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 내 조류독감 확산을 들여다봅니다.
한국에서 조류 독감 파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조류독감이란 조류에 감염되는 급성 세균성 전염병으로, 주로 닭과 칠면조 등 가금류에 많은 해를 입힙니다.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 약병원성, 비병원성 3종류로 구분되는데, 이 중 고병원성은 국제수역사무국에서 A등급으로, 한국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라북도 고창과 부안 오리 농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은 고병원성인데요, 조류독감의 전염원은 철새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권재한 축산정책국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권재한)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오리농장에 고병원서 조류독감은 이번 야생철새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철새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아무 곳에나 분비물을 떨어뜨려 농가의 닭과 오리를 전염시키기 때문에 이를 쉽게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방역대책을 오리 농가 중심에서 철새도래지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류독감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포위망형' 방역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조류독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철새는 가창오리입니다. 몸길이는 35에서 40cm, 날개 길이는 21cm 정도로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합니다. 일명 반달 오리라고도 불립니다. 러시아 레나 강과 시베리아 동부 등에 분포하는데요, 시베리아 남부 바이칼 호에서 번식해 90% 이상이 한국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한국 환경부에 따르면, 가창오리는 2012년 31만8500여 마리가 관찰돼 한국을 찾는 철새 중 개체 수가 가장 많고 이동 경로도 전국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호수, 저수지 등지에서 무리를 지어 잠을 자며 해 질 녘 농경지로 이동해 먹이를 먹고 새벽에 잠자리로 다시 돌아옵니다.
11월 말 쯤 한국에 들어와, 충청남도 천수만과 금강 하구, 고창 동림저수지와 해남 고천암호 등에서 겨울을 납니다. 환경부의 김종률 생물다양성과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김종률) 동림 저수지 주변 지역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위쪽에 북상하고 있는 금강호라는지 이러한 부분에서도 감시를 좀 강화해서...
문제는 인체 감염 우려입니다. 유엔의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올해에만 중국에서 확인된 조류독감 감염환자가 4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때문에 한국인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의 김영택 감염병관리과장은 한국의 JTBC 방송에 나와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택) 고창에서 확인된 H5N8은 인체 감염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에서 감염 사례가 없습니다. 중국의 경우 H7N9입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조류독감 발병지 인근인 동림저수지에서 죽은 가창오리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조류독감 최초 발병지인 고창 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세균과 같은 H5N8형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발생한 H7N9형은 가금류에서는 저병원성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람에게는 산발적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H7N9형도 아직 한국 내 발병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조류독감은 1997년에 홍콩에서 세계 최초로 인체 감염이 보고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요, 당시 H5N1 아형의 A형 조류독감 세균이 18명의 사람에게서 심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켜 이중 6명이 사망했습니다. 조류독감 세균은 사람을 직접 감염시킬 수 없다고 그 전까지 알려진 바와는 달리 H5N1 아형의 조류독감 세균이 사람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 처음 확인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조류독감의 감염을 어떻게 막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평소의 면역력 강화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조류독감 발생지역의 가금사육농장 방문을 삼가는 것이 최선의 대책입니다.
일반적인 예방 수칙으로는 조류독감 세균은 섭씨 56℃에서 3시간, 혹은 60℃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면 살균되며, 포르말린과 요오드 성분과 같은 일반적인 살균제에 의해서도 살균됩니다. 그러므로 감염된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완전히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반도로 유입된 중국발 스모그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보다 높아졌습니다. '스모그'란 대기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 등이 안개와 햇빛 등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뿌옇게 돼 시야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 환경부는 최근 국내 오염물질에 중국발 스모그가 더해져서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가 '약간 나쁨'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지역은 평소 농도의 4배까지 치솟는가 하면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최고 농도 값이 평소보다 3~4배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번에 상승한 미세먼지 농도는 한국 내 오염물질 탓도 있으나 중국발 스모그가 주범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베이징은 최근 최악의 스모그로 기준치의 25배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며 "호흡기가 약한 분들은 장시간에 걸친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40도를 넘나드는 호주 불볕더위가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남호주 주 기온은 지난 며칠 동안 40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접한 빅토리아 주에서는 야외에서 오락 목적으로 불을 피우는 것도 금지됐습니다. 빅토리아 주에서 진행 중이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는 폭염으로 인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멜버른에서는 76세 학교 관리인이 일사병으로 숨졌습니다. 남호주 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주에는 129명이 일사병이나 탈수 증세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남호주 주의 주도인 애들레이드는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온으로 기록됐던 1939년의 46.1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908년 이후 가장 더운 날들을 맞고 있는 빅토리아 주에서는 구급차량 출동 건이 109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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