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한국과 중국의 백두산 공동연구 현황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2012 동아시아 지진연구 세미나'에 참가한 한·중·일 3개국 지진·화산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폭발 등 동아시아의 대규모 재해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2012 동아시아 지진연구 세미나'에 참가한 한·중·일 3개국 지진·화산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폭발 등 동아시아의 대규모 재해에 대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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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과 중국의 백두산 공동연구 현황을 들여다봅니다.

(유인창) 남측은 백두산 화산의 현 실태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임하였으며, 이에 대해 북측은 화산활동 징후와 관련해 예년에 비해 최근 백두산에 지진현상들이 자주 일어났다고 언급하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학술토론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학술토론회를 5월 초 평양이나 편리한 장소에서 개최하고 백두산 현지답사는 6월 중순에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의 경북대학교에서 일하는 유인창 지질학교 교수가 지난해 4월 중순에, 개성에서 제 2차 남북전문가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밝힌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남북이 합의한 백두산 화산 학술토론회나 6월 중순의 백두산 현지답사는 북한 측의 침묵으로 불발됐습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는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묵묵부답을 마냥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바로 백두산 화산 예측에 관한 한 가장 높은 수준의 자료를 축적한 중국입니다. 한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백두산 화산연구포럼'은 많은 접촉과 논의 끝에 얼마 전 중국과학원과 백두산 공동연구에 합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난해 남북 전문가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말입니다.

(이윤수) 올 여름에 다방면의 전문가가 백두산 현지답사를 할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저희가 장비를 갖고 바로 백두산에 들어갈 수 없기에, 그 전에 현지 조건이 어떤지, 전압이라던가, 지형이 어떤지, (관측) 장비를 어떻게 옮길 것인지 등등을 알아내기 위해 각 분야의 대표자가 중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한국 지질학자들이 백두산 현지답사를 한 뒤에는, 더 상세한 지질조사와 다양한 분야의 지구물리, 지구화학탐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이윤수 책임연구원은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은 백두산 화산 분화와 관련해, 대부분의 과학적 관측 정보를 중국 길림성 지진국의 관측 연구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한국-중국 백두산 공동연구는 앞으로 남북이 백두산 공동연구에 온전한 합의를 이루었을 때를 대비해, 백두산 화산관측체제를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전문과학기술과 역량을 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입니다.

(이윤수) 백두산이 실효적으로 북한과 중국으로 나눠져 있지 않습니까? 한국 학자들은 남북, 아니면 한중 공동연구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경우, 이미 중국 내에 우수한 백두산 연구진 확보하고, 백두산 연구를 위해 서방의 저명한 학자와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두산은 국경지대다 보니까, 한국과 중국, 남북 간에 예민한 사항이라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중국과학원의 전문가와 접촉해서 국제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득했습니다. 한중 백두산 공동연구의 물꼬를 트게 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백두산 화산의 폭발 가능성 여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일본 도호쿠 대학교의 다니구치 히로미쓰 교수가 백두산이 20년 안에 분화할 확률이 99%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지진조사당국인 지진대 소속 '화산 연구부'의 양 킹푸 주임은 지난 2004년부터 2005년 사이에 백두산에서 지진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며 가까운 미래에 분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백두산 연구에 매달려온 이윤수 책임연구원은 이런 논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습니다.

(이윤수) 백두산은 활화산입니다. 언젠가는 터집니다. 언제, 어떤 규모로 터지느냐가 문제입니다. 백두산 화산 연구에 관한 한, 중국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구를 하고 있고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산 현상을 위주로 관측하는 시스템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 시스템으로는 몇 년 후에 화산이 터진다는 것을 알 수가 없습니다. 몇 달이라면 몰라도, 몇 년 후를 내다본다는 것은 상당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알려면 마그마에 가까운 곳까지 시추를 하고, 여기에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폭발설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라고들 말합니다. 백두산이 2014년, 2015년에 폭발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현재까지 관측된 자료로는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터지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다는 게 맞습니다. 몇 년 뒤에 터지지 않을 거라는 주장은 과학적 사실이 아닙니다.

이윤수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이 백두산 화산을 공동으로 연구하게 돼 천만다행이지만, 올해에는 남북이 이념을 뛰어넘어 백두산 남북 공동연구가 진행되기를 소망합니다.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백두산의 화산 재해 가능성을 두고, 남북이 정확한 예측 역량과 대응 준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와 한국인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반도에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북한 평양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남포항을 비롯한 평안도 앞바다가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포항은 좀처럼 얼지 않는 부동항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추위에 겨울마다 얼고 있습니다. 최근 천리안위성 해양탑재체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남쪽으로 대동강 하류부터 북쪽으로 압록강 하류 신의주까지 서한만 전역에 얼음 층이 형성됐습니다. 서한만은 해안에서 50㎞ 부근 해상까지 해빙이 탐지됐다고 한국 기상청은 전했습니다. 남포항과 대동강 하류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어 배가 드나들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 북극에 인접한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는 '지구온난화'하면 무슨 소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지난 2000년 이후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 기후연구소의 새 조사 결과, 지구 온난화 경향과 달리 알래스카 주의 연평균 기온이 21세기 들어 화씨 2.4도, 섭씨 1.33도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래스카는 추울 때 최저 화씨 영하 50도까지 떨어집니다. 과학자들이 알래스카 주 전역에 설치된 기상청 기후관측소의 기온을 측정해 보니 20곳 중 19곳에서 지속적으로 기온 하강 현상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