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89]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배출금 부담금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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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유럽연합의 새로운 이산화탄소 배출금 부담금 조치를 들여다봅니다.

(비행기 이륙 소리)

올해 1월부터 항공사들은 유럽 영공을 지날 때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부담금을 물게 됐습니다. 유럽연합 27개 회원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을 드나드는 외국 항공사들도 이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유럽연합은 올해 '탄소배출 거래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이 제도의 골자는 기업의 탄소배출량에 일정한 비용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차에 기름을 넣을 때 기름값을 지불하는 것처럼 탄소도 배출량만큼 비용을 내도록 하는 셈입니다.

이번 조치로 유럽 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가 연간 단위로 회사별 이산화탄소 배출 상한선을 넘으면 배출 부담금, 소위 '탄소세'를 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한항공은 올해 배출 상한선이 205만 톤, 아시아나항공은 78만3천 톤입니다.

영국의 항공 관련 전문 회사인 FTI컨설팅의 보아즈 모셀 이사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보아즈 모셀

: The level of ambition the EU has in terms of emissions reduction...

(

더빙

) 유럽연합이 지구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위해 도입한 이번 조치는 매우 야심찹니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85%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야심찬 계획을 성사시키려면 웬만한 산업은 다 포함해야 합니다. 특히 항공업계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 미국과 캐나다 항공사들은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 항공사들은 유럽연합의 조치가 주권 침해이자 항공 관련 국제조약에 위배된다면서 유럽사법재판소에 유럽연합을 제소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는 유럽연합의 조치가 적법하다며 유럽연합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 캐나다 인도 등과 연합해 반격할 계획입니다. 중국 항공운수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유류세, 러시아는 10배의 보복성 탄소세 부과, 미국은 유럽항공사에 동일한 탄소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보복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인도 등 10여 개 국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과 캐나다 항공사들이 탄소세와 관련해 지난달 유럽연합을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했으나 패소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이 적당한 시기에 유럽연합과 상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항공업계는 유럽연합의 탄소세 부과 계획이 업계에 9500만유로, 미화로 약 1억2천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발생케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측은 이 제도를 강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럽 기후변화 집행위원실의 이삭 발레로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항공기 배출 부담금 제도를 모든 항공사에 공평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발레로 대변인은 유럽연합의 방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나라들이 자국 내에서 신속하게 과감한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환경 전문가들은 탄소배출 거래제도의 도입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높게 든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보다 많은 장점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자연자원 보호위원회'의 제이크 슈미트 박사의 말입니다.


제이크 슈미트

: We've learned with this program and lots of environmental programs...

(

더빙

) 환경과 관련한 이런 제도가 도입될 적마다 결과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계의 반발은 항상 컸습니다. 무엇보다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고 아우성이죠. 하지만, 일단 제도가 자리 잡으면, 산업계가 비용을 절감할 방안을 궁리해내고, 그러면서 기술혁신이 이뤄져 왔던 역사를 잊으면 안 됩니다.

한편, 이번 제도가 적용되는 한국 기업은 7개입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LG전자, SK텔레콤, 한화 등입니다. 두 항공사외에 5개 대기업은 회장 전용기가 부정기적으로 유럽을 오간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도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탄소세 도입으로 한국의 두 항공사가 당장 올해에만 최소 54억 원, 미화로 약 465만 달러에서 최대 271억 원, 미화로 약 2300만 달러의 비용이 증가하는 등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북한의 경우,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은 지난해 11월 현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의해 안전상의 이유로 역내 취항이 엄격히 제한된 항공사로 분류된 상태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사망자 수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오히려 예년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동일본 대지진 참사 탓에 피해 비용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독일계 보험사 뮌헨리의 기후센터 자료 등을 인용해 지난해 각종 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와 보험 지급액 등 직접적인 경제 손실액이 약 4천억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동일본 대지진 피해액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어 태국 홍수, 뉴질랜드 지진, 미국 폭풍우와 태풍 순으로 피해액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총 손실액은 역대 최고치인 2005년의 약 2천600억 달러를 1천100억 달러 정도 웃도는 것입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자연재해 평균 피해액은 740억 달러입니다. 신문은 지난해 피해 사례는 1천년 만에 한번 생길 수 있는 유형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기보다 폭풍과 홍수가 경제 개발이 이뤄진 인구 밀집 지역을 강타한 탓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 한국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교란종인 ‘늪 너구리’ 뉴트리아가 대표적 철새도래지 창원 주남저수지를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환경단체인 한국습지보호협회에 따르면 최근 주남저수지가 얼어붙자 뉴트리아가 저수지 가장자리 얼음 위를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쉽게 목격되고 있습니다. 야행성으로 알려진 뉴트리아는 먹이가 부족해지자 대낮에도 저수지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습니다. 뉴트리아는 최근 낙동강 수계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뉴트리아는 1990년대 초 식용과 모피용으로 남미에서 들여왔지만 시장성이 없어지면서 토종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된 것입니다. 저수지나 논둑에 구멍을 파고 사는 뉴트리아는 물풀의 뿌리까지 뜯어 먹거나 수서 곤충을 먹어 치워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뉴트리아는 몸 길이 43∼63cm, 꼬리 길이 22∼42cm 가량 되며, 꼬리는 집쥐와 비슷하며 긴 털이 드문드문 있고 비늘이 드러나 있습니다. 습지보호협회 관계자는 "충분한 시장 조사도 없이 들여온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망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