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88] 코끼리 상아 불법 거래

0:00 / 0:00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코끼리 상아의 불법 거래를 들여다봅니다.

(아프리카 코끼리 울음소리)

육상동물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큰 코끼리의 울음소리입니다. 코끼리의 상아를 노린 코끼리 사냥으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울음은 요즘 들어 더 처절하게 들립니다.

아닌 게 아니라 1989년 이래 2011년에 가장 많은 23톤의 상아가 몰수됐다는 조사 자료가 얼마 전 공개됐는데요. 야생동물 거래를 감시하는 국제적 단체인 트래픽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3톤의 상아는 코끼리 약 2천500마리 분입니다. 트래픽에서 코끼리와 코뿔소의 불법 거래를 감시하는 톰 밀리켄 국장의 말입니다.

톰 밀리켄

: 2011 is the worst year we've ever seen for seizures...

(더빙)

2011년은 코끼리 상아가 가장 많이 몰수된 해입니다. 2011년에는 모두 13건의 상아 불법 거래를 적발했는데요, 한 사건당 최소 1톤 이상의 상아 물량이 몰수됐습니다.

코끼리의 위턱에만 한 쌍 있는 어금니인 상아. 위턱에 나서 입 밖으로 뿔처럼 길게 뻗어있는데요, 맑고 연한 노란색으로 단단해서 갈면 갈수록 윤이 나 공예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1989년부터는 국제적으로 코끼리 상아 거래가 금지됐습니다. 그럼에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려 밀거래가 성행합니다. 가격도 비쌉니다. 암거래 시세는 kg당 약 1,800달러 정도입니다.

톰 밀리켄

: We've never had so many large-scale ivory seizure since 1989...

(더빙)

1989년 이래 이렇게 대규모의 몰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 23톤이나 적발돼 몰수됐다는 점은 2004년 이후 코끼리 상아가 갈수록 더 많이 불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저희 단체의 우려를 다시금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밀거래되는 코끼리 상아 규모가 지난 몇 년간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트래픽 측은 상아 거래가 주로 아프리카 케냐 또는 탄자니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함께 밀거래되는 상아 규모가 갈수록 늘어가는 추세의 이유로 아시아 내 수요 증가와 상아를 조달하기 위한 불법 단체의 지능화된 수법을 꼽았습니다.

밀리켄 국장은 이런 아프리카 코끼리 거래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대부분 중국이나 태국이라고 밝혔습니다.


톰 밀리켄

: The final destination for these final shipments is primarily China...

(더빙)

아프리카에서 선적된 코끼리 상아의 최종 목적지는 주로 중국입니다. 중국의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최근 들어 중국인의 코끼리 상아 소비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소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이 많아지면서, 특히 코끼리 상아를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코끼리 상아로 만든 공예품은 왕족이나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지금은 중국 내 중류층도 상아 공예품으로 집안을 장식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중국과 가까운 태국에는 대규모의 상아 가공 산업이 활성화돼있어, 태국을 방문하는 수많은 유럽, 미국, 호주 관광객이 상아와 관련된 기념품을 대거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트래픽 측은 전했습니다.

한국도 상아 밀수에 있어서 예외는 아닙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공관장으로 근무하다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귀국한 한국 외교관 P 씨는 이삿짐 속에 상아 16개, 모두 60kg를 넣어 들어오려다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P 씨는 “선물로 받아 보관해온 상아인데, 현지인에게 이삿짐을 싸라고 맡겨 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믿기 어렵다고 한국 언론은 말합니다.

그럼 금괴, 상아, 담배, 마약 등 돈만 된다면 대상을 가리지 않는 북한은 어떨까요? 트래픽에서 20년 이상 코끼리와 코뿔소의 포획과 거래에 관해 조사해온 밀리켄 국장은 최근 들어 북한이 연루된 상아 밀수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밀리켄 국장의 말입니다.


톰 밀리켄

: In the 1980s, North Korea was very much involved in the illegal...

(더빙)

북한은 1980년대에 코뿔소 뿔의 밀거래에 깊숙이 연루됐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북한이 적어도 코끼리 상아의 불법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나 사실을 접한 적이 없습니다.

한편, 트래픽 측은 상아 밀거래 조직이 상아를 교묘하게 적법한 화물인 것처럼 위장하는 등 운반수법 등이 더욱 지능화하는 반면, 당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칠레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주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화재가 인근 도시로 확산하면서 사망자와 이재민을 내고 펄프공장을 비롯한 산업시설이 불에 탔습니다. 이번 화재로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내 삼림 약 1만3천㏊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재 현장에는 칠레의 군과 소방대, 경찰, 자원봉사자는 물론 인접국 아르헨티나의 인력을 포함해 560여 명이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는 1985년과 2005년에 관광객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해 삼림이 크게 파괴된 바 있습니다. 2005년 화재는 조사 결과 체코 관광객의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체코 정부는 방화로 소실된 삼림 약 1만4천㏊를 복구하는 비용 일부를 내야 했습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3천㎞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23만㏊로, 1978년 유네스코에 의해 생태보호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 미국과 일본이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 즉 지진해일로 발생한 대량의 바다 쓰레기 처리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도쿄 신문은 최근 미국과 일본 정부가 쓰나미 당시 유출된 대량의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과 미국에 표착한 쓰레기 문제 등과 관련해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에 의하면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각종 쓰레기는 약 2천500만t이며, 이 가운데 약 300만t은 태평양으로 유출됐습니다. 지난 9월에는 일본으로부터 약 3천㎞ 떨어진 북태평양의 미국령 미드웨이제도 부근에서 소형 폐선박과 가전제품 등의 쓰레기가 대량 발견됐습니다. 미국 해양대기국은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이르면 올해 3월 하와이 북서부에 도달하고, 그 이후 미국 본토의 서해안에 표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은 일본으로부터 흘러든 쓰레기로 인한 선박의 운항 장애와 관광산업의 타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쓰레기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은 해양 쓰레기 문제가 국제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공조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