소를 줄 수 있는 건축재를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을 홍보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라돈 실태는 어떨까요? 백 부소장의 대답, 들어보시죠.

(백명수) 한반도는 우라늄이 많이 함유된 화강암 기반의 지형입니다. 지질학적으로 봤을 때, 라돈이 많이 배출될 수 밖에 없는 조건입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북한의 라돈 실태 조사 현황이나 결과는 찾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다만 북한의 온천이나 약수에 관련된 정보에서 라돈 함유 정보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령 평안북도에 있는 신풍약수의 경우에는 729.7 베크렐, 함경북도 보상온천에서는 270 베크렐, 그리고 강원도에 있는 외금강온천은 540 베크렐이 나오는 라돈 온천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하수에 함유된 라돈 수치는 자연적으로 라돈 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근 주거지에도 라돈 가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남한의 라돈 가스 조사가 전국 라돈의 실내 농도분포를 확인하고 라돈 관리에 우선지역을 선정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인데요, 아파트보다 주택이 많은 북한에서도 매우 필요한 조사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조사를 진행했다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대도시의 중간 간부급 이상의 주민들은 보통 방 2∼3칸짜리 아파트를, 일반 주민들은 방 1~2칸짜리 연립주택을, 그리고 농민들은 보통 방 1∼2칸의 농촌 단독주택을 배정받아 살고 있는데요, 라돈은 무엇보다 겨울철 단독주택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기에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백 부소장은 지적합니다.

(백명수) 북한은 휴전 직후 평양을 비롯한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건설에 주력해왔습니다. 특히 농촌 주택건설은 1960년대 들어서 본격화됐지만, 만성적 자재 부족이나 생산시설의 낙후, 자금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경제난으로 주택건설 실적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주거수준도 평양이나 일부 대도시 지역을 제외하고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촌지역은 거의 전쟁 전의 기존 부엌과 임시주택 등으로 형성됐는데요, 임시주택은 전쟁 전의 낡은 주택과 국가의 투자 없이 건설된 주택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주택 상황이 열악하다 보니, 라돈 가스 노출에 더 취약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에선 주거이동의 자유가 없고, 적극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도 매우 어려운 형편인데요,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틈을 통해 라돈이 실내로 유입되는데, 난방사정이 좋지 않고, 환기시설이 잘 발달되지 않아 실내에 축적되는 라돈 가스 농도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라돈 가스 노출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있을까요? 백 부소장은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가장 손쉬운 예방책으로 자주 환기를 실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백명수) 실내에서 라돈을 제거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발생원을 제거하거나, 발생원을 조절하거나, 또는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발생원을 제거하는 방법은 토양 내의 라듐 온도가 높은 경우, 건물 아래의 토양을 교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용이 많이 소요됩니다. 실내서 사용하는 건축자재는 가능하면, 라돈 발생량이 적은 자재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는, 발생원을 조절하는 방법인데요, 라돈의 유입경로가 특히 배수구나 속이 빈 콘크리트 벽, 벽과 바닥의 교차부분, 바닥재 이음새, 또 열에 의한 팽창과 재료들의 수축에 의한 틈, 지하실 바닥의 틈, 건물의 갈라진 틈과 같은 유입 경로를 아예 차단하거나, 혹은 배출 파이프를 지하실에 설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기를 청정하게 해서 라돈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건물의 환기를 증가시킴으로써 실내 라돈 농도를 3배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겨울철이라도 자주 자연적 환기를 자주 해주어 라돈 가스의 실내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라듐은 토양, 콘크리트, 석고보드, 석면슬레이트 등 건축자재 중에 존재하는데요, 라돈 가스가 바로 이 라듐에서 나옵니다. 자핵종은 일종의 붕괴 물질을 말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