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환경정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3월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엑슬루타워를 방문해 환경, 지하철 등 현안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3월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엑슬루타워를 방문해 환경, 지하철 등 현안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인 박근혜 당선인의 환경정책을 들여다봅니다.

(박근혜 당선인 신년사) 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으로 국민 여러분께 새해 첫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국민 여러분의 꿈이 이루어지고 모든 분들이 행복해지길 기원합니다.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고 민생 현장에서 저에게 주신 말씀과 어려움들을 꼭 해결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삶을 올해 국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습니다. 국정의 중심을 민생과 국민 대통합, 약속 실천에 두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국정철학입니다.

방금 박근혜 당선인의 신년사 일부분을 들으셨습니다. 박 당선인이 강조한 '약속 실천'이란 점에서, 박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후보 당시 약속했던 환경정책 주요 공약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해 볼까 하는데요,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기간 내내 환경 공약으로 '지속가능국가'를 제시했습니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야말로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환경과 개발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세부내용으로는 기후변화, 환경복지와 개발보전, 그리고 에너지를 4대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우선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의 30%를 감축한다는 국제공약을 이행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지원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환경기술에 대한 남한과 북한의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를 통해 경험과 기술 등을 공유하고 북한 나무 심어주기를 통해 북한의 홍수예방과 아울러 한국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방침입니다.

또한 개성공단에 재생에너지단지를 구축해 새로운 재생에너지원 확보와 남북에너지공동체 구축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환경복지에서는 농어촌 지역의 상수도 보급률을 높이고 축산분뇨를 에너지화 방식으로 처리하는 한편, 오염된 하천 등은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는 정책을 내세웠습니다.

또 천연가스버스와 전기차동차의 보급으로 대기의 질을 개선하고 해양수산 자원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적조 등의 수질개선 대책을 강화합니다.

환경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장외 영향평가제'도 도입됩니다. 장외영향평가제는 유사시 사업장 바깥에 미치는 악영향을 평가해 취급시설의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대책으로 반영토록 하는 제도입니다.

개발보전 분야에서는 환경오염피해에 대한 구제제도를 구축합니다. 환경오염피해 배상제도와 보험제도가 도입되고 환경분쟁조정제도가 선진국 수준 이상의 강력한 구제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입니다. 홍수와 산사태 등 자연재해 예방을 위해 국토와 도시계획 관련법령을 정비하고 주민들의 생태휴식공간으로 도시공원과 마을림을 조성합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최근 잇단 사건·사고로 주목받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추가로 계획하고 있는 원전은 다른 에너지원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재검토할 방침입니다.

또 노후 원전의 연장운전 허가를 엄격히 제한하고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폐기도 유럽연합 방식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극단적인 재해가 발생했을 때 원자로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 지를 살펴보는 내구성 검사입니다.

자원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매립부담금제'를 도입하는 등 폐기물자원화시장 육성을 위한 법령제도를 개편합니다.

현재 추진 중인 러시아와 북한, 한국을 잇는 가스파이프라인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동해안 오일허브에 석유거래의 거점을 구축해 석유공급의 안정화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박 당선인의 환경 정책이 개발과 보전을 잘 아울렀다는 평가와 함께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하승수) 이번 대선은 탈핵으로 갈 수 있는지 못 가는지를 가르는 정말 중요한 대선이었다.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관련 정책을 내놓았지만 미흡합니다.

박 당선인의 환경 공약이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면서 초점이 흐려졌다는 평가라는 설명인데요, 시작이 반이라고, 향후 5년간 환경 분야에서 결실이 맺어지길 기대해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의 서식지로 유명한 서해 최북단 백령도가 한국 최초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백령도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 어민들의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국토해양부는 해안선을 따라 약 44㎢에 이르는 백령도 인근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태계와 경관 등을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어 국가나 지자체가 지정해 관리하는 해역입니다. 전국적으로 현재 오륙도 주변해역, 가거도 주변해역 등 총 6곳의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0년부터 백령도의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기초, 정밀조사와 타당성 검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지역어민들의 반대 의견에 부닥쳐 보호구역 지정 추진이 1차례 잠정 보류되기도 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백령도 지역 상인들은 찬성하지만 어민들은 보호구역 지정 이후 어업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토부 해양생태과의 한 관계자는 "2002년에 340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관측된 이후 해마다 20~30마리가 줄고 있다"면서 "어선이 다가오면 물범이 겁을 먹고 도망가기 때문에 배나 사람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일정한 면적에서 환경 조건이 다양할수록 공존하는 종의 다양성도 늘어난다는 것이 지난 50여 년간 생태학자들 사이에 진리처럼 통하던 가설이었으나 이런 가설이 틀린 것임이 입증됐습니다. 이스라엘과 스페인 과학자들은 수학모델과 자연 생태계를 대상으로 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최근 미국 국립 과학원회보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전 세계의 다양한 국지 환경에 서식하는 수십 종의 동식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많은 종류의 서식지로 이루어진 이질혼합 환경에서는 각 종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도 적고 적합한 서식지 면적도 적어 결과적으로 국지적인 멸종에 더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이론적 연구와 자료 분석은 모두가 '서식지의 이질혼합성은 멸종률을 높이고 그 결과 생태계에 서식하는 종 수도 줄인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날 종 다양성 보존 노력이 서식지의 이질혼합성이 가장 높은 지역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서식지의 이질혼합성을 증가시키기까지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에서 본다면 이 연구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