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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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들여다봅니다.

중국의 최근 방송 영상을 보면 도심을 감싼 스모그에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듭니다. 스모그는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대낮에도 늦은 오후시간처럼 곳곳에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 시와 톈진 시 등에서 이 같은 스모그 현상이 일어난 일수는 지난 2013년에 최대 10일, 52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현지 언론에 나온 베이징 시민들의 최신 반응, 잠시 들어보시죠.

(시민 1) 스모그 현상이 잦아졌습니다. 예전처럼 일 년에 한 두 번이 아니라 꽤 자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민 2) 베이징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지역 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이렇게 중국의 대기 오염이 심각한 가운데,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가 얼마 전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에서만 매년 120만 명이 오염 때문에 조기 사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이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중국의학학회와 최고 두뇌집단 사회과학원 등을 동원해 2000년대 중후반까지의 자료를 근거로 최근 합동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등의 발표는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기오염 탓에 평균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해마다 35만에서 50만 명 정도라고 축소했습니다.

또 이번 연구가 중국 각 지역의 공기질 관측 수치와 장기간 오염 노출과 반응 체계 등을 현실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회의적입니다. 국제적인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의 중국지부에 있는 저우롱 씨가 현지 언론에 밝힌 말입니다.

(저우롱)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사람의 생명이 공기 오염의 대가입니다. 이미 오래된 일이죠.

정작 중국 의료진은 최근 1살 유아가 암 진단을 받은 사례도 나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문판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의사인 류리 씨가 최근 열린 우한시 정치협상회의에서 공기 오염이 이미 사람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무서운 결과를 낳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최근 1살 유아가 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소개했다고 전했습니다.

류리 씨는 암 발생 연령과 암으로 인한 사망 연령이 모두 낮아지는 추세라면서 암의 발병 원인이 복합적이기는 하지만 공기 오염이 절대적인 주요 '살인범'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류 리 씨는 또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종양센터 병상 수가 10년 전보다 2배 늘어난 1천 개에 이르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붐빈다면서 공기 오염을 막기 위해 당국이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푸단대학교 대기화학연구소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지금 당장 긴급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국의 스모그는 악화할 것입니다.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10년 전부터 상하이 정부에 자동차 대수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대신 중국은 환경을 파괴하면서 개발에만 몰두했습니다.

중국 정부라고 해서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할당제, 면허 발급 제한 등 규제에 나서면서 대기오염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규제에도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은 약 2,200만 대로 전년보다 14% 가량 늘었습니다. 개별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이 2천만 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팔린 자동차 수는 213만 대로 월별 최고 판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은 2위 미국과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됐습니다. 중국발 자동차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도 사상 처음으로 8천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현재, 베이징은 연말부터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직까지는 스모그 피해가 작년만큼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위와 함께 난방 수요가 늘어날 경우 언제라도 상황은 다시 악화될 수 있어 시민들의 우려는 여전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인도네시아 법원이 열대우림을 불법 파괴한 팜유 기업에 벌금과 복구비용으로 약 3천만 달러를 국가에 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수마트라 섬 아체주 메울라보 지방법원은 팜유기업 칼리스타 알람이 팜유 농장 확대를 위해 열대우림을 불법으로 파괴했다며 환경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벌금 940만 달러와 복구비 2천100만 달러를 선고했습니다. 환경부 측 샤프루딘 변호사는 "이 판결은 인도네시아 환경문제에 대한 법 집행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팜유 기업들이 환경을 훼손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재판은 세계 최대 열대우림 국가 중 하나지만 우림 파괴 속도가 가장 빠르고 산림 관련 부패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의 환경보호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도네시아는 2010년 노르웨이 정부와 열대우림을 보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10억 달러를 지원받는 협약을 체결하고 2011년부터 열대우림·이탄지대에 대한 새 개발 허가를 2년간 금지했으며 지난해 금지기간을 2015년까지로 연장했습니다.

-- 최근 브라질의 이타과레 해변에 게들이 대거 몰려들어 화제입니다. 이들이 해변으로 몰려든 까닭은 최근 상파울루를 강타한 폭우로 인해 바닷물의 염분이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뻐할만한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우바 종으로 알려진 이 게들은 바다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상파울루 주의 환경단체는 직접 발 벗고 나서 해변의 게들을 잡아 근처의 바다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의 회장 볼리바르 바르반치는 "바닷물의 염분이 낮아졌기 때문에 게들은 본능적으로 해변으로 피신을 하지만 결국 해변도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구조에는 약 3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염분이 낮은 바닷물뿐만 아니라 뜨거운 태양으로 달궈진 해변 또한 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인 것입니다. 이타과레 해변에는 작년에도 약 100만 마리의 게들이 찾았으며 환경단체는 금년에 구조한 1만 2000 마리의 게를 근처의 바닷가에 풀어줄 예정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