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염 돼지 유통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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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오염 돼지 유통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중국에서 최근 소위 '오염 돼지'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데요. 정확한 내용이 뭡니까?

장명화: 네. 사건의 핵심은 질병으로 사망한 '오염 돼지'를 수년간 중국 전역에서 팔아온 일당 110명이 공안당국에 검거된 것입니다. 이 사실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보도했습니다. 인민일보가 인용한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양식장과 농가에서 병사한 돼지를 염가에 매수한 뒤 후난, 허난, 광시 등 전국 11개 성에서 유통해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양윤정: 지난 2008년부터 했다면, 유통량이 상당하겠네요.

장명화: 네. 중국 공안은 검거된 사람들이 보관 중이던 '오염 돼지' 1천 톤과 이 고기를 사용해 제조한 가공유 48톤 등 시가 1억 위안 상당의 범죄물품을 압수했습니다. 중국 돈 1억 위안은 미국 돈으로 1600만 달러가량 됩니다.

양윤정: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왔나요?

장명화: 일당은 가족, 친구, 동향 출신으로 구성됐는데요, 병사한 돼지에 관한 정보를 얻고 검역기관 감시망을 빠져나가려고 일부 축산물 보험공사, 검역기관 공무원까지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염 돼지 유통 용의자인 웨이 칭하이 씨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웨이 칭하이) 몇몇 보험공사 사람들에게 돼지 농가 주인들이 죽은 돼지들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양윤정: 중국은 식품범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지 않습니까?

장명화: 맞습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중국 남부 장시성에서 병들어 죽은 돼지가 인근 7개 성 지역으로 불법 유통된 것으로 드러나 공무원 8명이 징계를 받는 등 관련 범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문은 공안당국을 인용해, "공안이 2011년 8월부터 식품범죄 특별수사에 착수한 이후 해결한 병사가축 유통사건은 모두 4천600건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양윤정: 아무래도 중국인의 갈수록 커가는 돼지고기 사랑과 무관하지 않겠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국의 한해 돼지 소비량은 5억 마리에 육박하고 있으며, 해마다 그 수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인들의 1인당 돼지고기 섭취는 평균 39kg로, 개혁·개방 초기인 1970년대 말과 비교해 5배나 상승했습니다. 현재 중국인이 먹는 돼지고기는 대부분 중국 내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양윤정: 중국과 이웃한 북한에 중국에서 질병에 걸려 죽은 돼지가 수출될 수 있습니까?

장명화: 물론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05년 변종 돼지 연쇄상 구균 전염병으로 27명이나 사망한 중국 쓰촨성에서 2100만 달러 상당의 돼지고기를 수입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산출 결과, 북한은 지난 2004년 쓰촨성에서 2310만 달러상당의 돼지고기를 수입한데 이어, 2005년 5월까지 2162만 달러어치의 돼지고기를 쓰촨지역에서 반입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같은 해 쓰촨 괴질 발생 직전에도 252만 달러어치의 냉동 돼지고기를 수입했습니다. 탈북자 정영진 씨는 당시 한국 언론에 "북한 당국은 국경일 때 수십만 명에 이르는 열병식과 집단체조 참가자들과 주요 공사에 동원된 인력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돼지고기를 영양제로 종종 공급하곤 했다"면서 "1996년 내가 열병식에 참가했을 때도 중국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를 매일 먹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양윤정: 이런 과거의 사례로 볼 때, 이번에 밝혀진 오염 돼지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까?

장명화: 추정은 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된 사항은 없습니다. 한 탈북자는 2년 전에도 양강도의 장마당에서 중국산 돼지고기가 완전히 판매 금지됐다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탈북자) 일단 북한은 식료품이 불량 판정을 받더라도 왜 불량인지는 일체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윤정: 탈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북한 일반주민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돼지고기를 쉽게 먹을 수가 없다고 하던데요.

장명화: 네. 노동당 간부, 무역, 외화벌이간부와 군 간부들이 돼지고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11월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일가를 포함한 특권층에게 오염돼지 않은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비밀목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안주시 운곡지구 제2직장'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는 목장에서 '완전무결한 무균돼지'가 사육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육 인력의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격리 치료하거나 방출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운곡지구는 김정일 시절부터 무균돼지를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왔는데, 김정은은 이곳에 현지지도를 나설 정도로 큰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의 대학생이 일반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를 개발했습니다. 이 재료는 산업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높다는 평가입니다. 유니스트(UNIST) 전동호 학생과 오재은 지도교수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태우고 남은 재에 '화학적 활성화제'를 첨가시켜 높은 압축강도를 내는 '무시멘트 결합재'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시멘트는 '포틀랜드 시멘트'로 1톤을 제조할 때 대략 0.9t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매년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 중 약 7%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됩니다. 따라서 기존 시멘트를 대체하기 위한 '저탄소 무시멘트 결합재'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기술들은 '포틀랜드 시멘트'보다 제품 단가가 비싸고, '수소이온농도'가 최고 수치인 14를 넘는 고부식성 용액을 사용해 위험합니다.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 시청과 몽골과기대가 '공동 기업' 설립을 제안해 협의 중이며, 방글라데시 다카 시의 현지 건설업체와는 '무시멘트 결합재' 생산시설 설립도 추진 중입니다.

-- 경기도는 올해 100억 원, 미화로 약 928만 달러 규모의 환경보전기금을 융자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분야별로 환경오염물질 방지시설 설치자금 70억 원, 환경산업 육성자금 20억 원, 환경산업기술원 이차보전자금 10억 원이며, 연 2.5% 고정금리에 3년 거치 5년 균등분할 상환으로 기업 당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합니다. 환경오염물질 방지시설 설치자금은 대기, 수질, 폐기물 처리시설, 환경오염물질 측정기기, 유독물 취급설비 등 12개 종류의 시설을 설치, 교체하거나 측정기 구입비용을 지원합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