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올 한해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환경뉴스를 들여다봅니다.
(중국 시민) 스모그 현상이 잦아졌습니다. 예전처럼 일 년에 한 두 번이 아니라 꽤 자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4 갑오년 새해 벽두부터 등장한 주요 환경 뉴스는 다름 아닌 중국의 스모그였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하는데요, 스모그에는 초미세먼지와 각종 미생물, 세균이 포함돼 있어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가 천식, 폐렴 등을 일으킵니다.
특히 올해 초 스모그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 까닭은 전체 오염 발생 면적이 광범위하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베이징과 인근의 톈진을 비롯해 허베이성 등은 기본이고 산시, 산둥, 허난, 랴오닝성 등까지도 포함됩니다. 모두 북한, 한국과 지역적으로 가깝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도시들이 도저히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발 스모그는 서풍을 따라 2월 중순에 한반도로 날아갔습니다. 때문에 서울 도심에는 며칠간 잿빛 장막이 드리워졌습니다. 한국 언론매체 동영상에 보이는 고층건물은 겨우 윤곽만 드러나고, 다리 위 차들은 형태를 분간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처럼 중국발 스모그가 한반도에서 맹위를 떨친 가운데, 2월 말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탱크에서 기준치의 760만 배가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농도의 오염수가 또 유출돼 충격을 주었습니다. 유출된 양도 무려 100톤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초고도 오염수가 새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데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관계자의 말입니다.
(원전 관계자) 외관은 잠겨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오염수가 새고 있었습니다.
9시간이나 지난 뒤 오염수가 넘치고 있는 것을 한 작업원이 발견했고, 이로부터 6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유출이 멈췄습니다. 문제를 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오염수 유출은 지난해 8월, 1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총 5백 톤 이상이 흘러나갔습니다.
하지만 유출이 확인된 경우만 그렇다는 것이고 모르고 넘어간 유출이 또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불신이 커졌습니다.
때마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오염수 유출 사건을 계기로 북한 핵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 시설이 워낙 노후한데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관리를 받지 않기에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높다는 데 의견을 모았는데요, 한국의 민간연구단체인 ‘아산정책연구원’의 신창훈 연구위원은 지난 6월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핵시설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을 전해 세간의 우려가 근거가 없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신창훈) 저희가 면담한 또 다른 탈북자는 영변의 방사능화학실험실에서 분석가로 일했습니다. 이 사람은 한 일 년간 훈련을 받았는데, 자신이 어떤 물질을 다루는지 전혀 듣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했습니다. 실험실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 관련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탈북자의 업무는 단지 과학자들에게 물리적 측정기구에 나타나는 색깔을 보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핵관련 시설 근무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관련 시설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 연구위원은 재차 강조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영변의 5MW 원자로와 실험용 원자로, 8천 개의 폐연료봉, 우라늄 농축시설, 그리고 우라늄 광산 등 20여 개의 핵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이 직면하는 심각한 환경 문제의 수준이나 남북 환경협력의 객관적 필요성이 높아지자, 한국 정부는 9월 29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북한 대표단을 전격 초청했습니다. 앞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 역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생태계 연결을 위한 환경 협력의 통로를 만들자는 제안과 함께, 협력의 시동 차원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측이 참석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박근혜) 오는 9,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결국 불참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총회에서 비무장지대 세계평화공원의 생태적 조성 방안과 한반도 생태계 연결과 복원 등을 논의하고 국제사회가 지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논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중국의 새 환경보호법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서 기존의 중국 철강 산업과 제련소가 개혁과 개선이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중국야금산업계획연구원의 수석 공학자 류타오 씨가 밝혔습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것으로 평가받는 환경보호법은 기업의 오염방지 책임을 강화하고 환경 위법행위의 법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류타오 씨는 앞으로 배기가스 기준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철강과 제련산업계가 약 900억~1100억 위안의 환경보호 시설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돈 900억 위안은 미국 돈으로 약 147억 달러입니다. 그러나 중국 내 철강업계의 전반적인 적자 때문에 이들은 개혁에 별로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환경보호법이 엄격하게 시행될 경우 일부 철강업계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류타오 씨는 말했습니다.
-- 미국 샌디에이고 야생 동물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 북부산 흰 코뿔소가 죽어 전 세계에 북부산 흰 코뿔소는 5마리만 남게 됐습니다. 샌디에이고 야생 동물원은 올해 44살의 수컷 흰 코뿔소 앙갈리푸가 전날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동물원의 사파리 공원 큐레이터인 랜디 리에체스 씨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앙갈리푸의 죽음은 앙갈리푸가 이 동물원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동물이기도 했으나 멸종 위기에 처한 멋진 동물을 잃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주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동물원에서 앙갈리푸와 놀라의 짝짓기는 실패했고 앙갈리푸의 죽음으로 이 동물원에 암컷 흰 코뿔소 놀라, 체포 동물원에 흰 코뿔소 1마리, 케냐의 동물 보호구역에 사는 흰 코뿔소 3마리 등 전 세계의 북부산 흰 코뿔소는 총 5마리만 남게 됐습니다. 북부 흰 코뿔소는 그동안 일부 국가에서 코뿔소 뿔이 만병통치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밀렵 사냥꾼들의 표적이 돼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