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얼마 전 톈진에서 문을 열어 꽤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우선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탄소배출권거래소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한마디로 '탄소배출권'을 사고팔기 위한 거래소입니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대표적인 장치인데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메탄, 아산화질소 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한 기업이나 나라는 유엔을 포함한 국제적인 공인기관에서 이후 사업진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일정량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줍니다. 이것이 바로 탄소배출권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럽연합 내 7개를 비롯해 모두 10여개의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양윤정: 탄소배출권이 거래소에서 어떻게 거래되는지 실제적인 사례를 들려주면 좋겠네요.
장명화: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국가로부터 허용 받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1천 톤이라고 가정하고, B라는 기업은 1천200톤이라고 가정해보죠. A기업이 연말에 확인해보니 8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서 200톤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반면에 B기업은 1천400톤을 배출해서 허용기준을 200톤 초과한 만큼 내야할 벌금이 무려 6만 달러나 됩니다. 탄소배출권거래소를 통해 B기업은 A기업에 연락해 200톤의 배출권리를 자신에게 판매해달라고 요청합니다. A기업이 톤당 200달러의 가격에 200톤만큼의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겠다고 나오면, B기업은 4만 달러만 지불하면 벌금 6만 달러를 내지 않고 2만 달러를 아끼게 되고, A기업은 4만 달러의 추가 수익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양윤정: 이제는 명확히 이해가 되네요.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중국이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이번에 톈진에서 문을 연 것은 선전, 상하이, 베이징, 광둥에 이어 5번째 탄소배출권거래소입니다. 앞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탄소배출권거래제를 시범 실시해서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40-45%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선전, 상하이, 베이징, 광둥, 톈진, 충칭, 후베이 등 7개 지역을 시범 지구로 선정했습니다. 시범 지구가 성과를 거두면 2015년 이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중국 7개 시범 지구가 모두 개장하면 중국에서만 모두 7억 톤의 탄소배출권이 거래돼, 세계 제 2대 탄소배출권 시장이 됩니다.
양윤정: 톈진 거래소에 참여한 기업은 어떤 회사들입니까?
장명화: 거래소가 문을 연 첫날 하루 동안 다섯 건이 성사돼서, 4만5000톤의 탄소배출권이 거래됐는데요, 이 거래에 참가한 기업은 8개 사로 거래액은 톤당 약 5달러씩으로 모두 20만 달러가량에 달했습니다. 이 시장에 처음 참여한 기업은 모두 114개 사입니다. 발전, 철강, 제련, 화학, 정유, 석유와 가스 채굴회사 등이 일정한 탄소배출권을 할당받았는데요, 이들은 모두 2009년 이래 2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회사들입니다. 현재의 거래 계획에 따르면 할당량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회사는 비교적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회사로부터 배출권을 사들여야 합니다.
양윤정: 북한도 탄소배출권 거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 않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몇 년 전부터 유엔에 시설물 6개를 유엔이 인정하는 친환경시설물로 등록하는 절차를 밟아왔습니다. 유엔이 이산화탄소와 같은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나라나 기관에 부여하는 탄소배출권은 국제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해당 사업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북한의 관련 시설물은 예성강 수력발전소 3·4·5호, 함흥 1호 수력발전소, 금야발전소, 백두산 선군청년 2호 발전소 등 수력발전소 6곳입니다. 북한은 현재 건설 중인 수력발전소가 모두 완공되면 6개 수력발전소를 통해 연간 20만 톤의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양윤정: 북한은 수력발전소를 통해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에 참여하려는 셈이군요. 현재 사업의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상당히 더딥니다. 체코 전력회사인 토픽 에너고 사의 북한 사업 책임자인 미로슬라브 블라젝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북한의 댐이 완공되지 않아 유엔에 친환경 시설로 등록하는 절차가 1년 이상 제자리걸음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라젝 씨는 "북한의 수력발전소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댐공사를 끝냈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유엔에 청정에너지로 등록하는 절차를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윤정: 한국에도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도입됐습니까?
장명화: 올해 시범 실시를 거쳐 내년에 정식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양윤정: 탄소배출권거래 국제시장은 잘 돌아가고 있습니까?
장명화: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예컨대, 영국의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11월 중순 탄소배출권 거래를 거의 중단했습니다. 탄소배출권이 너무 많아 기업이 오염을 줄일 필요를 느끼지 못한 탓에 가격이 계속 하락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내복 입기'가 한국 내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실천하는 생활 속 에너지절약 방법 1위에 올랐습니다. 네티즌은 인터넷 통신망에 형성된 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는 센터에서 운영 중인 평생학습사이트 회원 약 2천명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7%가 '내복 입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전기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전체의 79%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높은 관심과 실천을 반영했습니다. 에너지절약을 위한 나만의 실제적 지식으로 "난방비 고지서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부착한다", "주말에는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를 이용한다", "온 가족이 한방에서 잔다", "화장실을 잠시 이용할 때는 불을 켜지 않는다" 등의 재미있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 7천500년 전 쓰나미 흔적을 지닌 동굴이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됐습니다. 쓰나미는 해저의 지진과 화산 폭발 등의 급격한 지각변동이나 빙하 붕괴, 핵실험 등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파도를 말합니다. 미국 지상파인 FOX 뉴스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연구진이 수마트라 아체 주 반다아체 인근 해안에서 7500여 년 동안 쓰나미가 11차례 지나간 후 퇴적물이 그대로 쌓인 석회동굴을 찾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연구진은 동굴 내부 퇴적층의 구조와 성분을 조사하고 탄소 동위원소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퇴적 시기를 알아냈는데요, 지난 2004년 이전의 마지막 대규모 쓰나미는 2800년 전에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